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통신 분야 남동유럽 허브…韓 동유럽 진출 교두보

페타르 안도노브 주한 불가리아 대사

지난달 17일 한남동에 위치한 주한 불가리아 대사관을 찾았다. 자신의 첫 직업이 기자였다며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여타 동유럽 국가처럼 공산주의와 계획경제가 무너지며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도입됐다. 여타 신흥국이 경제성장을 목적으로 무분별한 개발에 몰두할 때 영토의 35%를 ‘네이쳐2000’으로 지정해 환경보존에 앞서고 있다. 
불가리아가 자랑하는 혁신적인 에코시스템은 선진국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대한민국이 반드시 이뤄내야 할 부분이다. 페타르 안도노브 주한 불가리아 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불가리아가 한국기업의 동유럽진출에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아래 인터뷰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해 보길 바란다.  

- 불가리아가 EU에는 가입돼 있지만 유로존은 미가입상태다. 이런 부분에서 불가리아에서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는 기업들의 불편함은 없는가?
불가리아는 1유로 대 2불가리아 레프(BGF, 불가리아 화폐단위)의 고정환율을 쓰고 있다. 유로존이 아닐 뿐 통화로 인한 경제활동의 불편함은 전혀 없다. 27개국의 EU회원 중 유로존 회원은 19개국이다. 영국과 스위스를 비롯해 독자적인 화폐를 보유하고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쓴 국가가 유로존 경제위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유로존 리스크에서 자유로웠다.

- 불가리아의 유로존 가입 계획은? 
분명 불가리아는 유로존 가입 계획을 가지고 있다. 3~4년내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가리아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1.5%에 머물렀다. 올해도 1.0% 성장이 예상된다. 신흥국치고는 굉장히 낮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국·브라질 여타 신흥국처럼 제조업을 강화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6%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했다. 금융위기 이후 유럽경제가 침체되며 영향을 받았다. 불가리아의 장점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발에 필요한 컨설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불가리아는 IT소프트웨어, 통신분야에서 남동유럽에서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수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필요성을 공감한다.

- 유럽의 여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적다고 판단된다. 한국 기업이 불가리아에 진출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
불가리아에서는 법인세 10%, 개인 소득세 10%를 책정해놓고 있다. 이는 유럽내에서 가장 낮다. 아울러 기업규모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그렇다고 본다면 기업 운영에 세금 부담이 가장 적다고 할 수 있다. 한-EU FTA의 혜택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그리고 유럽내 최저세율의 세금혜택이 있다. 불가리아는 한국기업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 유럽의 난민 문제가 심각하다. 독일은 공식적으로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불가리아 정부의 입장도 듣고 싶다.
최근에 시리아·이라크 난민 문제가 국제사회에 큰 이슈가 됐지만 2003년부터 이 문제는 계속돼왔다. 이 부분을 분명히 하는것이 좋겠다. 대다수의 난민은 경제상황이 좋아 일자리가 풍부하고 복지가 좋은 독일, 프랑스, 스웨덴 같은 국가를 선호한다. 이런 부분을 정상참작해주면 좋겠다. 불가리아 정부 역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개별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개별국가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해 종합적인 해결책을 도출해야 된다.

- 한국과 불가리아의 민간기업의 협력 상황은?
S-OIL은 불가리아내 자원개발에 상당부분 투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불가리아 기업에 기술이전을 해주고 있다. 반대로 한국내에 유기농 식품에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기술을 전수해 주고 있다. 그 외에도 전경련, 한국중소기업수출협회 등을 통해 다각적인 협력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 올해 5월 로센 플레브넬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이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삼회담을 가졌다. 회담 성과는? 
포괄적 파트너십 공동선언서 발표가 이뤄졌다. IT, 인프라, 에너지, 교통, 물류, 자동차산업, 농업, 식품가공, 과학, 아웃소싱 서비스, 국방, 과학기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높은 차원의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삼성전자와 혁신적인 에코 시스템으로 유명한 불가리아 기업 소피아테크파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불가리아소프트웨어협회와 한국소프트웨어포럼과 MOU체결도 이뤄졌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환경친화적 기술협력 및 교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불가리아내에서 한국의 인식은?
불가리아내에서 한국은 굉장히 유명하다. 50~60년의 짧은 기간 동안 괄목상대 할 정도로 많은 성취를 이룬 것에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동경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대한민국을 IT기술이 발전한 선진국으로 인식하고 있다. 독특한 문화를 보유했으며 한류내에서 K-POP이 크게 알려져 있다. 소녀시대와 싸이가 유명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도 인기가 좋다. 

- 한국내에서 불가리아는 요거트로 유명하다. 
불가리아에서는 박테리아를 중요한 국보(national treasure로 표현)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특정 개인이 오너십을 행사하거나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영기업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방식, 보관법, 관리법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독창적인 브랜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불가리아는 장미, 요구르트, 건강식품,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와인 생산 역사는 유럽에서도 가장 오래됐다. 장미 오일을 원료로 한 화장품도 유명하다. 청정 자연환경에서 나는 식료품도 우수하다. 식품 생산과 가공업에 강점이 있다. 유럽시장 수출 또는 한국 수입시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남동유럽의 IT, 통신분야 리더이며 혁신적인 에코시스템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상이다. 그리고 유럽내에서 최고수준의 비즈니스 아웃소싱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다른 강점과 잠재력도 살펴봐줬으면 좋겠다.

- 불가리아는 유적 보존이 중요시한다고 들었다.
지리적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 지역에 위치해 있다. 대륙을 구분하는 위치에서 불가리아를 통해 많은 교역이 예전부터 있었다. 
특히나 과거 로마제국 시대에 건설된 유물과 유적이 많다. 유물과 유적은 그 나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증거자료가 되고 해외 방문객들이 오래된 나라로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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