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재단은 '제29회 호암상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호암상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생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 29회 시상까지 총 148명의 수상자들에게 259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호암재단에 따르면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마빈 천(53) 예일대 석좌교수 ▲공학상 앤드루 강(56) UC샌디에이고 교수 ▲의학상 오우택(64) KIST 뇌과학연구소장 ▲예술상 이불(55) 현대미술작가 ▲사회봉사상 (사)러브아시아 등 개인 및 단체다.

시상식은 다음달 31일 오후 3시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되며, 각 수상자에게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을 수여한다. 

호암재단은 수상자 선정을 위해 국내외 저명 학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38명)와 국제적 명성을 가진 해외 석학 자문단(37명)의 검증과 현장 실사 등 4개월 간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했다.

과학상 수상자인 마빈 천 교수는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장치(fMRI)를 이용해 뇌 속에 저장된 이미지 정보를 컴퓨터 영상으로 재현하는데 성공했으며, 인지·주의 등과 관련된 뇌의 특정 신경망을 밝혀냈다.

호암재단은 "정신과 행동의 관계를 과학적 차원에서 밝혀 내는 인지 신경과학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라고 수상배경을 설명했다.

공학상 수상자인 앤드루 강 교수는 반도체 칩의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반도체 회로 설계 자동화 알고리즘 개발 및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조·생산을 고려하는 새로운 회로 설계 방법을 제안했다.

호암재단은 "강 교수가 개발한 혁신적인 기술들은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연구소 및 제조사에서 표준기술로 채택돼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의학상 수상자인 오우택 연구소장은 침, 땀, 눈물 분비와 관련된 유전자 '아녹타민 1'과 근육의 수축, 이완을 감지하는 '텐토닌 3'를 최초로 발견한 세포막 이온통로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호암재단은 "이 유전자들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기능이 있음을 규명해 국제적인 이온통로 분야 연구를 촉진 시켰다"며 "향후 관련 질병에 대한 신약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예술상 수상자인 이불 작가는 1980년대 말부터 순수 예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실험성 높은 설치미술과 파격적인 행위예술을 선보여 온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다.

호암재단은 "작품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 여성성의 통념에 대해 끊임없이 새롭게 조명해 왔으며, 최근에는 테크놀로지, 미래 도시 등 새로운 주제로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사회봉사상 수상자인 (사)러브아시아 2002년부터 순수 민간 후원과 대전·충청 지역의 의료인,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이주 외국인들을 위한 무료진료, 법률상담, 한글교육 등 정착지원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호암재단은 "이방인으로 여겨져 관심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 외국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펼침으로써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호암재단은 시상식을 전후해 국내 전문 연구가를 위한 '제7회 호암포럼(공학, 의학)', 전국 청소년에게 롤 모델을 제시하는 '호암상 수상기념 강연회'와 '노벨상 및 호암상 수상자 합동 청소년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공익적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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