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최대 규모 할인은 대국민 사기”
코리아 그랜드세일의 불편한 진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71개 백화점, 대형마트 398개, 편의점 2만5400개 등의 유통업체와 200여개 전통시장, 16개 온라인쇼핑몰 등 2만7000개 점포가 참여하는 행사로 정부가 내수 진작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가격 할인행사다. 지난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보름간 진행된 이 행사에 성과를 두고 정부부처에서는 이구동성으로 내수진작에 크게 기여했다 했다는 홍보에 열을 올렸다. 본지는 이에 따른 성과와 의미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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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코리아그랜드세일
‘최경환 경제팀 실패 만회용 졸작 지적’
 
제조업·생활가전 불참 ‘반쪽행사’

박근혜정부는 2015년 들어서 이상행보를 보이고 있다. 2002년 이후 13년만에 내수진작을 목적으로 8.15광복절 임시공휴일 지정을 불과 2주전에 결정했다. ‘유감이다’라는 말 한마디에 전 군인장병에게 1박2일 휴가증을 뿌렸다. 10월부터는 내수진작을 위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2주간 실시한다고 했다. 
모든 결정이 즉흥적이고 그 결정에 이구동성으로 칭찬이 잇따르고 있다. 과연 우리가 1259년전 29년에 걸쳐 성덕대왕신종을 만들어냈던 후예가 맞단 말인가? 
최근의 박근혜정부의 행보에서는 그 어떠한 민족적 특성을 찾을 수 없다. 최소한 MB정부는 그 계획이 방향을 떠나 4대강은 나름의(?) 계획아래 진행됐다. 박근혜정부의 국무회의는 단발성 이벤트를 기획하는 이벤트 기획사로 전락한지 오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가는 최극빈층도 나름의 계획이 있고 계획 실패에 따른 차선책을 가지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에서 11월 마지막 금요일부터 연말 크리스마스까지 진행되는 미국 특유의 소비 문화다. 
처음에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처리할 방법을 고심하다 고안해낸 것이다. 
그것이 차츰 발전에 오늘날에 소위 말해 ‘해외직구족’을 전세계에 걸쳐 양산할 정도의 강력한 소비 이벤트가 됐다. 미국 경제의 70%를 떠받치는 미국 경제에서 추수감사절주부터 시작되는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까지의 기간을 빼놓고 미국 경제를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 박근혜정부가 강한 자극을 받았다. 지난번 8·15 임시공휴일에 전국 고속도로 및 주요 궁궐 무료입장으로 명명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 이번에도 등장했다. 
전국 71개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마트, 편의점, 전통시장, 온라인 쇼핑몰 등 전국 2만 7000개 점포가 세일에 동참했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일년중 3분의 1을 세일하는 대한민국 유통업체 입장에서 정부의 기획에 선심 쓰듯이 따라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기간 대한민국은 참 행복(?)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전세값, 부동산정책의 실패, 저성장의 늪에 빠져 탈출구가 안 보이는 대한민국 경제이슈를 모두 덮었다. 
2주간의 행사가 종료되면 또다시 한 동안은 이번 행사를 통해 유통업체의 매출증가, 내수 진작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숫자들을 허공에 뿌리며 다시 한 번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어 줄 예정이다.
애초에 10월 백화점들은 정기 세일을 계획 중이었다. 메르스 파문으로 부진했던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4분기 총력전을 예고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가 숟가락만 올려 공을 독차지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서 노트북, TV, 냉장고와 같은 생활가전이나 디지털기기의 50% 이상의 할인행사는 찾아볼 수 없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판매되는 TV를 예로 들면, 제조업체들은 4~5월에 디스플레이 패널 재고를 미리 확보한다. 
그리고 11월 셋째 주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50~90% 할인된 가격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한다. 이처럼 할인된 가격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부품 대량구매, 부가기능 제거, 일종의 광고비라는 판단아래 마케팅 효과를 감안해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 하려고 했다면 적어도 1년전에는 기획을 했어야 한다. 
작년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경제성장률 3%를 확신했다. 
그런 장밋빛 전망에 이런 구차한 임시공휴일, 한국판 플랙프라이데이는 필요치 않았다. 
 물대포를 쏘려고 했지만 지금은 물총이라도 쏴야하는 형국이다. 이것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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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 = 가을 정기세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블랙코미디’
 
경제학자들 “쓸데없는 짓 말고 소득 늘려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14일 오후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을 방문해 매출 현황을 점검하고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참여 업체와 간담회를 가졌다.

