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3조원 황금티켓 누구 손에?
SK·롯데·두산·신세계 4파전

올해 11~12월 서울·부산 면세점 특허권 만료를 앞두고 지난 9월25일 입찰 신청을 마감했다. 본지 10월호에서 예상했던 대로 롯데, 신세계, 두산. SK 4파전으로 압축됐다. 롯데는 수성에 목표를 두고 있고, 신세계와 두산은 신규진출을, SK는 수성과 신규진출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올해 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시내 3개 면세점 매출만 연 3조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세점사업자는 현재 매출의 0.05%를 세금으로 낼 뿐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임에 틀림없다. 저성장 기조 지속, 수출중심의 경제구조에 내수소비 위축 등으로 유통업계는 이미 방향성 잃은 아메바처럼 생존 돌파구를 찾지 못해 우왕자왕 하고 있다. 시내 면세점 특허는 ‘되면 좋고 안 되면 할 수 없는’이 아니라 반드시 돼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사활을 건 면세점 2라운드 진검승부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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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탈환, 창과 방패의 전쟁
대기업 성장동력 정체 면세점서 사활
특허권 티켓은 성공한 경영자로 가는 마법티켓

 

최근 몇 년간 면세점 매출 상승폭을 살펴보면 면세점 특허권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대한민국 경제는 고도성장을 거쳐 성장동력을 상실한지 오래됐다. 성장동력으로 골목상권까지 침투해 소상공인의 밥그릇과 저임금 고노동을 발판으로 성장해 왔던 밑천도 사실상 한계에 봉착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혁신적 사업모델, 브랜드, 기술력은 가지지 못했다. 
지난달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30대그룹 계열사 293곳의 지난해 부가가치 창출액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총 207조6359억원으로 전년대비 0.6%(1조2898억원) 감소했다. 특히 상위 10대 그룹의 감소율은 0.9%나 됐다. 성장을 견인해왔던 대기업들이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특히 유통업은 고유의 문화와 결합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유통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 신세계가 중국에서 실패한 이유도 이와 같은 이유다. 반대로 까르푸, 월마트 등 글로벌유통공룡도 한국에서 버티지 못하고 나간 것도 한국의 소비문화와 풍습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제품 및 식품의 최상의 유통경로 확보 경쟁력이 뒤쳐진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신세계사이먼처럼 현지 유통업체와 손을 잡고 들어오는 형태로 현지시장을 공략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아울렛 사업노하우가 부족했던 신세계측에서 사이먼社에  먼저 요청한 것으로 확산되기는 어려운 형태다. 
유통업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no brand’라는 자체브랜드 제품을 내놓으면서 유통업의 활로를 찾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제품 기획, 생산, 유통, 판매, 품질관리 등을 모두 도맡아서 해야 된다는 점에서 유통업이 가지는 리스크는 더욱 확대된다. 더욱이 전문적으로 특정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제품과 품질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감안한다면 이 역시 장기적인 비전의 성장전략으로는 부적합하다. 유통업체가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유통업체에 납품을 하는 업체들과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그 가운데 나홀로 고성장을 유지하는 사업이 바로 면세점 사업이다. 특히 서울시내 면세점은 특허권을 부여받은 8개업체만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입지조건이 좋지 않은 SK네트웍스의 워커힐호텔에 위치한 면세점도 연간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이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외형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이 동시에 보장되는 시내 면세점 사업에 진출만 하면 전체적인 경영성과로 포장돼 면세점 특허권을 진두지휘한 총수를 성공한 경영자로 만들어줄 수 있다. 
삼성家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보다 더 훌륭한 경영능력을 가졌다고 인정받는 것도 호텔신라의 시내면세점 사업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고비용 저효율의 적자사업인 호텔사업을 뒤로하고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어 기업의 외형성장을 이끌었다. 성공한 경영자로 만들어주는 이 마법의 티켓을 이번 출사표를 낸 기업총수들은 나름의 이유로 이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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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에 사활건 이유
실패 만회·능력 입증·현금확보 등 제각각
롯데 수성 실패하면 자금줄 막힐 가능성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피코크 제외하면 주도했던 사업 대부분 실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두고 ‘마이너스의 손’이라 칭하는 경영학자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내 모대학의 경영학 교수는 “그가 성공한 것이 뭐가 있는지 말해보라”며 그의 경영성과를 두고 비판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1997년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까르푸, 메트로에 이어 3번째로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됐던 정 부회장이 중국 현지를 오가며 직접 챙겼으나 적자 누적이 계속돼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물건을 쌓아놓고 팔아야 싸다고 인식하는 중국 사람들의 생각을 읽지 못하고 한국에서처럼 가지런히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팔았다. 뒤늦게 중국 유통전문가를 영입했으나 한번 등돌린 중국 현지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는데는 실패했다. 그런 가운데 국내 이마트 1호점 점장 출신으로 이마트를 최초로 만들었던 정오묵 부사장과 자신의 매제인 문성욱 신세계 I&C 부사장까지 직접 파견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한 가운데 상하이, 텐진 등에 매장을 확대한 것도 주요 실패요인으로 분석된다. 이후 구조조정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2013년 순손실 530억원을 기록하는 등 그의 글로벌 경영능력을 시험하는 첫무대 중국에서 그는 철저히 실패했다. 
