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노선까지 진출하며 대형社 위협

대한민국의 국적기로 대한민국과 아시아나항공이 양분하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저가항공사(LCC : Low Cost Carrier)가 저렴한 운임을 바탕으로 장거리 노선까지 진출하며 빠르게 세를 확장하고 있다. 노선확대 경쟁과 중대형 항공기까지 보유하며 소형 항공기를 통해 국내선에 국한됐던 초창기 모습은 사라져가고 있다. 본지는 이번호에서 저가항공사 수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 저가항공사들을 살펴봤다.

 

저비용항공사 시장현황

올 상반기 국내선 점유율 50% 돌파
운임·노선확대·서비스개선에 시장확대

우리나라 최초의 저가항공사(이하 LCC)는 한성항공이 2005년 청주-제주 노선으로 첫 운항을 시작한 이래로 10년이 흘렀다. 그 동안 LCC는 1세대 프로펠러기·국내선, 2세대 제트기·단거리 국제선, 3세대 중대형기·장거리 노선으로 변모해왔다. 
초창기 국내 저가항공사가 소개됐을 때 대형항공사와 비교해 부실한 기내서비스로 고객들의 불만을 샀다. 그러나 취항 노선을 다변화하고 일부 저가항공사에서는 기내식이 유료라는 편견을 깨고 대형항공사처럼 무료로 제공하면서 서비스 품질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는 이례적으로 국내 저가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진에어를 베스트 퍼포먼스분야에 수상업체로 선정했다. 
이 상은 2년 이상 정기편을 운항하고 연간 5만 명 이상의 여객 실적을 보유한 항공사를 대상으로 주기장정시성, 서비스 개선, 수하물처리의 신속성, 공항운영 기여도, 여객 증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된다.  
진에어는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백화점 정기세일 개념을 도입해 다양한 특가 모션을 마련하는 한편 대형항공사도 아직 도입하지 않은 카카오페이 등의 간편 결재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러한 이유로 저가항공사 가운데 경쟁우위 확보수준이 아니라 국내 항공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저가항공사는 통상 대형항공사 운임의 80%정도로 책정돼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는 공격적인 특가정책과 일반적으로는 훨씬 더 저렴한 운임의 항공권이 판매된다. 정확한 통계를 위하 진에어를 비롯한 여타 항공사에 자료를 요청한 결과 통상 50~80% 수준의 운임이라는 답변과 더불어 정확한 계산은 불가하다고 알려왔다. 여러 할인 정책 등에 따라 수치가 항상 달라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최근 국토해양부에서 발표한 여객운송 기준의 국내선 LCC의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53.6%를 기록하며 사상최초로 과반을 넘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대형항공사들은 최근 55~60%할인율을 적용해 ‘김포-제주’ 항공권을 소셜커머스에 1만9900원에 팔고 있다. 사실상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의 경계가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LCC의 전용 판매창구로 활용되던 소셜커머스에 대형항공사가 등장했다는 점은 저가항공사가 니치마켓을 넘어 항공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여객 수를 기준으로 업계 1위는 명실 공히 제주항공이다. 하반기 내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글로벌항공사인 싱가포르항공과 지분 투자 유치를 협의 중에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액 5000억원을 돌파하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국내 빅3의 자리를 차지한 제주항공은 후발 저가항공사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선진 항공 시스템 도입, 장거리 노선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저가항공업계 2위를 두고 에어부산과 2위를 다투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한발 빠른 장거리 노선도입과 공격적인 항공기 도입으로 재빠르게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보유 항공기

진에어, 기령 ‘0’의 새항공기 도입에 적극
에어부산, 15년을 넘긴 노후 항공기 많아

저가항공사는 대체적으로 기령 15년 내외의 비행기를 운행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의 항공기령은 각각 평균 9.0년과 9.3년이다. 반면 저가항공사들의 운영 전략은 가능한 한 가동률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평균 항공기령이 모두 10년이 넘는다. 
각 사의 평균 항공기령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이 12.9년, 에어부산이 15.0년, 진에어가 13.7년, 이스타항공이 12.6년, 티웨이항공이 11.3년이다. 대형항공사의 평균 기령이 9년 내외인점을 감안하면 저가항공사의 보유 항공기는 노후화 됐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저가항공사 항공기가 대형항공사보다 낡은 것이 안전 문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항공사 사고를 조사한 결과 저가항공사의 1만회 운항당 사고는 0.63건으로 대형항공사(0.17건)보다 3.7배나 많다. 저가항공사의 주력기종은 B737-800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은 보유중인 20대의 보유 항공기가 모두 B737-800이었다. 단일기종 운용을 통해 항공기 관리·정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에어부산의 경우 저가항공사 가운데 보유중인 항공기의 기령이 가장 높아 상대적으로 노후화됐음을 알 수 있다. 에어부산은 15년을 넘긴 항공기를 가장 보유한 항공사로 20년이 넘은 항공기도 1대 포함, 1995~97년년도 제작한 항공기도 5대나 보유중이다. 
사실상 은퇴를 앞둔 비행기로 영업중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에어부산이 보유한 B737기종 중 3대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은 보유 항공기의 노후화 지적에 따라 지난 5월 ‘내년 상반기에 보유중인 B737시리즈를 모두 반납하고 A320시리즈로 단일화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진에어는 저비용항공사 최초이자 유일하게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 항공기를 오는 12월 인천-호놀룰루(하와이) 노선 취항을 앞두고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저가항공사에서 기령이 오래된 노후 항공기를 도입에 비용절감을 꾀하는 반면 2015년식 B737-800 기령이 ‘0’인 항공기를 도입해 화제가 됐다. 진에어 관계자에 따르면 “2016년까지 추가로 6대의 기령‘0’의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전비교