정부는 블랙프라이데이가 성공했다고 보고 이 행사를 정례화하기로 결정했다. 
박근혜정부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이유는 전년대비 유통 빅3의 매출 신장률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7일을 놓고 비교해 보면 롯데는 매출의 38.5%가 성장했다. 현대와 신세계는 각 28.3%, 37.7%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1년 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시계를 돌려보자.  
모두가 알다시피 10월 1일부터 7일은 중국 최대의 연휴인 국경절이다. 주말을 포함할 경우 최대 9일간의 연휴가 주어진다. 국경절은 중국 최대 소비시즌으로 최근 5년간 평균 국경절 소매판매금액은 춘절 대비 1.67배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이런 요우커 특수를 기대했던 대한민국 대형 유통업체는 시진핑의 ‘반(反)부패, 사치풍조 근절’을 강조하며 날카로운 사정칼날을 한창 휘두르는 통에 명품 소비가 급감했다. 
세계 명품협회가 지난해 국경절 직후인 10월10일 발표한 ‘2014 국경절 황금연휴 중국인 해외 명품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본토의 명품 소비액은 총 32억 달러로 2013년 기록했던 41억 달러에 무려 21.95% 급감했다. 
특히 주변지역인 홍콩, 마카오, 대만의 명품 소비규모 감소폭은 무려 70%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통계를 발표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경절 연휴 기간 대한민국에 입국한 중국인은 14만9879명이었다. 2013년은 10만429명이었다. 2013년 대비 49.24%의 중국인 입국자가 증가해 유통업체의 전체 매출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 한명이 쓴 돈은 2013년 평균 90만원에서 지난해 65만원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올해의 매출 증가는 중국 입국자 증가와 더불어 중국 당국의 사정칼날이 무뎌지면서 일부 회복된 결과물이다. 
박근혜정부의 한국판 브랙프라이데이를 통해 만들어낸 ‘코리아 그랜드 세일’의 결과물이 아니다. 
매년 유커를 겨냥해 가을 정기세일이 올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로 이름을 바꿔달았을 뿐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득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고 전제하면서 “정부가 소비를 진작시킨다는 취지는 좋지만, 지나치게 단기적인 시각에서 이뤄진 조치라 장기적으로 소비 진작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비판했다.  
또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부의 졸속 행사 추진으로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간 공급물량이나 가격 등을 사전에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며 “정부 주도가 아닌 시장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가을세일과 다를 바 없다는 소비자의 혹평과 통계착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정부는 이번 정부주도로 명명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성과를 자화자찬하기 바쁘다. 
 
한국관광공사에 다르면 올해 국경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40% 증가한 21만 명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중국인 관광객을 제외하고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이번 가격 행사에 만족해하면서 지갑을 연 사람이 몇이나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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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랜드세일’인가?
정가 부풀린 후 할인율 뻥튀겨 소비자 기만
 
