"2020년, 미래리더십 확보 원년"…가시적 성과 창출할 것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2020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성장을 위해 향후 5년간 10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또 2025년까지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하고, 로봇·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 영역에서 스마트 이동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20년 신년회에서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올해부터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새해 메시지에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의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제휴 협력, 일하는 방식의 혁신 등을 통해 변화의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했다. 올해 신년회에서 밝힌 정 수석부회장의 메시지는 미래 가시적 성과를 위해 구체적이고 분명한 중장기 목표와 실행계획의 이정표를 세우고, 그룹 임직원들과 함께 반드시 실행하겠다는 의지다.

정 부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크게 확대하고 향후 5년간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사업전반에 걸쳐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PE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전기차는 올해부터 차량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4종의 전동화 차량을 판매한 현대차그룹은 2025년에는 하이브리드 13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종, 전기차 23종, 수소전기차 2종 등 총 44개 차종으로 확대한다. 특히 전기차는 2021년 초 전용 모델 출시를 필두로 2019년 9종에서 2025년 23개 차종을 운영한다. 새로운 전기차 아키텍처(차량 기본 골격) 개발체계도 도입해 2024년 출시 차종에 최초 적용한다.

올해도 쏘렌토, 투싼, 싼타페 등 주력 SUV 모델에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해 전동화 차량 판매를 더욱 확대한다.

지난해 2019년 엔진·발전기 분야 글로벌 리더인 미국 '커민스'사와 북미 상용차 시장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약을 체결한 현대차그룹은 올해 커민스사에 시스템 공급을 통해 미국 수출을 시작하고, 유럽 등으로 확대한다.

향후 완성차 업체·선박·철도·지게차 등 운송분야, 전력 생산·저장 등 발전분야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해 2030년에는 연간 약 20만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국내외에 판매할 예정이다. 동시에 연 50만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도 국내에 구축한다. 이와 함께 국내 수소에너지네트워크(HyNet), 사우디 아람코 등과 수소 공급 및 수소충전소 확대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각 지역에서도 관련 기업들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협업도 확대한다.

정 부회장은 미래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와 관련, "앱티브사와 공동으로 설립한 미국 합작법인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3년에는 상용화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속화하고,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되는 레벨 4, 5 수준의 궁극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시장에 선보여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2022년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한 후 2023년 일부 지역 운행을 실시하고, 2024년 하반기에 본격 양산을 추진한다.

모빌리티 분야에 대해서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법인을 설립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실행을 추진하고, 이를 단계별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동의 진화는 새로운 시간을 만드는 일이며, 궁극적으로는 사람에게 새로운 행복과 즐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지난해 말 설립한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 '모션랩'을 통해 올해 로스앤젤레스시 카셰어링 사업을 본격화하고,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자유롭게 차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신개념 카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한다. 러시아에서도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선보인 차량 구독 서비스 '현대 모빌리티'를 주요지역에서 시행하고, 차종 규모도 늘린다.

'그랩', '올라' 등 전략 투자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과 협업도 확대한다. 인도에서는 올라와 협업으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행하고, 동남아시아에서도 최대 카헤일링 기업 그랩에 전기차 공급을 늘려 전기차 기반의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싱가포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위해 코나 일렉트릭 200대를 그랩에 공급했으며, 올해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현대차는 자동차 기반의 혁신과 더불어, 로봇,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등 폭넓은 영역에서 인간 중심의 스마트 이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개발과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 기반의 혁신과 함께 로봇,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사업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PAV'는 하늘을 새로운 이동의 통로로 활용, 도로 정체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고객들에게 더 큰 이동의 자유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혁신적 미래 모빌리티로, 현대차는 이를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UAM사업부를 신설했다.

현대차는 최근 도심 항공 모빌리티-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모빌리티 환승 거점(Hub)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이미지를 공개했으며, 'CES 2020'에서 인간 중심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구체적으로 발표한다.

정 부회장은 기술확보와 인재영입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외부의 다양한 역량을 수용하는 개방형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며 우리의 혁신과 함께할 기술과 비전, 그리고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전세계 어디라도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원가혁신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조직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완성차 사업은 권역별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 체제를 확립하고 본사 부문은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각 그룹사의 역량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그룹의 밸류체인을 혁신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거대한 조직의 단순한 일원이 아니라 한분 한분 모두가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마인드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달라"며 "저부터 솔선수범해 여러분과의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문화가 정착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는 1946년 현대차 최초 설립 이후 2000년에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새롭게 출발한 지 20주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라며 "그동안 그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준 전현직 임직원을 비롯한 관계사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신년회의 키워드는 '변화·공감·젊음'이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에 비해 여유로운 모습으로 신년회를 주도했다. "어제 떡국 잘 드셨나요"라며 자연스럽게 발언을 시작한 그는 자신의 정장 차림을 언급하며 농담을 던졌고, 신년회가 끝난 후에는 "새해 첫날이니 다같이 일어나 옆분들과 악수를 하자. 이게 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하며 직원들끼리의 악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올해 신년회는 모바일 실시간 생중계로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진행됐다. 신년회 장소에는 단상이 사라져 수평적 조직문화가 부각됐다. 현대차는 이날 임원식당을 닫고, 직원식당에서 전 직원에게 떡국한상과 다과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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