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으로 알려진 김희영 티앤씨(T&C) 재단 이사장이 공식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에 오르고 있다. 김희영 이사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에 참석했다.

김 이사장의 첫 외부일정으로, 최태원 회장과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처음이다. 티앤씨재단은 이번 행사에 SK, 롯데마트, 삼진어묵, 코트라, 코이카, 연세대, 한양대 등과 함께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티앤씨재단은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한 교육 공익재단으로, 지난 2017년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티앤씨라는 이름은 두 사람의 영어 이름 이니셜인 'T'와 'C'를 따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김 이사장과의 사이에 딸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현재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최 회장은 SOVAC 행사에서 '저와 다른 사람'인 김 이사장과의 만남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날 대담에서 한 참석자는 최 회장에게 '회장 최태원이 아닌 인간 최태원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됐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최 회장은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 대답하려니 고민이 된다"며 잠시 망설이기도 했다. 그는 "회장으로 취임했던 21년 전에는 IMF 사태, 아시아 금융위기로 상당히 어려웠다"며 "나는 착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독한 기업인이었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솔직히 공감능력이 제로였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로 봤다"며 "그러다보니 내 가슴은 텅 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때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돈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오직 사람만을 향하는 사람이었다"며 "그 사람을 관찰해보니 제가 잘못 살아온 것 같았고 그때부터 새로운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했다"며 "따듯한 감성을 받았고, 영리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기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측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달 재단법인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사장에 취임했다. 연구원은 사회적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 측정 지표를 만들고 계량화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최 회장은 평소 지론이었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계열사 성과로 확대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연구원이 측정한 사회적 가치를 주요 계열사 별로 측정해 성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SK그룹이 지난해 달성한 사회적 가치는 12조3327억원으로, 계열사 별로는 SK하이닉스가 9조5197억원, SK텔레콤이 1조6520억원, SK이노베이션이 1조1610억원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지난 4월 그동안 강조해 왔던 '사회적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측정, 보상 체계를 더 단단히 하고자 사회적가치연구원에 이사장으로 취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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