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객 3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이통 3사의 해외 로밍 고객 유치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초당 음성통화 요금을 국내 수준으로 낮춘 데 이어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면 마음껏 통화할 수 있는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를 통해 현지 유심과 포켓 와이파이 등을 이용하는 여행객의 마음을 되돌리겠다는 포석이다.

◇음성 통화 요금 낮추고, 데이터 요금제 가입하면 음성통화도 무료

18일 이통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로밍 서비스의 음성 수신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어 KT는 이달 초 해외에서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초당 1.98원을 적용하는 '로밍 온(ON)' 서비스를 선보였고, SK텔레콤은 데이터 차감 없이 송·수신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는 해외 음성통화 서비스를 내놨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말 국내 최초로 해외 로밍 서비스의 음성 수신료를 무료로 제공하며 첫 발을 뗐다.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로밍'과 '맘편한 데이터팩' 5종을 포함한 6개의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은 미국(분당 1219원), 중국(분당 1157원), 영국(분당 955원) 등 주요국에서 통화 시간과 횟수에 관계 없이 음성 수신료가 무료다.

발신통화의 경우 모바일 메신저 등을 활용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통해 부담이 없었지만 수신 전화의 경우 불가피하게 요금을 납부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 해외에서도 로밍 통화의 부담을 덜어줬다. LG유플러스는 수신료 면제 서비스를 내년 3월 말까지 시범 운영한 뒤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

 SK텔레콤은 한 발 더 나아가 '데이터로밍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T전화로 해외에서 한국에 있는 상대방과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T전화 이용 고객은 전세계 168개 국가에서 본인 전화번호 그대로 국내 이용자와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통화에 사용되는 데이터 이용량을 차감하지 않는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해외에서 한국간 음성통화는 물론 고객이 현지에서 현지로 발신하는 통화 요금도 무료다. 해외 와이파이 환경에서도 T전화만 이용하면 동일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 로밍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도 이용 가능할 수 있으나 현지 데이터망 이용에 따른 이용료가 부과된다.

KT는 이달 초 해외에서도 음성통화 요금을 국내와 똑같이 초당 1.98원을 적용하는 '로밍 온(ON)' 서비스를 호주와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독일까지 21개국으로 확대 적용했다. 지난 5월 출시된 로밍온은 해외 로밍 통화요금을 1분당 과금에서 1초당 과금으로 개편해 이용자의 부담을 줄였다.
 
로밍온 서비스 시행으로 해외 음성통화료가 최대 97% 저렴해졌다. 기존 해외 로밍 음성통화 요금은 국가에 따라 1분 통화 시 2000~4000원을 부담했지만 로밍온 적용 후에는 1분에 119원, 10분에 1천 188원만 부과돼 이용자의 요금 부담을 줄였다. 서비스는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KT 전 가입자에게 자동 적용된다.

◇해외로밍 시장 공략 이유는?

통신사들이 잇따라 해외 로밍 요금제를 개편한 것은 해외 여행시 음성보다는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해외 로밍 요금은 여전히 비싼 탓에 현지 통신사의 선불 유심으로 교환해 사용하거나 포켓 와이파이를 사용해 저렴하게 데이터를 이용하는 여행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실제 이통통신전문 리서치 업체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4월 해외 여행객 17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해외 여행시 와이파이 라우터 이용이 35%로 가장 많았고, 통신사의 데이터 로밍 서비스 20%, 현지 유심 구입이 19%로 나타났다. 데이터 로밍을 만족하지 않은 이유는 가격(70%)과 요금 폭탄 우려(47%) 등을 꼽았다.

올해 국감에서도 이통사의 해외 데이터와 음성로밍 요금 인하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국내 이통사 데이터 로밍 요금이 현지보다 평균 4.8~5배 정도 비싸다"고 지적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음성 로밍 요금이 국가별로 요금 격차가 20배까지 난다고 지적하며 로밍 요금 인하를 요구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2015년 국내 요금제가 데이터 요금제 중심으로 바뀌었고, 올해는 해외 로밍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바뀌는 흐름"라며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지도를 보고, 정보를 검색하고,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로 업무상 통화를 하며 데이터 사용량이 늘 수밖에 없다. 지금은 비싸지만 경쟁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남호 SK텔레콤 MNO사업부 로밍사업팀장은 "해외에 나가서 로밍 외에 현지 유심이나 포켓 와이파이를 쓰는 고객이 다시 로밍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데이터 기반 상품이다보니 무료 통화 혜택을 이용하기 위해 데이터 이용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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