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환(52·사법연수원 20기) 신임 대법관이 사법부 불신은 스스로 감당할 일이며, 신뢰 회복을 꼭 이뤄내야 한다고 취임사를 통해 강조했다.

대법원은 2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2층 중앙홀에서 김 신임 대법관의 취임식을 진행했다.

김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지난 10월 예기치 못한 부름을 받고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대법관으로서 책임과 사명이 무엇인지 고심하고 성찰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헌법이 담고 있는 귀중한 의미와 가치가 대법원판결에 온전히 녹아들어, 사회의 굳건한 생활 규범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법리가 오랜 관성이나 타성에 근거한 게 아닌지 헌법 관점에서 성찰하고, 소수 목소리가 미약하다고 해 그 안에 잠재된 힘을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대법관은 최근 불거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으로 위기에 처한 법원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 대법관은 "재판기록에 나타난 국민들의 고통과 애환을 살피고, 판결에 쌓여있는 동료 법관들의 고뇌에 진지한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며 "법이 추구하는 보편적이고 공정한 가치, 사람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조화를 이루게 해 국민들 마음속에 사법부에 대한 희망과 미음이 되살아나도록 하겠다"고 했다.

특히 "사법부는 스스로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한 나머지 국민의 사랑과 믿음을 잃고 있다. 사법부 구성원들에게도, 국민들에게도 불행한 일"이라면서 "하지만 이는 우리 스스로 감당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선 언제쯤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 가늠조차 어렵지만 꼭 이뤄내야 한다"며 "모든 법원 동료들을 믿고 함께 사법의 든든함을 회복하는 길에 기꺼이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10월2일 김 대법관을 김소영(53·19기) 전 대법관 후임자로 제청했다. 국회는 그로부터 약 3달 뒤인 지난 27일 김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날인 28일 오전 10시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김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김 대법관의 임기는 2024년 12월까지로, 이로써 대법원 인사 14명 중 문 대통령 임명자는 총 9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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