이마트가 지분 100%을 가진 편의점 전문 브랜드 ‘위드미’의 경우 1분기 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계속되는 손실 누적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80억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했다.
기업형슈머마켓(SSM)인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역시 저조한 경영실적을 내고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운영하는 에브리데이리테일은 지난 1분기 매출 1988억원과 영업손실 42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지난 5월 기준으로 전국에 166개 기업형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25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에브리데이리테일의 재무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 403%로 1년만에 112%가 올랐다. 부채규모는 3250억원에 이른다.
지난 6월18일 일산에 오픈한 이마트타운은 코스트코+이케아+용산 전자상가+외식단지를 합쳐 놨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 방문객 숫자는 많지만 객단가는 일반 이마트보다 못하다는 중간평가가 나오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하되고 있는 이마트타운은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오픈발(?)이 사라지는 상황이다. 초기 몇 달간의 성과를 두고 성공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반면 성공한 사업도 있다. 피코크는 그가 추진했던 여러 사업 가운데 드물게 성공했다. 1인가구 증가로 HRM(가정간편식)의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품질경쟁과 가격경쟁에 우위를 지키고 있는 제품이 바로 피코크다. 
앞서 말한 ‘no brand’ 제품 역시 판매 순위에서는 제품군별로 순위권내에 진입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외형성장 비전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오랜 기간 신세계그룹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의 위치에 있었음에도 그에 상응할만한 성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시내면세점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태원 SK 회장 – 출소 이후 경영 능력 입증 과제
최태원 SK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역대 재벌 총수 중 최장인 2년7개월을 복역했다. 기업의 미래 비전에 대해 고민하고 주요 현안들을 챙겨야 할 총수가 역술가 조언에 따라 회사자금으로 선물옵션 거래를 했다. 그가 성경책을 들고 경기도 의정부 교도소문을 나서는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룹내에서 그를 바라보는 심경은 복잡하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가정생활과 개인생활을 희생해가며 헌신한 임직원들의 입장에서 최 회장의 행위는 쉽게 용서가 안된다. 그 입장에서는 회사에 손해를 끼쳐 징역을 살다온 전과자 출신의 경영자가 아니라 회사의 비전과 미래를 놓는 주춧돌 역할을 한 경영자 이미지가 어느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SK네트웍스가 내건 2400억원의 사회공헌은 최태원 SK회장의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마케팅비가 포함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최근 중국경기 부진으로 중공업 부진, 사업다각화 필요성
두산그룹을 중공업 위주로 변화시킨 주역이 바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다. 그러나 중공업에 너무 편중된 사업구조와 공격적인 M&A로 덩치를 키워온 두산그룹에 유동성위기란 단어는 꼬릿말처럼 따라다닌다. 그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중공업 위주의 사업재편에 대한 책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두산그룹의 주요 5개 계열사의 주가를 살펴보면 두산중공업 –8.67%, 두산인프라코어 –31.48%, 두산건설 –27.20%, 두산엔진 –27.01%로 참담한 수준이다. 이유는 건설경기 부진으로 굴삭기 매출부진, 조선업 부진에 따른 선박용 엔진부진, 유가하락에 따른 중동경기 악화로 화력발전, 담수화 설비 수주 부진 등이 주된 이유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업을 M&A로 인수했으나 글로벌경기악화로 유동성문제가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다. 그 동안 박 회장이 영구채 발행 등의 수완을 발휘하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왔으며 단기 미봉책에 불과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물량은 총 8750억원에 달한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무더기 하향조치를 단행했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두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한데 이어 두산인프라코어는 A-에서 BBB+로 낮췄다. 
두산건설 역시 BBB에서 BBB-로 떨어진데 이어 두산엔진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한국신용평가에서는 두산엔진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내렸다. 
