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 부회장, 명실상부한 '구광모 오른팔' 부상 전망

구광모 LG그룹 부회장이 24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권영수 (주)LG 부회장, LG인화원 조준호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2019.09.24.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진행한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세대 교체에 속도를 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조성진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떠나고, 주요 계열사 CEO 중 가장 젊은 권봉석 LG전자 사장을 새 CEO로 임명했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20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임원 인사는 경영 여건 등을 고려해 전체 승진자 수가 지난해보다 20명 줄어든 165명이다. 경영난에 빠진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전체 승진자 규모를 지난해 28명에서 올해 10명으로 축소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취임 첫해 임원 인사에서 외부수혈을 통해 보수적인 LG에 큰 변화를 몰고 왔으며, 이번 인사에서도 주력 계열사 LG전자의 CEO를 교체하는 등 '안정'보다 미래를 위해 '변화'를 택했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LG 가전 신화'의 주역인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은퇴를 결정했다.

권 사장은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전략,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전반의 밸류 체인(Value Chain)을 두루 경험한 융합형 전략가로 평가 받는다.

이에 따라 기존 '6인의 부회장단' 중 구광모 회장 취임 전부터 자리를 유지하는 부회장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만 남았다.

지난해 6월 말 구 회장 취임 이후에는 구본준 LG 부회장이 물러났고 같은해 7월 권영수 부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이 자리를 맞바꿨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지난 9월 경영 실적 악화를 이유로 용퇴를 결정한 바 있다.

LG 관계자는 "고객과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변화와 사업리더에 젊은 인재 지속 발탁 등 미래 준비 가속화를 위한 쇄신 인사가 주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전반에서도 세대교체가 두드러졌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100명 이상의 신규 임원이 선임됐다. 지난해에는 134명, 올해는 106명의 신규 임원이 선임됐다.

45세 이하의 젊은 임원은 2년 연속 21명으로, 최연소 임원은 1985년생인 LG생활건강 헤어&바디케어 마케팅부문장 심미진 상무다.

LG 관계자는 "사업 리더에 젊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세대 사업가를 육성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빠른 혁신을 이루어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임원은 전무 승진 3명, 신규 선임 8명 등 총 11명이 승진했다. 이에 따라 LG그룹 내 여성 임원은 총 37명으로 증가했다.

구광모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친정체제 구축에도 공들였다. 구 회장은 지난해 대표이사 취임 후 첫 연말 인사에서 5개 계열사의 임원 6명을 지주사로 불러들인 바 있다.

이들이 올해 인사를 통해 승진하면서, 재계에서는 구 회장의 친정체제가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웅 법무팀장, 정연채 전무, 하범종 전무는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재웅 법무팀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LG유플러스에서 지주사로 자리를 이동했다. 정 전무와 하 전무도 지난해 LG전자, LG화학에서 지주사로 자리를 옮겼다.

LG CNS 최고인사책임자였던 김흥식 전무도 지주사 인사팀장으로 오면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밖에 강창범 LG화학팀장, 김이경 LG인재육성담당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한편, LG그룹은 이번 연말 인사와는 별도로 부족한 역량 강화를 위한 외부 인재를 연중 꾸준히 영입해왔다.

LG생활건강 에이본(AVON) 법인장(부사장)으로 한국코카콜라 이창엽 대표를, LG CNS 커스터머 데이터 앤 애널리틱스 사업부장(부사장)으로 한국 델 이엠씨 컨설팅서비스 김은생 총괄을 영입하는 등 총 14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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