“총선 겨냥한 내수 진작 행사에 불과” 지적

10월7일 JTBC 뉴스룸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1년 넘은 유니클로가 1년 넘은 재고를 더 비싸게 팔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달 7일 JTBC에서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사기 친 유니클로를 보도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보도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기간 중 유니클로는 1년이나 된 재고 상품을 오히려 값을 올려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한 유통업체에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상품으로 172만원인 A사의 43인치 평판TV를 43%할인을 적용해 95만9990원에 판매했다. 
하지만 동일한 제품을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83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쿠폰적용을 하면 가격은 78만 200원까지 대폭 할인된 가격을 적용받을 수 있다. 
역시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상품으로 나온 정가 319만원 B사 냉장고는 특정 유통업체에서 할인율 18.8%를 적용받아 259만원에 판매됐다. 그러나 인터넷 쇼핑물에서는 40만원 더 싼 216만 3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과자류도 지적을 받았다. 모 대형마트에서 1290원에 판매되는 초코과자를 블랙프라이데이 가격으로 90원을 적용해 1200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최근 1개월간 이 과자의 평균 판매가격은 900원이었음이 오 의원에 의해 밝혀졌다. 최저가로 검색해본 결과 700원대 가격에서도 구매가 가능한 상품이었다.
오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대부분의 제품은 가을정기 할인 수준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홍보처럼 50~70% 할인은 출시한지 오래됐거나 할인판매를 염두해 두고 책정된 임의가격 기준에서만 가능했다. 또 할인율을 높이기 위해 유통업체에서 정가를 부풀린 뒤 그 기준으로 할인율을 적용하는 부정사례가 빈번했던 점도 소비자 고발을 통해 알려졌다. 
박근혜정부는 다시 한 번 경제정책의 실패를 스스로 인정했다. 내수 소비는 수출이 살아나고 그로 인해 기업 투자가 활성화되며 일자리가 창출될 때 살아난다. 글로벌 경기불황에 수출은 막혔고 최경환 경제팀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음에도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분기 경제성장률을 1%대로 전망했다. 
내수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600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들의 생활 붕괴, 지지율 하락, 레임덕 가속화는 임기말 대통령들의 정해진 수순이다.
박근혜정부는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그리 호락호락하게 내줄 생각이 없다. 임시공휴일, 정부 주도의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기획하며 인위적인 내수 진작 정책으로 지지율 관리에 몰두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요상한 외국계 컨설팅 회사의 통계자료를 근거로 경제효과 몇 조원이라는 기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다. 
이런 용비어천가속에서 국민들은 눈과 귀가 흐려지며 정권 수명은 연장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자애로운(?) 대통령님께서 국민을 어여삐 여겨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신설했다고 믿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자조적인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경제학자는 “동족상잔의 비극이란 역사적 희생아래 몇 세대에 걸쳐 이룩한 대한민국 자본주의가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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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 블랙프라이데이의 허상
정부가 유통사에 행사진행 강요 드러나
 