박 회장으로서도 면세점 사업은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자금창구이자 4촌 경영을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수명연장을 위한 ‘신의 한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 회장의 두산그룹이 면세점 참여한 것을 두고 정부와 모종의 딜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다. 박 회장이 두산그룹을 맡으면서 유통업을 계속 정리해왔던 점을 미뤄봤을 때 선정될 경우 공정성 시비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면세점 사업, 호텔롯데 매출 80% 차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을 제치고 한일 롯데그룹에서 임직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온전히 그의 경영능력이 출중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롯데그룹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롯데그룹 계열사 81개社 가운데 유통업은 그룹 자산 및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세전영업이익(EBITDA)의 48%를 차지하는 주력사업이다. 더 정확히 그룹 매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롯데쇼핑은 상반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694억원, 2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0%, 46.3% 하락했다. 지난해 롯데쇼칭의 영업이익은 이미 2013년 대비 20% 감소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수준의 하향세가 계속되고 있다. 해외사업도 여전히 적자행진이다. 공시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법인에서 기록한 손실은 5549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775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홍콩 6개 법인 중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롯데마트와 같은 할인점 사업도 심각한 상황이다. 의무휴일 적용과 해외부진이 겹치며 영업이익 40%가 증발했다. 하이마트 역시 신규출점에 따른 판관비 증가와 기존 매출부진, 온라인 구매, 해외직구 등에 밀리며 끝없는 추락을 기록 중에 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2년 영업이익률 5.01% 달했던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3.85%까지 이익률이 떨어졌다. 
그룹전체 매출의 25%, 영업이익의 21%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부분도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외형성장이 전혀 없었다. 더군다나 당기순이익은 2012년 3161억원에 비해 1437억원까지 줄어들며 반토막이 났다.
또 다른 주력산업인 롯데제과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2012년 898억원에 달하던 당기 순이익은 2013년 552억원, 지난해는 1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제과 시장이 정체 국면에 있는 상황에서 롯데제과의 점유율은 정체국면이다.
매출의 65%가 음료, 35%가 주류로 구성된 롯데칠성의 실적 상황도 심각하다. 최근 클라우드 맥주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표방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전무한 상황이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1023억원, 당기순이익은 206억원에 불과했다. 그룹사 전체로 봤을 때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의 음식로는 전체매출의 10%를 차지한다.
그 외에도 롯데홈쇼핑 납품비리, 제2롯데월드 안전성 논란, 신동주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롯데 국적 시비 등으로 롯데그룹 전체가 위기에 봉착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의 상황에서 롯데면세점은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 증가로 매출액 4조7165억원 영업이익 407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면세점 매출액 2조29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41% 매출 신장, 영업이익 2292억원으로 47%의 영업이익 증가를 이뤄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2013년 상반기 대비 30% 매출신장을 이뤄낸 것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성장세다. 
롯데그룹 전체에 있어 앞으로도 확실한 성장을 담보하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면세점 사업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울러 중국 사업 실패로 신동주 회장측의 공격을 집요하게 받는 상황에서 면세점마저 잃어버린다면 그의 경영능력은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롯데면세점이 호텔롯데의 매출 80%를 차지하는 롯데면세점 수성에 실패할 경우 기업가치는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 경우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 해소 자금 6조6000원을 마련하려고 했던 ‘플랜A’가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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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가?
5년 뒤 특허갱신 못하면 투자리스크 상존
‘큰손’ 中 관광객에 지나친 의존이 문제

면세점이라고 해서 다 같은 황금알을 낳는 것은 아니다. 결국 시내면세점, 더 정확히 서울시내 면세점이야 말로 황금알을 낳는 티켓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12년 28만8000명의 면세점 방문객은 2014년 34만3000명으로 급증했다. 
매출액은 2년만에 85%나 성장했고 2012년부터는 세계 면세점 산업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면세점산업 전체를 놓고 봤을 때 2007년부터 매년 20%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면세점 산업이 고성장을 이루게 된 배경에는 중국 요우커들의 국내방문 숫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의하면 2011년 222만명의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613만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외국 관광객 1400만명 가운데 중국 관광객이 거의 절반에 이르는 상황이 됐다. 
지난 7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한 대응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콘텐츠 부재, 주변국의 요우커 유치전 가세로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추세다. 
볼거리 측면과 엔저로 인해 면세점 쇼핑에서 일본이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4분기 일본 방문 중국인 수는 한국을 넘어섰다. 
더욱이 재방문율은 2011년 31.5%에서 지난해 20.2%까지 감소했다. 두 번째 방문한 요우커 비중은 2011년 14.8%에서 지난해 11.6%까지 떨어졌으며 세 번 이상 한국방문 중국인은 16.7%에서 8.6%까지 감소했다. 
