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는 권원강 회장이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난다고 13일 밝혔다. 교촌에프앤비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권 회장은 이날 경기도 오산시 소재 교촌에프앤비 본사에서 열린 창립 28주년 기념일 행사에서 경영 일선 퇴임을 공식 선언했다.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놨다. 

권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경영 혁신 없이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교촌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본사 직원 및 가맹점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퇴임 결정 배경을 밝혔다. 50조원에 달하는 시장 규모와 종사자 수 100만명을 넘어선 현 국내 프랜차이즈의 환경에 맞게 경영 시스템도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신임 대표이사에는 황학수 현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교촌 그룹경영전략본부장으로 영입된 황 대표는 2015년 교촌에프앤비에서 인적 분할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사장을 맡은 뒤 2017년 9월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에 취임했다.

권 회장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젊은 시절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점상, 해외건설노동자, 택시기사 등 직업을 거치다 40세에 이르러서야 교촌치킨을 시작했다. 1991년 3월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10평 남짓 작은 가게로 시작한 권 회장은 전국에 간장치킨 열풍을 일으키며, 교촌을 연매출 3188억의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가맹점 위주의 정책으로 가맹점 성장이 본사 성장으로 이어지는 프랜차이즈 모범 구조를 확립했다는 평가다. 철저한 영업권 보호 정책으로 가맹점 숫자를 무리하게 늘리기 보다 내실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교촌치킨 가맹점 수는 2003년 1000개를 돌파했지만 이후 15년 이상 950~1100개 사이에 머물러 있다. 가맹점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본사와 가맹점 모두 세 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최근 권원강 회장의 6촌 동생인 권순철 신사업본부장(상무)이 직원을 때리고 욕설을 하는 등의 '갑질' 이슈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권 상무는 퇴직했으나 10개월 만에 다시 복직해 보복인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구설에 시달려야했다. 권 회장의 결정으로 친족 경영의 폐해가 사라질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권 회장께서 오랫동안 고심하던 사안으로 과거 사건과는 전혀 관계없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전문적인 경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신 것"이라면서 "오너 중심으로 운영되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기업인 교촌에프앤비가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뀌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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