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기업가 출신 대사…유도요노 前 대통령 발탁

존 프라세티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내 대사관저에서 존 프라세티오(John A. Prasetio) 주한 인도네이사 대사를 만났다. 그가 들려주는 인도네시아와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력이 상당히 독특하다 
CBA 컨설팅의 설립자이자 회장으로 재직했다. 페르마타(Permata)은행 및 사라나 메나라 누산타라(Sarana Menara Nusantara) Tbk 이사, P&G 인도네시아, 크로 호워스(Crowe Horwath) 인도네시아, 그리고 미쓰이(Mitsui) 인도네시아 고문직을 역임했다. 그 외에도 산업부 장관의 특별 자문,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가경제위원회 등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 
- 인도네시아 유명기업가 출신이다. 어떻게 대사가 되었나
유도요노 前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개인적인 요청을 받고 2013년 말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로 부임했다.

- 유도요노 前 대통령이 주한 대사로 임명한 배경은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민간투자가 필요하다. 그런 상황에서 외자유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2012년 유도요노 前 대통령은 기업인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후 한국으로부터의 외자유치에 전문 외교관보다는 기업인 출신인 나를 적임자로 판단했다.

- 현재 한국정부나 기업의 인도네시아 투자 상황은
한국 기업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투자가 활발하지 않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총 285억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국의 투자 규모는 11억달러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 중에서도 아주 일부만 인프라스트럭처(사회간접투자)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됐다. 반면 일본정부와 민간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국외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의 외자유치를 바라나
인도네시아는 1만7000여개 섬으로 이뤄져있다. 그 섬과 섬을 이어야 발전할 수 있다. 아쉽게도 이전까지는 내륙교통에만 치중했다. 그 섬들을 잇기 위해서는 항구가 필요하다.  조코위 대통령은 2019년까지 매년 7~8% 경제 성장 목표를 설정했다. 이 목표의 중심에는 섬들을 잇는 24개 항구 프로젝트가 있다.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 인도네시아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5000만 명으로 세계 4위의 거대한 나라다. 2013년 경제성장률은 6.2%로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경제성장률이 5.02%에 그쳤지만 아세안 1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민총생산으로는 16위에 달한다. 언어는 인도네시아어를 사용하고 문맹률은 16% 수준이다.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국민이 이슬람교를 믿는다.

- 인도네시아의 잠재력은
인구 규모는 한 나라의 미래 성장잠래력을 평가하는 주요 요소 중에 하나이다. 2억5000만명의 인구는 거시경제의 공급측면에서 볼 때 생산요소중의 하나인 노동력 제공의 근간이 된다. 수요측면에서는 시장 구매력의 크기를 측정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한반도 9배에 달하는 넓은 영토, 석유, 천연가스, 목재, 주석, 석탄, 보크사이트, 망간, 동, 니켈, 금, 은 고무 등 풍부한 지하자원 등을 감안할 때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2050년 세계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BRICs국가들의 공통점은 인구, 영토 그리고 부존자원의 규모가 타 국가대비 크다는 것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10여년후면 인도네시아가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1980년 초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이미 인도네시아를 세계에서 잠재력이 가장 큰 국가로 분류했다. 언제쯤 성장 가능성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판단하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허덕이고 있던 2008년 후반부터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1인당 GDP는 사상 처음 2000 달러를 돌파했고, 경제성장률은 6.1%를 기록했다. 그때 경상GDP 규모가 5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동남아 11개국 경제 규모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성장 잠재력에 대한 의문부호는 이미 상당부분 제거됐다. 또한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한 G20에 속해 있다. 인구구조는 15~64세 경제활동인구가 확대되는 전형적인 항아리형 인구구조다. 인구의 50%가 29세 이하 근로가능 연령 계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주한 대사로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업무는
한-인도네시아 양국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를 추진하다 합의에 실패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양국 발전을 위해서는 협상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 여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좋은 투자 기회를 소개하고 촉진시키는 역할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 한국기업들에 대한 조언은
중국과 일본은 아세안에서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 수주에 참여할 때, 독립적인 컨설턴트를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국은 `인-하우스(in-house)`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외부 컨설턴트의 리스크 관리·분석은 내부 컨설턴트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수직계열화 되어 있는 내부 컨설턴트는 보다 주관적인 의사가 개입될 여지가 있다. 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상대적으로 현지 컨설턴트보다 떨어진다. 이는 업무 진행 미숙을 초래하거나 업무 처리를 지연시킬 수 있다. 현지 컨설턴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경쟁에 참여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타이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