제조사 불참 지적한 유통업체 ‘왕따’ 시켜

지난해 미국 블랙프라디데이 기간에 TV를 구매하는 모습. 이 소매업체는 지난 한 달 동안 팔렸던 전자제품이 45분만에 동일한 양이 판매됐다고 발표했다.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는 11월 마지막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크리스마스와 새해 시즌까지 이어지는 최대 9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미국의 연중 가장 큰 쇼핑이 행해지는 날이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어원이나 유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쇼핑몰로 몰려든 소비자들로 인해 시즌 내내 직원들을 고통속으로 몰아넣는다는 것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1961년 필라델피아 신문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도심의 교통마비, 쇼핑몰에서 각종 사건·사고 때문에 경찰들이 추수감사절 다음날을 블랙프라이데이, 블랙새러데이 등으로 불렀던 것이 시초가 됐다고 전해진다.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에 뉴욕증권시장에서 일어난 주가 대폭락 사건을 두고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두 번째는 회계용어에서 유래됐다. 미국에서는 장부에 기입을 할 때 마이너스가 나면 출혈을 뜻하는 붉은색 잉크를 사용했다. 반대로 수익이 날때는 검정색 잉크를 사용했다. 이것이 오늘날에 이르러 적자, 흑자로 표현되고 있다. 미국인들이 1년 중 가장 많은 소비를 하는 시기가 추수감사절 다음날이기 때문에 그 다음날은 각 매장마다 대대적인 할인판매 행사를 진행했고 이에 따라 그동안 적자였던 매장의 흑자로 돌아선다는 의미에서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는 얘기도 있다.
최근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적어도 1억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쇼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 되고 있다. 
단순히 쇼핑객만 많은 것이 아니라 블랙프라이데이 참여하는 유통업체, 제조업체들은 파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해 제품을 판매한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서 보여줬던 정가를 올린 뒤 할인율을 부풀리는 방식이 아닌 원래의 가격에서 큰 폭의 할인을 해 준다. 평소 가격보다 훨씬 더 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차별된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면서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이 날은 블랙프라이데이 다음에 바로 찾아오는 월요일을 가리킨다. 
폭설과 같은 날씨나 여러 개인 사정에 의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하지 못했다면 인터넷상에서 온라인으로 할인 쇼핑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美 서남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은 혹한의 날씨가 이어져 줄서기 등 쇼핑하기가 힘들다. 이런 불편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먼데이는 해마다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연장선상에 있는 사이버 먼데이는 몇 년 전부터 한국에 해외 직구족을 대거 양산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앞 글자를 따 ‘블프’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 해외직구들은 그 동안 미뤄뒀던 제품구매를 진행하며 자신들의 쇼핑리스트에 목록들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한국의 해외 직구는 2012년 대비 47% 증가한 2013년 10억달러(1조1000억, 당시 환율 기준)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또 다시 50%이상 증가한 15억 4000만불을 돌파했다. 이 해외직구 쇼핑액 가운데 상당액이 블랙프라이데이때 사용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카드사에서는 날로 성장하는 해외 직구족을 겨냥한 다양한 해외직구 특화 신용카드를 내놓으며 유치전에 가세했다.
초기만 하더라도 정부는 수입산 제품 가격이 높은 것은 일부 소매업체들이 보유한 독점유통권 때문이라며 해외 직구를 장려했다. 2009년만 하더라도 1000억 남짓한 액수에 불과했기 때문에 해외직구가 대한민국 유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그러나 저성장, 투자감소, 일자리 감소, 소득감소에 이은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 실패는 내수악화를 불러왔다. 연간 2조씩 빠져나가는 해외직구가 아쉬운 상황이 됐다. 
제조업의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3분기에 1% 성장률이 나온다면 재고 조정기에 들어가는 4분기와 통상적으로 제조업 비수기로 불리는 1분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4월 총선에서 新친박 인사들로 공천물갈이를 준비하고 있는 박근혜정부 입장에서는 다급해졌다. 그들이 정권 말기에 레임덕을 막아주는 호위무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추진과정에 대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난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불과 2주를 남겨놓지 않고 정부가 업체들을 불러보아 블랙프라이데이를 강요한 것이다. 10월2일에는 산업부 고위 관계자가 유통업체들을 호출해 “각 회사 홍보실에 얘기해 언론에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와 관련해 좋은 기사가 나오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개인소득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블랙프라이데이가 소비자들의 호응을 크게 얻고 실질 가처분 소득의 향상 효과가 있는 것이라면 정부가 말려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 것이다. 
그러나 이번 블랙프라이데이는 급조됐다. 물건을 사기위해 미국처럼 소동을 부리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2년전 美 블랙프라이데이때 월마트에서 내놓은 49달러짜리 테블릿PC를 사기위해 2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렸다. 그 과정에서 쇼핑객 하나가 앞에 있던 여자를 때려 눞이고 그 위를 밝고 지나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메릴랜드에서는 평판TV를 사기위해 총기로 위협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의 관제 블랙프라이데이는 이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풍습과는 거리가 멀다. 베껴서 하더라도 좀 제대로 베껴서 해야 한다. 올해 10월 이른 추위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결과는 더욱 충격을 줬을 것이란 지적이 있다. 
백화점 매출의 70% 차지하는 의류, 특히 겨울 의류는 타 계절에 비해 의류값이 비싸다. 
의류업체의 절반 이상의 매출과 이익이 바로 이시기에 발생된다. 
이번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중국 국경절, 가을정기 세일 기간, 이른 추위로 의류구입이 겹쳐지면서 통계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수치를 박근혜정부에 안겨다 줬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대한민국 최초, 최대 할인행사로 홍보된 이 그랜드 코리아 세일,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실질적 가처분 소득이 증대됐다고 느낄만한 어떠한 이벤트도 없었다. 
블랙프라이데이가 지나가기 무섭게 국정교과서 문제가 세상을 흔들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한데 정부는 이념 논리속에서 국민을 편가르기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국가에 살고 있고 우리는 이 나라에 세금을 내면서 애국심을 강요당하고 있다. 아쉽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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