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프라이는 3M 중간관리자로 포스트잇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스카치테이프와 더불어 3M의 대표상품이 됐다.

코닝, 실패도 성공을 위한 자산
3M, 중간관리자가 혁신 아이디어 창출

코닝은 지난 150년동안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배경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지난 100년동안 8명의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재임했다. 
평균 12년 이상의 시간을 부여하며 연구개발을 진두지휘하게 했다. 
신기술 투자의 성공여부에 대한 판단을 멀찌감치 뒤로 미뤄놓고 성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부여했다. 자료에 따르면 코닝은 CEO 재임 기간을 초월해 투자기간을 설정했던 사례가 많다. 
미래 기술투자를 결정할 때는 성공자와 실패자를 동시에 기술전략위원회에 참석시키는 것은 오래된 전통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1년 단위의 성과 평가를 통해 임원들의 거취를 결정한다.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전문경영인의 평가도 기술개발보다는 실적에 기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개발(R&D)에 쓰여진 돈은 여타 설비투자가 자산처리 되는 것과 달리 전액 비용 처리된다. K-IFRS가 도입되면서 연구개발에 성공했을 때 특허비용 정도만 자산화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적 성과를 내야만하는 전문경영인이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연구개발의 경우 산업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0~25% 정도 확률을 가지고 있다. 
실패자 역시 실패자로서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이 역시 다음 성공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한국기업은 실패를 무능력의 결과물로 판단한다. 예외적으로 총수의 실패만 이런 통계를 들어 너그러운 면죄부를 부여받는 것이 현실이다. 실패자가 퇴사하거나 한직으로 밀려나는 분위기에서 그 경험을 공유해 더욱 발전적으로 계승시키기는 쉽지 않다. 

3M, 중간관리자 가치창출 중심
3M은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포스트잇과 스카치테이프가 바로 이 회사 제품이다. 어느 기업에나 최고경영자가 있지만 모든 상황의 구체적인 변화의 내용을 결정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3M의 최고경영자는 포괄적인 개념의 전략적 방향만을 설정해준다. 
중간관리자는 자율적으로 이 전략적 비전을 해석해 구체화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중간관리자와 경영진과 소통의 과정을 거치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증폭되는 가치 창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사실상 기업 혁신에 필요한 제품개발의 아이디어가 중간관리자를 통해서 창출된다. 
이를 통해 3M은 25%가 넘는 신제품 비율을 유지하는 혁신적 기업의 아이콘이 됐다. 
상명하복 문화가 팽배해 있는 한국의 조직문화를 생각해보면 3M의 기업운영 방식은 대단히 혁신적이다. 
상사가 시키면 무조건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견이나 반론을 제기하는 건 ‘직’을 걸고 하는 행위와 동일시된다. ‘튀면 죽는다’는 조직문화는 회사 임원들의 대표적인 처세술로 오래전부터 자리 잡았다.
국내기업들이 적절한 실무능력과 창의력이 발현될 수 있는 중간관리자에게 수동적인 업무수행만을 강요하는 것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도요타 프리우스를 베이스로 한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반 도로에서 실험 주행을 하고 있다. 이 차에는 360도를 감지하는 레이저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골목상권서 먹거리 찾는 韓기업과 대조
앨런 머스크, 특허공개로 시장확대 시도

구글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특별하다. 검색엔진과 모바일 OS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들의 미래전략은 인류 진보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구글글래스는 작은 안경에 초소형 컴퓨터를 탑재하는 프로젝트다. 
눈깜박임 등을 이용해 버튼을 조작하는 방식이다. 최근엔 생각만으로 구글글라스를 작동시키는 ‘뇌파 인식 앱’까지 나왔다. 
이를 개발한 사람은 태드 스타너(Thad Staner)로 무려 21년간 몸에 컴퓨터를 달고 다니며 웨어러블 컴퓨터 개발에 매진했던 괴짜였다. 
한국의 기업문화가 이런 사람들을 수용할 정도의 포용력이 있는가에 대해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구글이 자율주행차(무인차)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자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성공한 사업가의 몽상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늘어놨다. 
그러나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장애인들도 개인 교통수단을 가질 수 있다는 선한 목적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매번 새로운 자율주행차를 공개할 때마다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또 구글은 풍력회사를 인수해 고도 2000피트 상공에 비행기를 띄워 대형 프로펠러를 돌리는 방법으로 전기 발전을 시도하고 있다. 구글 네스트에서 나온 온도계는 온도계 근처 온도와 실내 온도 차이로 인한 에너지 낭비를 막고자 개발됐다. 
이제는 단순히 스위치를 켜고 끄는데 그치지 않고 기기들이 상호 연결되어 저절로 동작하는 스마트 홈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들의 성공은 구글이란 기업뿐만 아니라 인류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다. 인류가 꿈꾸는 미래를 기업이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대기업들이 골목 상권까지 뺏어 외형성장을 이뤄나가고 있다. 
과거 70~8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기업가정신이 발현됐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대기업 총수의 기업가정신은 뒷골목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있어야 한다. 

