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개편중인 가운데 롯데그룹 역시 지주사 체제로 전환에 힘쓰고 있다. 지배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와의 관계 정립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여전히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8일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보고서 롯데그룹' 보고서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후 투자부문(지주부문)과 롯데지주와의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완성시키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6월 롯데제과의 지분 9.87%를 769억원에 추가로 매입해 지주회사 상장 자회사 지분율 요건인 20.0%를 충족했다. 그러나 주요 주주가 일본에 있는 롯데홀딩스(9.89%)와 롯데홀딩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롯데알미늄(15.29%)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해당 부문에서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애초 롯데가 지주회사 전환하려고 할 때 제기됐던 지배구조 측면 문제 부분은 ▲호텔롯데를 제외한 국내 계열사 중심의 미완의 지주회사 체제라는 점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 등 금융회사의 금산분리 규제 건 ▲지주 회사 체제 밖에 있는 롯데케미칼·롯데물산·롯데건설 등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회복 문제 등이 있었다.
연구소는 이 중에서 지주회사 체제 내의 주력 금융회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외부 매각이 결정됨에 따라 금융회사의 금산분리 규제 건은 상당 부분 해소 단계로 판단했다. 또한, 롯데지주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으로부터 롯데케미칼 지분을 직접 인수(2조2274억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롯데그룹 소속 상장기업의 평균 내부지분율은 61.2%로 국내 주요 10대 및 26대 그룹의 내부지분율인 54.8%, 57.1%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계열사 등에 의한 내부지분율이 44.8%로 월등히 높은 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등 지배구조 구조 개편 과정에서 파생된 부분도 일부 있지만, 구조적으로 여전히 계열사에 의한 내부지분에 의존하고 있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내부지분율은 77.4%로 월등히 높은 수준이지만 그 중에서도 자기주식 40.3%, 계열사 등 23.3%, 총수(신동빈) 8.6%로 자기주식에 의한 내부지분율이 높은 편이다. 롯데지주는 주주환원 측면에서 지난해 11월21일 진행한 임시주주총회에서 보유 중인 자기주식 1165.7만주(10%)에 대한 소각을 결정한 바 있다.
롯데그룹 임원 현황에 대해 보고서는 사내이사 임원 겸임률은 타 그룹 수준이나 총수의 계열사 겸직은 다소 과도하다고 평했다.

현재 롯데그룹 소속 10개 상장를 기준으로 사외이사를 제외한 계열사의 등기임원은 총 37명이다. 이 중 등기임원의 상장 계열사 겸임률은 27.0%(10명)으로 국내 10대 그룹의 평균인 30.6%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총수(신동빈)의 계열사 겸직이 총 8개사에 이르는 등 여전히 과도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연구소는 파악했다.

또한 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롯데정밀화학의 사내이사가 자회사(지분 50%) 한덕화학의 감사를 겸임하는 것은 한덕화학 일반주주의 주주권익 측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경영진에 대한 적절한 견제 기능이 요구되는 계열사 감사인에 해당 계열사의 최대주주 법인의 사내이사가 파견되는 건 감사로서의 충실한 임무 수행에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를 위한 것이라면 경영진 등 사내이사 파견을 통한 지배력 확대가 적절하다"며 "총수일가의 계열사 임원등재율은 10.3%로 국내 10대 및 26대 주요 그룹의 평균인 12.3%, 17.1%보다는 다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최근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인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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