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사장에 안동일 선임..경쟁사 포스코 출신

10대 그룹 최초 공채 폐지…수시 채용으로 인사 혁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새해 들어 순혈주의 타파와 관습을 철폐한 인적 쇄신에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재계 최초로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대규모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또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내용으로 새해 첫 계열사에서 사장급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은 15일 현대제철의 생산·기술 부문 담당사장 직책을 신설하고, 포스코 출신의 안동일 사장을 영입했다. 현대차그룹이 사장급 인사에서 경쟁 철강업체인 포스코에서 인재 영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철강부문에 “첨단 소재 개발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신임 안동일 사장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장,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당진제철소를 비롯해 생산, 연구개발, 기술품질, 특수강 부문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실질적인 그룹 경영대권을 이어받은 이후 단행한 첫 정기인사에서 ‘순혈주의’를 타파했던 인사 기조를 그대로 이어갔다. 앞선 정기 사장단급 인사에서도 BMW 출신인 알버트 비어만 차량성능담당 사장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앉힌 건 현대차그룹 내 처음이다.

이번 인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자동차 부문을 넘어 현대제철 등 계열사에도 전파한 데 의미가 있다. 연구원 등 실무진급에서는 경쟁사 간 이동은 있었지만, 사장급의 높은 임원 직급에서 이 같은 인사는 처음이라 내부에서도 정 수석부회장 체제가 수립된 이후 그룹 내 달라진 분위기가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 등 다른 계열사 인사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승진한 이후 올 초 그룹 시무식을 처음으로 주재하며 ‘새로운 방식,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지난 13일 현대차와 기아차가 연 2회 진행했던 대규모 정기 공채를 없애고 직무 중심의 상시 채용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10대 그룹 중에 정기 공채를 폐지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이다. 상·하반기 각 1회씩 연 2회 고정된 시점에 채용하는 기존방식으로는 제조업과 ICT 기술이 융복합하는 미래 산업환경에 맞는 융합형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정 수석부회장 체재로 재편된 이후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입사원 인사에서도 파격적 변화와 혁신을 꾀하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 초 그룹 시무식에서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과 유연한 기업 문화가 필수”라며 “일상에서부터 열린 마음으로 서로 다름의 가치를 존중하고, 새로운 시도와 이질적인 것과의 융합을 즐겨달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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