한국 체류기간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2011년 10.1일에서 2012년 7.5일, 2013년 7.1일로 줄어들었으며 지난해에는 5.7일로 축소됐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기업 면세점 특허 수수료를 현행 0.05%에서 100배(5%)로 인상하는 관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올해 1분기 롯데면세점의 영업이익률은 10.7%, 신라는 4.89%였다. 
발의 내용대로 개정될 경우 롯데는 현재 영업이익의 반토막, 신라면세점은 적자전환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사회환원과 중소기업상생협약을 시행해야 한다.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을 내놓아야 하는 만큼 실제 이익률은 더 떨어진다.
면세점 특허권의 기간이 5년밖에 안된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받는다. 
시내 면세점 구축에 따른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5년뒤에 특허갱신이 되지 않는다면 관련 투자비용을 모두 날릴 수 있는 리스크에 놓여 있다. 
특허갱신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투자자체에 대한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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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 포인트
‘이구동성’ 중소기업·입점지역과 상생 발표
500~2400억 기부약속, 돈싸움 양상

서울에서 특허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등 서울에서만 3곳에 달한다. 경합상황을 살펴보면 롯데백화점 소공점 면세특허에 입찰 신청을 낸 곳은 기존의 롯데와 신세계 , 두산 등 총 세 곳이다.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 특허권을 놓고 SK네트웍스, 신세계, 두산이 입찰신청서를 냈다. 롯데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에는 롯데, 신세계, 두산, SK네트웍스 모두 출사표를 던져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올해 7월 면세점 1라운드에 특허심사위원회 심사평가표 기준에서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정도’에 총점 1000점 가운데 150점이 배점되면서 당락을 좌우할 키워드로 꼽혔다. 이에 출사표를 던진 각 기업의 총수들은 공격적인 사회환원을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관광객을 지역으로 유인해 지역상권을 얼마나 상생할 수 있느냐가 당락을 좌지우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2라운드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SK 2400억원, 롯데 1500억원, 두산 500억원 등을 약속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롯데는 지난달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생2020’을 발표했다. 상생2020에는 △중소·중견기업과의 상생 △취약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일자리 확대를 포함한 한 추진과제를 발표했으며 중소 파트너사 동반성장펀드 조성, 중소브랜드 매장 확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취약계층 자립지원에 5년간 15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으로 사회공헌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동대문 두산타워를 면세점 입지로 내세운 두산은 동대문 상권활성화, K브랜드 글로벌화, 국내 유명 디자인브랜드를 면세점에 입점 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또 영입이익의 10%를 순수 기금으로 적립해 사회에 환원하고 추가 재원을 만들어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징적으로 △면세사업부 전직원 정규직 △소외 취약계층 10%이상 채용 △ 청년 고용비율 46% 달성 등을 내세웠다. 
신세계는 면세점 1라운드에 고배를 마신 유일한 재수생(?) 신분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1라운드 탈락에도 불구하고 애초 약속했던 남대문 상권 활성화 프로젝트를 그대로 진행하는 추진력을 발휘했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2라운드를 노린 사전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지역상생에 가장 적극적으로 공을 들였고 그 진정성에서는 다른 기업들보다 높은 배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SK는 경쟁자들 가운데 가장많은 사회공헌액(2400억원)을 약속했다. 물론 두 곳의 특허를 딸 경우라는 전제가 달려있다. 워커힐에는 관람차, 분수쇼 등 관광랜드마크 개발, 지역 투자와 홍보, 동대문에는 신진디자이너, 소상공인 지원펀드, 전통시장 개발, 소상공인 자녀교육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 서울 동부권 관광벨트 개발안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서울 동부와 강원도 평창 등을 잇는 동부권에 워커힐면세점을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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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별 핸디캡
롯데 구조적 아킬레스컨 내포
<면세점 → 호텔롯데 → 日 롯데홀딩스 → 일본주주>
두산·SK 재무건전성 취약, 신세계 롯데소공점 인접  

롯데
롯데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바로 독과점 논란과 일본 기업이라는 점에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으로 2013년 52.3%, 지난해 50.8% 그리고 올해 7월까지 50.1%를 기록했다.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신라면세점의 경우 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논란을 피해갔다.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티켓이라고 하지만 28년간 투자하고 키웠기에 가능했다는 식의 전문분야라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면세점에 고용된 인력들이 특허권 수성에 실패할 경우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내용으로 특허권 갱신에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경쟁우위를 점할만한 설득력 있는 명분보다는 고용안정, 사업의 연속성을 고려해 자기네들이 계속하겠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두 번째는 왜색이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것은 호텔롯데이다. 이 호텔롯데가 바로 면세사업의 주체다. 호텔롯데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 4년간 매출은 두배이상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이 호텔롯데의 매출총이익률로 따지면 90%에 이른다. 문제는 호텔롯데의 지분율 99% 이상이 일본 롯데홀딩스에 최종적으로 귀속된다는 점이다. L투자회사들이 호텔롯데 지분을 나누어 72.6% 소유하고 있으나 L투자회사들의 지분 100%가 일본 롯데홀딩스에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전체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에 있다. 롯데가 한국에서 면세사업을 해서 번 돈이 모두 일본 롯데홀딩스, 즉 그 주주에게 귀속된다는 치명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해외기업이 자국기업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면세사업자의 지위에 올라 대한민국 면세사업의 50%이상의 독과점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익을 모두 일본주주에게 보내고 있다는 것을 용납할만한 주민들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롯데로서는 쉽지 않는 싸움이다.

