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80조 투자계획... AI와 5G, 전장부품 등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

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9' 행사장 전경 모습. (사진출처:삼성전자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중 핵심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두고 기업마다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이미 AI에 사활을 걸고 선행기술 확보와 인재 구하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이 회사는 리재용 부회장이 작접 나서서 AI에 기업 미래가 달렸다고 보고 전담 연구소와 조직을 꾸려 투자와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4일부터 개최하는 AI 포럼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4일과 5일 '삼성 AI 포럼 2019'를 개최하며 세계적으로 저명한 AI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혁신 전략을 모색하는 기술 교류의 장을 펼친다.

삼성 AI포럼은 올해 세 번째다. 특히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AI 전문가들의 강연이 마련되어,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와 교수, 학생 등 17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뒤늦게 AI 선행기술 확보에 나서며 후발주자로 뛰어든 삼성전자가 글로벌 IT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AI 부문을 직접 이끌어 오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복귀 이후 첫 해외출장 일정으로 유럽과 북미 등으로 출장을 다니며 글로벌 석학들을 만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상과 미래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눈 이후 AI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전사적 자원의 투자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80조 투자계획을 밝히며 AI와 5G, 전장부품 등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할 방침을 밝혔다.

이 부회장이 AI에 힘을 실어주는 가운데 삼성의 AI 연구소도 빠르게 커졌다. 2017년 11월 설립한 삼성리처치 산하에는 한국 AI 총괄센터를 포함해 5개국 7곳(미국 실리콘밸리·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에 AI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세바스찬 승 교수(미 프린스턴대), 위구연 교수(하버드대), 다니엘 리 교수(코넬공대) 등 세계적인 석학을 영입하는 한편, 글로벌 선진 연구자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도 병행하는 등 AI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 AI 총괄센터를 전 세계 AI 연구 허브로 만들고 2020년까지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1000명(국내 600명+해외 400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AI 성과도 가시적이다. 독일 시장조사업체인 아이플리틱스가 최근 발표한 AI 기술 관련 특허 보유 기업 현황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1월까지 1만1243건의 AI 특허를 보유해 1위 마이크로소프트(1만8365건), 2위 IBM(1만5046건)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해외 기업 관계자들과 AI 분야 기술 및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적극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4일 방한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비롯해 재계 총수들과 함께 한 만찬 자리에서도 AI를 중심으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만나 양사 간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나델라 CEO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 5G, 소프트웨어 등 미래 성장산업 핵심 분야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래 ICT 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 Cloud, Big Data 등 주요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으로, 양사는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기술을 협의하고 경영진 간 교류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지속적으로 AI 등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차세대 기술전략에 대해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9월엔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찾아 주요 연구과제 진행 현황을 보고 받고, ▲차세대 통신기술 ▲인공지능(AI) ▲차세대 디스플레이 ▲로봇 ▲AR(증강현실) 등 선행기술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통합 연구 조직으로서, 세계 14개 연구거점에서 1만여명의 연구개발 인력들이 AI, IoT 등 미래 신기술 및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복합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T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에 큰 관심을 가지고 핵심 산업인 AI 기술에 일찌감치 투자를 진행했기에 삼성보다 상당 부분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삼성이 AI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있고, 글로벌 IT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기술력이 좋은 스타트업 등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M&A)를 통해 도약과 역전의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글로벌 AI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AI 기술의 현주소에 대해 진단했다. 김 부회장은 "AI 기술은 학교나 연구소를 넘어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며 "이미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AI 기술이 지난해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었고 대규모 데이터를 자기학습하는 가능성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AI에서 도전과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이 남아있다"며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함께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는 자리로 만들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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