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성인 대상 부분발작 치료제인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내년 2분기(4~6월)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로 세계 최대 제약 시장에 진출한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는 26일 엑스코프리(XCOPRI)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2분기 미국 출시 계획을 밝혔다.

엑스코프리는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 발작 치료제로 지난 21일 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 혁신 신약 중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조정우 대표는 “엑스코프리의 FDA 승인은 대한민국 제약 산업에 한 획을 그은 주요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Sunosi)에 이어 엑스코프리까지 국내 최초로 FDA 승인 혁신 신약을 2개 보유한 유일한 제약사가 됐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엑스코프리의 치료 적응증을 계속 확대, 뇌전증 환자의 95%까지 커버할 수 있는 시장경쟁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부분발작 적응증만 갖고 있다.

조 대표는 “뇌전증은 부분발작 환자가 52%, 전신발작 환자가 43%인데 엑스코프리가 전신발작 적응증까지 확보하면 뇌전증 시장의 95%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며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서 치료효과가 미비한 환자, 처음 치료받는 환자 등으로 계속 폭넓게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판매와 마케팅을 직접 맡을 예정이다.

SK라이프사이언스는 미국 전역에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을 12개 권역으로 나눠 세일즈 디렉터를 배정하고, 현재 110명의 영업인력을 채용 단계다. 이들이 미국 전역 1만4000명 의사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다른 제약사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면 이익이 반으로 준다. 우리 영업인력을 직접 투입해 미국 전체를 커버할 생각”이라며 “두 번의 라이선스 아웃 실패와 한 번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이익구조를 판단했다. 뇌전증은 영업사원 100여명이면 미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어 직접 판매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보험, 약가선정 등 모든 것에 대해 충분히 해당 카운터파트너와 논의했다. 다른 회사도 100~150명 정도의 영업사원이 담당하더라. 또 지금 판매 중인 뇌전증 치료제들의 특허가 2020~2021년 끝나 우리에게 운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날 뇌전증 치료 현황과 수요를 소개한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상건 교수는 “이 약물 전에는 효과면에서 뛰어난 뇌전증 약은 없었다”며 “뇌전증은 한가지 약물로 조절이 쉽지 않아 여러 치료제를 병용 투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 약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서 엑스코프리가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5일 예비심사 신청서를 내고 코스피 상장 절차를 개시했다. 거래소는 내규에 따라 45일(거래일 기준) 안에 심사를 해야 한다.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내년 1월쯤 상장이 확실시된다. SK바이오팜은 지주사인 SK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증권사들은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이 최소 5조원에서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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