두산 
면세점 입찰경쟁에 뛰어든 두산이지만 역시 상황은 녹록치 않다. 20여년전부터 OB맥주를 시작으로 KFC, 두산동아 등을 매각하면서 유통업, 더 정확히는 소비재 산업과는 완전히 인연을 끊었다. 특허심사위원회 평가배점 250점이 배전된 ‘특허 보세 관리 역량’에서 얼마나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총점 1000점 가운데 가장 많은 배점 항목인 ‘운영인의 경영능력’에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신용평가등급을 책정하는 항목이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두산그룹은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평가에서 무더기 신용하향 조정을 받았다. 또한 ㈜두산의 경우 유압식펌프를 만드는 두산모토롤과 LED를 만드는 두산전자의 실적부진으로 2분기말 기준 부채비율 265.86%로 입찰자들 가운데 가장 높다.  
지역적으로도 명동 다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이 동대문이다. 그 결과 면세점 1라운드때 21개 면세점 특허권 입찰 신청업체들 가운데 무려 8개 업체가 동대문을 시내 면세점 입찰 후보지로 선택했다. 그러나 지난번 면세점 1라운드에서 용산과 여의도 지역을 입지조건으로 내세운 신라HDC 컨소시엄과 한화갤러리아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해당 지역의 지역 유인책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동대문은 현재로도 충분히 외국인들이 방문하고 있고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명동, 동대문으로 한정돼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다양한 관광상품과 함께 지역분산을 원하고 있다. 기본 취지가 그러하다면 두산이 선택한 동대문은 최적의 입후보지가 아니다. 다만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어 정·재계 폭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과거 故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시절 한국이동통신의 인수자가 됐던 전례가 있었던만큼 이번 입찰과정에서 대한상의 회장직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SK
SK는 방어와 동시에 신규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입찰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사회공헌액을 내세웠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시민들은 전체 사회공헌액 2400억 가운데 워커힐에 배정된 900억원을 두고 사실상 워커힐에 시설투자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900억원의 사회환원자금 사용처를 보면 워커힐내에 관람차 건설, 라스베가스 벨라지오호텔 수준의 분수쇼 개발 등이 명시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SK가 내세운 사회공헌은 순수한 의미의 사회공헌의 의미에 다소 퇴색된다”고 지적했다.
SK네트웍스는 자원개발 등의 성과가 미미하고 휴대폰 도매유통, 주유소 사업부진 등으로 해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사실상 전체 매출 2.7%에 불과한 워커힐 면세점이 SK네트웍스의 실적에 중심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무상황 역시 부채비율이 235%에 이르고 당좌비율은 68%에 불과하다. 유동성 자체가 좋지 않은 만큼 재무건전성에서도 높은 배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계열사 가운데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실적이 좋고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이 분명이 있다는 점은 두산과 차별화 된다. 

신세계
신세계는 두산과 비교해 신규 시장진입을 노리고 있다. 두산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크게 두가지다. 
대한민국 유통업 2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인천공항에서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며 일정부분 면세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는 부분이다. 또 명동에 국한된 외국인 관광객을 남대문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에 주변 상인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판 트레비 분수 조성, CJ E&M과 업무협약을 맺고 ‘한류 복합문화공건’ 조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가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인 명동은 최근 5년간 방문율이 10.3%p 높아졌으나 남대문 시장은 16.4%p나 떨어졌다. 지역 유인책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신세계도 유력 사업자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근거리에 롯데백화점 소공점이 있다는 점은 뷸리한 요소로 지적된다. 만약 롯데가 롯데백화덤 소공점 특허권 갱신에 실패한다면 신세계 본점이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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