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제37대 회장으로 추대된 허창수 GS회장이 다시 한 번 전경련의 수장을 맡으며 전경련 쇄신을 위한 의지를 밝혔다.

전경련은 27일 전경련 회관에서 제58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허창수 회장을 제37대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총회는 전체 정원 512명 중 56명이 참석하고 230명 위임장을 접수, 총 286명으로 성원됐다.

허 회장은 2011년 취임 이후 4번째 연임을 결정하며 역대 전경련 회장 중 최장수 회장 반열에 올랐다. 전경련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후 위상이 추락하며 구인난을 겪어왔다.

이날 허창수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또 한번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전경련은 3대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재무제표를 공시하며 투명한 운영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국민들이 보시기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이 자리를 다시 맡겨주신 만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에 따르면 마땅한 후임자 후보군이 없었던 가운데 허창수 회장은 재계의 의견을 반영, 이번 연임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은 과거 정부와 기업 간 소통을 주도하는 재계 대표 단체였지만,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 현대차, SK, LG 등 대기업이 일제히 탈퇴하고 정부의 각종 행사에서도 꾸준히 제외되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군사정변 이후 설립된 경제단체다. 전경련은 1988년 일해재단 자금모금 사건,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대선비자금 제공, 2002년 불법대선자금 차떼기 사건 등 대기업들의 정관계 청탁을 위한 뒷돈 창구로 여러 차례 지목돼 왔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에도 대기업 자금 출연을 주도했다는 등의 지적을 받으며, 회원사와 입주사들이 무더기로 빠져나가 재정난을 겪었다.

그러면서 차기 회장 인선에도 난항을 겪던 가운데 허 회장이 4번째 연임을 결정하며 총 10년 간 전경련 회장직을 맡은 고(故) 김용완 경방 회장,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역대 최장수 회장 반열에 오르게 됐다.

앞서 허 회장은 지난 2017년 당시 임기가 만료됐을 때도 더 이상 연임하지 않겠다고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하며 결국 고사 끝 연임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회장은 임기가 2년이며 무제한으로 연임할 수 있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사업방향과 예산을 승인 받고 향후 적극적인 사업추진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허창수 회장은 올해 4대 중점사업 방향으로 ▲저성장 극복과 지속가능 성장 ▲일자리 창출 ▲산업경쟁력 강화 ▲남북경제협력 기반 조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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