테슬라자동차 특허 모두 풀어
앨런 머스크는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가 지난해 6월 통 큰 결정을 했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테슬라 자동차가 보유한 모든 특허를 풀겠다고 했다. 
이 전례없는 특허 개방에 전기차 후발업체들은 일제히 앨런 머스크의 결정에 환영 의사를 표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오픈소스(Open Source) 정신’을 언급하며 “우리 기술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한 특허 소송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로써 경쟁사들은 테슬라의 전기배터리, 고속충전 기술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앨런 머스크의 특허발표에 대다수가 그의 뒷속셈에 대한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치중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그의 결정이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고 인류가 진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것이다. 
전통적인 관점의 기업가 정신은 혁신을 발굴하고 창조해 그 이익을 독점하는데 그쳤다면 앨런 머스크가 보여준 혁신을 나누어 더 큰 이익을 창출해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미래 기업인들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가정신 약화의 환경적 요인

韓日, 창업실패하면 ‘신용불량자’ 전락
기업가정신·창업정신에 대한 교육부재

미국의 경제 잡지 포브스는 2013년 1월 ‘일본의 기업가정신 약화에 환경적 요인(Forbes, ‘The Entrepreneurship Vacuum in Japan: Why It Matters and How to Address It’)을 분석기사로 다뤘다. 
자료에 따르면 크게 다섯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우선적으로 문화적 요인을 살펴보면 관습, 전통, 일관성을 중시하는 집단적 문화로 위험을 수반한 도전적 정신 결여에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가장의 안정적 가족 부양 의무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기업가의 사회적 위상이 높지 않다는 점을 꼬집었다. 
교육적으로도 기업가정신 및 창업 교육 프로그램이 부재하며 영어와 같은 외국어 능력이 동아시아 다른 국가와 비교에 떨어지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 기업가의 실패가 개인, 연대 보증인 및 그 가족까지 채무변제 책임이 이전되는 도산법이 기업가정신이 발휘되지 못하는 대표적 법적 규제로 소개됐다. 금융환경 역시 기업가정신이 발휘되는 시장 환경과는 거리가 있다. 충분한 담보 없이는 대출하지 않는 금융기관의 관행 및 벤처 투자시장의 미성숙도 기업가정신이 발현되기 어려운 금융적 요인이다. 
이는 국내 환경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창업에 한 번 실패하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똑똑한 젊은이들은 고시공부나 대기업에 취업하는 걸 선호하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실패를 용인해 주는 분위기며 창업투자에 적극적인 엔젤투자가 활성화돼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정부가 기업 지원에 앞서 2~3개월 정도 기업에 파견을 나가 파악하고 투자를 결정한다. 그렇게 매년 500개의 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으며 이스라엘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라나고 있다. 
현 정권이 들어서 줄기차게 창조경제를 부르짖었지만 기업가정신이 발현될만한 환경적 요인 개선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반문하고 싶다. 
노키아로 유명세를 떨쳤던 핀란드가 바로 좋은 예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세계1위 핸드폰 제조회사 노키아의 위상은 크게 흔들렸다. 
마이크로소프트社의 윈도우폰으로 애플과 구글기반의 스마트폰에 맞대응하면서 2009년부터는 급격히 몰락했다. 핀란드 GDP의 20%를 차지했던 노키아의 몰락은 4만명의 해고자를 양산했다. 급기야 핀란드의 2009년 GDP성장률은 –8.3%까지 떨어졌다. 그러한 핀란드  GDP성장률은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012년 +2.3%까지 회복됐다. 
이는 당시 해고됐던 젊은이들이 대부분 창업에 나서 수백 개의 회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두가지 부분에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젊은이들이 노키아내에서는 혁신역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지만 창업에서는 가능했다. 
경직된 조직문화에서는 창의적인재도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창업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토대가 잘 갖춰져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이 갖춰져있지 않으면 동시다발적으로 수백개의 벤쳐가 생겨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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