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이번 설 연휴를 경영현안과 사업전략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고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공식 외부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경영구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들 4대 그룹 총수들은 창업주나 선대 회장 때부터 양력설을 지내왔기 때문에, 설날 따로 차례를 지내거나 성묘를 하지 않는다. 대신 양력설, 추석, 창업주의 기일 추도식을 지내며 일가족이 모여 선영을 찾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설 연휴 기간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인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반도체 단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단기 시황이 악화됨에 따라 비(非) 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위기론에 대해 "위기는 항상 있지만 이유를 밖에서 찾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반드시 헤쳐 나가겠다"고 밝힌만큼 올 첫 해외 출장을 시작으로 국내 행보뿐 아니라 글로벌 행보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자택에서 명절을 보내며 경영 구상에 매진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추석연휴 기간엔 미국에서 고율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수소전기차와 고성능차, 자율주행 등 미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단순 제조업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은 설 연휴기간 수소경제 분야에 대한 구상을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다양한 산업에 융합해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사회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또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4년 7개월 만에 극적 타결됨에 따라 추후 추진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설 연휴에도 평소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창출'을 통한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에 대해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열린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서도 '사회적 가치'를 세계 각국 인사들에게 전파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사회적 가치의 비중을 50%까지 늘릴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했으며, 지난달 8일 직원들과 함께 한 '행복 토크' 행사에서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사회적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고 설파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설 연휴에 휴식을 취하면서, 취임 이후 줄곧 매진해온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성과 도출 대한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현재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 등을 주축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과 육성에 사활을 걸었다. 프리미엄 가전 출시 국가 확대 등 주력 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자동차 전장기업 ZKW 인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건설 등 미래 준비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섰다. 아울러 로봇을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독자 기술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로봇전문업체,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등 외부와의 협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저작권자 © 타이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