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인공지능 협업·투자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07.04.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재계 차세대리더 기업인들과 IT업계의 현안 및 사업 협력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손 회장과 국내 차세대 리더들은 이날 오후 7시께 서울 성북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회동을 가졌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로 한일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이뤄진 양국 기업인들의 만남에선 AI 분야의 사업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회동에는 이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함께 했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 회동의 참석자, 장소, 시간대 모두 소프트뱅크 측에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 측에서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남을 갖자고 전했다"며 "참가 기업인들 또한 손 회장 측이 회동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손정의, 단체 회동 장소까지 '승용차 동승'

이날 오후 6시56분께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은 한국가구박물관 앞에서 동승한 차량에서 함께 내려 이목을 끌었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나 만남 장소까지 동승하며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에서 내린 손 회장은 한일관계의 회복 가능성과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치에 대해 알지 못 한다",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같은 질문에 이재용 부회장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부회장은 손 회장과 지난 2016년 9월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에 공식적인 회동을 가졌다. 이어 6시57분께 구광모 회장, 6시58분께 김택진 대표, 이해진 GIO가 잇달아 들어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정문으로 직접 들어가진 않았지만 6시57분께 회동 장소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참가 여부가 알려지지 않았던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은 가장 먼저 회동 장소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기업 간 인공지능 분야 협업 등 논의한 듯

손 회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접견에 이어 기업인들과의 단체 회동에서도 인공지능(AI)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손 회장은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교육·정책·투자·예산 등 AI 분야에 대한 전폭적 육성을 제안했다.

손 회장과 기업인들의 회동은 오후 7시부터 9시30분까지 약 2시간30분 가량 이어졌으며, 회동 직후 나온 손 회장은 "AI 협업을 늘릴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Yes)"라고 대답했다. 그는 "함께 투자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으며, "(투자가)올해 진행될 것인가?"란 질문에는 "그렇게 되길 바란다(I hope so)"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손 회장과 국내 기업인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로 한일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이뤄진 양국 기업인의 만남인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지 관심이 쏠렸다. 손 회장은 "일본 수출 제재와 관련한 조언을 했는가"란 질문에는 "그렇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Yes, we talked a lot about it)"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 만남 이후 소프트뱅크 측의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 혹은 협업 가능성에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벤처 투자자인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는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최대 투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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