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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응전략 고심 중인 文대통령…재계 소통으로 관리 총력김상조 정책실장, 대기업 총수 면담→文대통령 간담회 수순 '전방위 소통'
최영규 기자 | 승인 2019.07.08 08:23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의 만남을 결정한 것은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수출 규제 조치에 정부 차원에서 총력 대응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일요일인 7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정리된 의제는 오는 10일 문 대통령 간담회 자리에서 논의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의 해외출장 일정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3개 그룹 총수와의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김 실장의 주요 그룹 총수 면담에 대한 결과를 보고받고 관련 구상을 가다듬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 계기로 4대 그룹 총수를 한 차례 만났다는 점에서 오는 10일 예정된 30대 그룹 총수 간담회는 일본 규제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 논의 중심의 전략적 소통의 자리로 볼 수 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석권이라는 비전을 발표한 데다, 3대 중점육성 산업(시스템 반도체·바이오 헬스·미래차) 분야 모두 이번 일본 수출규제에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어 문 대통령으로서도 관련 기업 총수들에게 정부의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더구나 국내 대기업의 경우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라는 정부 차원의 정치·외교적 결단 과정에서 중국의 보복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경험한 바 있다.

이번 일본 수출 규제의 상황도 외교 이슈가 경제 이슈로 옮아왔다는 피해 인식을 막기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이 나서서 기업인들을 독려하고 시장 안정화 차원의 적절한 메시지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가 급하게 성사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의 규제 조치가 실현될 경우 각 기업에서 입게 되는 실질적인 타격과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소재 수급선 변화를 통한 임시 대응 여건 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원하는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 방안 등 건의사항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번 규제 조치를 강제징용 판결과 결부시키며 스스로 보복성 성격임을 시인하면서 규제조치는 한일 간 통상문제에서 외교문제로 확전된 측면이 있다. 그동안 '로우 키(low-key)'로 일관해 왔던 청와대가 강력 대응 방침을 직접 밝히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비록 26분 만에 '정치적 보복'에서 '보복성 성격'으로 표현의 수위를 조절하기는 했지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에서 외교적 대응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도 더이상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의 대응에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전까지는 우리 정부가 톤을 상당히 낮춰왔는데, 아베 총리가 보복적 성격을 시인한 이상 정부도 더 적극적으로 맞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분간 외교부와 산업부를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함께 국제사회 여론전을 펴나간다는 방침이다. 주변국을 상대로 일본의 조치가 자유무역 정신에 위배 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철저하게 경제 논리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국면에서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각 부처가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하고, 대응에 있어 필요한 부분들에 관해 조정·협의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청와대의 대응 방식을 볼 때 내부적으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경제문제와 통상문제가 아닌 정치·외교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기업·민간 단위에서 각각 나름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과정에 있는데, 청와대로 모든 관심이 쏠리는 것이 사태 해결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이 주요 그룹 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진 사실만 공개했다는 점도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 대변인은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이 이날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외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적극적으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 대변인은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기업 관계자가 몇 개사에서 몇 명이 참석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계속해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8일 주재하는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도 일본을 향한 정치적인 메시지는 직접 낼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를 위해 덫을 놓고 걸리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도와주기보다는 현재의 국면을 지혜롭게 극복하자는 취지의 국내 기업을 향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에 무게가 더 쏠린다.

최영규 기자  tycoon@tycoonp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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