진에어, 항공정비 비교우위·조종사 차별화
제주항공, 1위 걸맞지 않는 최다 사고건수 불명예

대형항공사와 비교해 저가항공사의 보유 항공기의 기령은 노후화됐다. 이러한 이유로 저가항공 승객 이용자들은 안전문제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각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정비를 외주·위탁을 주고 있다. 이는 곧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동일한 수준의 정비 수준을 갖추게 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타 저가항공사들은 해외에서 중정비를 한다. 상대적으로 정비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긴급상황에 빠르게 대처가 불가능하다. 불시 정비 상황에서 다소 취약할 수 있다. 

운항승무원
조종사로 불리는 운항승무원의 입사기준도 항공사별로 차이가 있다. 진에어의 경우 입사 지원 시 최소 운항 경력을 1000시간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타 저가항공사는 250시간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입사 후에도 진에어는 대한항공 관련 교육 기관에 외주로 의뢰에 대한항공과 동일한 교육수준으로 1년 이상 훈련 및 교육을 실시한 후 실무에 투입한다. 
반면 다른 저가항공사들은 4~6개월 정도의 교육 후에 실무에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객실승무원은 5개사 모두 안전교육 1개월, 서비스 교육 1개월 후에 실무에 투입된다.

사고건수·과징금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저가항공사 별로 사고·준사고 건 수 역시 항공사별로 차이가 있다. 저가항공사 1위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사고건수를 1위를 기록하며 안전에 취약한 저가항공사라는 오명을 떠 안았다.
지난 9월 3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항공사에 9차례에 걸쳐 총 1억3천250만원의 과징금 처분이 있었다. 
이 가운데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과징금 처분을 받은 사례가 없었다. 

 

기내서비스 및 운임비교

무료기내식으로 대형社에 공세수위 강화
단거리 국제선 포화전망에 장거리 노선 도입도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저가항공사임에도 어린이 승객 맞춤형 유료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다. 진에어의 경우 탑승 3일전에 사전 신청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며 메뉴는 스파케티, 불갈비 햄버거이다. 비용은 편도 1만원 또는 10달러이다. 그 외 저가항공사에서는 어린이 승객을 위한 별도 메뉴는 준비돼 있지 않다.

엔터테인먼트측면에서도 진에는 여타 저가항공사와 비교해 한 발 앞서 있다. 진에어는 저가 항공사 뿐만 아니아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소니社의 플레이스테이션 비타를 편도 5000원($5)의 가격에 대여해주고 있다. 

장거리 노선
저가항공사는 통상 최대 6~7시간 비행할 수 있는 비행기를 보유중이다. 이에 따라 일본, 중국, 동남아, 괌 또는 사이판과 같은 대양주 일부 지역이 취항이 가능한 범주에 속한다. 중국 시장의 경우 산둥반도와 하이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오픈스카이가 아닌 운수권 배분을 받아 운항해야 하는 지역으로 임의 취항이 불가하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저가항공사의 취항 지역은 더욱 제한된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저가항공사들은 지방발 국제선 취항노선을 도입하는 방법으로 6~7시간 이내 목적지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노선을 늘려왔다. 그러나 단거리 국제선 시장에 해외 저가항공사까지 가세하며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진에어는 저가항공 최초로 장거리 노선 취항을 공식화했다. 에어부산을 비롯한 다른 저가항공사들도 장거리 노선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에어부산도 2018년에 장거리 노선 취항을 목표로 준비에 착수했다. 반면 이스타항공 및 티웨이항공은 제반여건상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 저가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취항에 대해 “항공사 하나를 새로 설립하는 만큼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적으로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야 한다. 이어 항공기 운항을 위해 해당 항공기 면장이 이는 운항승무원 채용하거나 기존 운항승무원을 별도 기종 전환 교육을 통해 해당 중대형 항공기 면장을 취득하게 해야 한다. 해당 항공기에 맞는 전비 능력, 예비 부품 준비와 더불어 장거리 노선 설계 및 운영노하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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