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연재를 시작하며
본지는 지령 100호를 기점으로 ‘캐리커쳐로 본 재계 파워리더’를 연재한다. 안으로는 창조경제 시대 청년실업 문제해결사로 소임을 다하고 밖으로는 지구촌 누비며 경제 살리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총수와 차세대 리더들을 대상이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적극 대처하면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아내는 과단성이 필요한 시대다. 총수와 차세대 리더들의 활동상을 캐리커쳐에 담아 풀어내 본다. 본지를 연재물을 책으로 엮고 캐리커쳐는 전시회를 통해 주인공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이번 호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반도체 신화에 이어 바이오 신화창조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을 소개한다. 
경쟁력 있는 OS를 가지지 못한 채 구글OS을 장착한 갤럭시 시리즈의 성장 한계는 실적을 통해 뚜렷이 드러났다. 한때 효자 노릇을 하던 디스플레이도 중국내 자급율이 올라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는 몇 년 동안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으며 침체기를 걸었다. 3분기 가전의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 7조6000억 가운데 2100억원에 불과했다. 중국산 TV는 이제 북미에서 제법 잘 팔리는 TV가 됐다. 
2011년 이건희 회장이 ‘비전2020’을 발표하면서 “10년 뒤 삼성제품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했던 경고가 실제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조용히 삼성의 다음 먹거리,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글 | 김지완 기자 · 그림 | 설인호 화백   


신성장 동력 ‘바이오’ 주력
5대 신수종 중 핵심사업으로 정해
이 부회장 최종목표는 ‘IT·의학·바이오 융합’

삼성그룹은 지난 2010년 미래 먹거리를 위한 ‘5대 신수종 사업’을 선정한 뒤 집중적으로 육성해오고 있다. 삼성그룹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조원을 조달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해 5대 신수종 사업내에서도 바이오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키우나갈 것을 공식화했다. 
삼성내부에서는 바이오 사업을 두고 ‘이재용사업’으로 불리고 있다. 올해로 진출 6년째인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관심 속에 미래전략 사업으로 육성되고 있다. 
올해로 삼성그룹은 바이오산업 진출 6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실제 매출이 발생되기까지 상당기간의 R&D가 수반돼야 하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6년이란 시간동안 그 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 그러나 후발 주자로 기술축적과 시장진입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예상은 조금씩 빗나가고 있다.
지난 9월7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4(브랜시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정식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 약가 고시 등 관련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초에 국내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에 의해 개발해 한 해 87억달러(약10조4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류마티즘성 관절염·건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바로 SB4(브랜시스)이다. 엔브렐의 경우 분자량이 크고 구조가 복잡해 개발이 어렵다고 알려진 항체의약품이지만 유럽 류마티즘학회 공식학회지에 게제된 임상결과에 따르면 브렌시스는 오리지널 약품인 엔브렐과 동등한 효과를 인정받았다.
브렌시스는 현재 유럽 의약국(EMA) 판매허가 신청에 대한 서류 검토를 마무리 하고 본격적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가 발표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개발 현황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SB2 역시 국내, 유럽, 캐나다 등지에서 품목허가 심사를 진행중이다.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SB3는 임상3상이 진행중이고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의 복제의약품 SB9은 임상3상을 완료했다. 대장암 치료제 아비스틴의 바이오시밀러 SB8은 임상 1상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6월 나스닥 상장을 위해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총 4곳을 공동 주간회사 및 자문사로 선정해 실무작업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두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을 통해 10억달러(약1조119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중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오리지널 제품은 모두 글로벌 매출순위 10위안에 들어가는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2020년까지 특허가 만료되는 오리지널 제품이 많은 만큼 복제의약시장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제품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과도 눈부시다. 이미 지난해 시제품을 생산하며 29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로슈와 세 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9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미국 제약사 BMS 최고경영진과 회동했다. 이 날 회동에서 이 부회장과 카포리오 CEO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량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공장 합쳐 연간 18만리터 규모의 생산용량 규모를 갖췄다. 내년1~2분기 사이에 2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되면 바이오 위탁생산 글로벌 3위에 해당되는 규모다. 2020년까지 연간 40만리터 규모까지 확대해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3단계로 나눠서 진행되고 있다. 1단계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2단계 복제약 생산, 3단계 신약 개발 및 생산계획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상황은 1·2단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2020년 신약개발 목표에 대한 로드맵에 근접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 산업을 총괄하는 바이오에피스 전경

2020년 신약개발 로드맵 순항
올해 3월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정보기술(IT),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반도체 신화를 일구며 삼성그룹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이끄는데 성공했다. 이 부회장은 바이오 신화 창출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단순히 글로벌 초일류 바이오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9월 2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는 코엑스에서 ‘2015 미래유망기술세미나’를 개최해 미래유망기술 11선을 선정했다. 그 가운데서도 진단 및 치료용 나노머신, 뇌신경 모방 반도체 소자, 생각되는 움직이는 기계 제어 기술, 소프트 로봇 등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이 높은 기술이라고 제안했다.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된 기술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융합기술이다. ‘뇌신경 모방 반도체 소자’의 경우 인간의 뇌신경회로망의 작동원리를 모방해야 하는 기술로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 기술로는 도달할 수 없다. 뇌신경에 대한 연구가 축적돼야 가능하다. 
생각대로 움직이는 기계 제어 기술은 인간의 뇌를 기계와 연결해 뇌신경신호를 실시간 해석하고 활용하는 기술이다. 소프트 로봇은 부드럽고 변형이 쉬운 신소재와 신축성이 있는 구동기. 센서 등을 기반으로 하는 로봇으로 의료 서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삼선전자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했다. 그러나 이 기술의 부가가치를 극대화 시켜줄 수 있는 핵심열쇠가 바로 바이오 기술이다. 내부연구와 개발로 기술을 축적하고 융합해야 이재용 부회장의 바이오 신화도 탄생할 수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스마트폰 등과 자가진단 기능이 포함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기술융합에 대한 꾸준한 시도를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료원(임상), 삼성바이오에피스(신약개발), 삼성바이오로직스(의약품 생산), 삼성전자(축적된 바이오 기술 융합된 IT기기 제조) 등의 장기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외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긍정적 외부 여건 변화
9월 22일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前 美국무장관이  “처방약에 대한 봉인 부담 비용을 月 250달러 한도로 정해야 한다”고 언급한데 이어 같은달 30일에는 처방약 비용 월 250불 한도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대우증권은 이를 10월 2일 리포트를 통해 ‘이번 힐러리의 약가 인하 계획은 고가의 약물에 집중된 만큼, 미국 내 고가 약물을 판매중인 제약사에게 위기지만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업체에겐 기회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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