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이 2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빅3 체제인 국내 조선업계가 '1강 1중' 체제로 재편된다.

KDB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현대중공업이 확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산은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M&A)에 관한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맺고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의향을 물었다.

산은 측은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 제안 요청에 전날 참여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통보했다"며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인수 구조는 현대중공업을 조선합작법인(중간지주)과 현대중공업(사업법인)으로 물적분할하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조선합작법인에 현물출자해 조선합작법인의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조선통합법인 산하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편입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통합법인의 1대 주주가 되고 산은은 현물출자 대신 신주를 배정받아 2대 주주가 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1조5000억원을 지원하고 자금이 부족하면 1조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경영권을 넘기는 민영화에 돌입하면서 메가 조선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45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2위인 대우조선(584만CGT)을 인수하면 세계 시장점유율이 21.2%로 높아진다.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만CGT)를 세 배 이상 웃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분야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LNG선은 양사가 합칠 경우 점유율이 6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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