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공정위 기자단과의 간담회서 발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2019.06.21.

김상조 신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을 때보다 재계, 노동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김 실장은 2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정위 출입 기자단과 한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는 '재벌 저격수'로 알려진 김 실장의 청와대행과 관련, "기업들 사이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세평에 따른 답변이다.

김 실장은 "김상조가 정책실장이 된 것을 두고 왜 기업의 기를 꺾는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공정경제는 혁신 성장을 위한 토대라고 누누이 강조해왔다"면서 "기업이 우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위 위원장으로 있을 때는 (재계와 소통하는 일이) 상당 부분 제약될 수밖에 없다. 공정위가 조사와 제재 기능을 하기에 이해관계자를 접촉하는 데 제약이 있다"면서 "정책실장이 되면 재계를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와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그럴 것이고 (재계와) 협의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정책실장으로서는)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가겠다. 기업에 가장 우호적인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충분히 듣고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재벌 총수들과도 적극적으로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으로 총수들을 만나겠느냐"는 질문에 "(만나기를) 원한다면 누구라도 (만나겠다)"며 "(의견을) 듣고 협의하고 반영하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구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혁신적인 포용 국가를 토대로 한 사람 중심 경제를 만들겠다는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하겠다"면서도 "다만 그때그때 경제 환경에 필요한 정책을 보완하고 우선 순위를 조정하는 충분한 유연성을 갖추겠다. 2019년 6월 말 현재 이 상황에는 필요한 부분에 정책 자원을 투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자리와 소득에 집중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둘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정책실장으로서의 계획을 묻자 "정책실장은 경청하고 협의하는 자리다. 현장에서 힘쓰는 장관, 여·야 의원과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고 협의하고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정책실장의 역할에 관해서는 "각 부처 장관이 야전 사령관이라면 정책실장은 병참기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각 장관이 현장에서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후선에서 지원하는 것"이라고, 정책실장으로서의 업무 우선순위에 관해서는 "한국 경제가 당면한 현안이 있으니 그 문제를 풀어가는 게 체감 성과를 내는 데 기본적인 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 위원장을 맡았던 지난 2년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는 "점수 매겨달라는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면서도 "2년간 저와 공정위가 한 일에 관해 상당 부분 만족한다. 앞으로 공정위가 이런 방향으로 일한다면 늘 그렇듯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후퇴하지 않은 성과를 낼 것이다. 그런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있다"고 짚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제출한 지 59일이 지나도록 국회가 멈춰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묘안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공정위 위원장일 때) 국회를 가장 많이 찾은 부처의 기관장이었다"면서 "정책실장은 그만큼 국회를 자유롭게 드나들긴 어렵다. 사전 협의 요청을 들어 수락한다면 언제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을 만날 생각이다. 불러만 준다면 언제든 찾아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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