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관장, 최 회장에 1조3000억 대 재산분할 요구

최태원(59) SK그룹 회장이 노소영(58)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노 관장도 맞소송을 제기했다.

그동안 이혼에 반대해 온 노 관장은 처음으로 이혼 의사를 드러내며 반소를 제기했다. 특히 수억 원대 위자료와 천문학적 액수의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소송도 함께 내 향후 재판과정이 주목된다.

노 관장 측은 4일 서울가정법원에 최 회장을 상대로 이혼 및 위자료, 재산분할 소송을 냈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 원과 함께 이혼이 받아들여질 경우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의 42.29%에 대한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전체 SK 주식의 18.29%(1297만5472주) 상당이다. 이 중에서 노 관장이 요구하는 42.29%는 전체 SK 주식의 약 7.73%에 해당한다. 이날 SK 주식 종가 기준으로는 1조3000억여 원이다.

현재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 나경 판사는 최 회장이 나 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 소송을 심리 중인데, 노 관장이 이에 반소를 제기한 것이다.

노 관장이 이혼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당초 노 관장은 이혼에 반대해왔지만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한 언론 매체에 편지를 보내 혼외자 존재와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혔다. 이후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법원은 2017년 11월 조정 절차에 돌입했지만,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해 2월 조정 불성립 결정을 했다. 합의 이혼이 실패하면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사건은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지난 11월22일 열린 이혼 소송 4차 변론기일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2·3차 변론에 직접 참석했던 노 관장은 4차 변론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최 회장을 상대로 이혼 반소 및 위자료,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 것.

노 관장은 "저의 지난 세월은 가정을 이루고 지키려고 애쓴 시간이었다"며 "힘들고 치욕적인 시간을 보낼 때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이제는 그 희망이 보이지 않게 됐다. 그사이 큰 딸도 결혼해 잘 살고, 막내도 대학을 졸업했다"면서 "그래서 이제는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이혼 반소를 제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0년은 제가 믿는 가정을 위해 아낌없이 보낸 시간이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가정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 믿었다"며 "그러나 이제 그 가정을 조금 더 큰 공동체로 확대하고 싶다. 저의 남은 생은 사회를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아 헌신 하겠다"고 설명했다.

노 관장은 "끝까지 가정을 지키지는 못했으나 저의 아이들과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남편인 최태원 SK 회장이 제기한 이혼 소송에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SK그룹 지배구조의 변동 가능성이 주목된다.

최태원 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인 SK(주)의 지분 18.4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지분율 6.85%)이 2대 주주이며, 특수관계인 주식은 전체 주식의 29.64%다.

노 관장이 보유한 주식은 0.01%지만 맞소송에서 청구한대로 분할이 이뤄지면 노 관장은 최 회장의 뒤를 이어 2대주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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