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텝과 SPA 체결…8월 딜클로징

이랜드그룹이 자본 건실화 작업의 하나로 추진하던 '케이스위스'(K·SWISS) 매각에 성공했다.

이랜드월드(대표 김일규)는 중국 스포츠 브랜드 '엑스텝'(Xtep)을 운영 중인 엑스텝인터내셔널 홀딩스와 케이스위스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매각 금액은 2억6000만 달러(약 3000억원)다. 오는 8월 딜 클로징(매각 완료)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랜드는 지난 2013년 케이스위스를 2억 달러(약 2300억원)에 사들였다. 국내 기업 최초의 미국 패션 상장사 인수였다.

이랜드그룹 이윤주 CFO는 "이번 딜을 통해 이랜드는 자본 건실화를 완성하고, 중국 엑스텝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어 서로 윈윈(win-win) 구조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계약으로 양사는 모두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랜드는 이번 매각으로 지속해서 추진 중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랜드는 지난해 말 부채 비율을 이랜드월드 연결기준 172%까지 떨어뜨렸다. 올해는 150% 이하까지 줄여나갈 계획이다.

케이스위스는 국내에서는 화승이 판권을 갖고 있어 이랜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현지에서 방대한 유통망을 확보하는 데 한계를 느끼던 가운데 매각이 이뤄지게 돼 이랜드로서는 한결 홀가분해진 셈이다.

특히 양사는 케이스위스가 2009년부터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부츠 브랜드 '팔라디움'(palladium) 합작사(JV)를 설립해 중국 사업을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 합작사 지분 비율은 이랜드 51%, 엑스텝 49%다.

이랜드는 국내에서 슈즈 SPA 브랜드 '폴더'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인 팔라디움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도 엑스텝을 통해 중국 내 판매망을 구축하게 되는 효과도 누리게 됐다.

이 CFO가 "양사가 팔라디움 JV를 통해 크게 성장하는 중국 슈즈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한 것도 의미가 크다"고 언급한 이유다.

엑스텝은 중국 내 전문 스포츠웨어 선도 기업이다. 현지에서 독점 유통권자들을 산하에 두고, 31개 성·자치구·지방에 걸쳐 6200여 매장을 운영하는 등 방대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다만 글로벌 브랜드를 갖고 있지 못한 약점이 있었다.   

엑스텝은 이번 인수로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하게 굳힐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얻게 됐다.

 한편, 이랜드 그룹은 2017년 1월 '티니위니', 6월 '모던하우스' 등 인기 브랜드를 차례로 매각했으나 불황기에도 강한 경쟁력을 확보한 사업군들의 경영 호조와 수익 경영을 통해 지난해 전년 대비 32% 증가한 430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CFO는 "사업적으로 다양한 브랜드가 호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연내 수익구조와 재무구조 재설계를 마치면 어떠한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본 구조가 완성할 것"이라면서 "내년 그룹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올해를 신용등급 상향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면모를 갖추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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