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7일 주주들의 반대로 20년만에 대한한공 대표직에서 물러난 가운데 외신들도 조 회장의 퇴장에 관심을 보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서울발 기사에서 조 회장 일가는 적은 지분으로 과도한 경영권을 행사해왔다며 한국의 재벌 문화를 꼬집었다.

WSJ은 일부 전문가들을 인용, 조 회장의 퇴진은 총수 일가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국 재벌 문화에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은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한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비롯해 조 회장 일가의 일탈 행위에 주주들이 등을 돌렸다고 지적했다.

WSJ은 그러나 같은 날 재벌 순위 3위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그룹 지주사인 SK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며 이번 사건이 상징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WSJ은 '행동주의 투자'의 승리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조 회장의 퇴진은 2대 주주로서 11.56%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 해외 공적연금인 플로리다연금과 캐나다연금의 반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WSJ은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조 회장의 퇴진에 대해 한국에서 재벌총수가 주주들의 반대로 물러난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로이터통신은 아시아 4위 경제대국인 한국에서 행동주의 투자가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해 비중 있게 다뤘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인용 "한국의 일부 기업들은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앞서 투자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노력한다"며 "이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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