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더 뉴 카마로SS(The New Camaro SS)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18.12.13. (사진=쉐보레 제공)

산업은행이 한국지엠에 출자키로 약속한 8000여억원(7억5000만 달러) 중 남은 4045억원을 연내 출자키로 함에 따라 법인분리를 둘러싼 양측간 갈등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국지엠은 13일 시설자금 4045억원 조달을 위해 제3자배정증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산은이 우선주 1190만6881주를 주당 3만3973원에 배정받는 것으로, 납입일은 오는 26일이다.

추가 출자가 마무리되면 산은은 지난 4월 산업은행이 한국지엠의 유상증자를 통해 8100억원을 지원한다는 양해각서(MOU)를 모두 이행하게 된다. 양측은 당시 산은이 한국지엠에 출자하는 대신 지엠은 향후 10년간 한국을 떠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지엠의 1대주주 GM(지분율 76.96%)와 2대주주 산업은행(17.02%)은 지난 10월19일 한국지엠 주주총회 이후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당시 GM측 주주들은 노조봉쇄로 산은 측 주주가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주총을 강행, 연구개발(R&D) 법인분할을 결정했고, 산은은 이에 크게 반발하며 주주총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남은 공적자금을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법원은 지난달 28일 "회사분할은 한국지엠 정관에 의해 보통주 총수의 85% 이상 찬성을 필요로 하는 특별결의 대상"이라며 "한국지엠은 (주총) 결의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산은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회사 분할을 연기키로 했다.

산은 측은 약정한 자금을 올해 안에 모두 투입하지 않으면 한국지엠이 10년 간 국내에서 생산을 지속한다는 계약 자체가 무효화돼 한국 철수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산은과 좋은 기류로 협의가 이뤄져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주간의 대화인 만큼 구체적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일단 대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도 "연구개발 법인 분할을 하더라도 한국지엠이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산은 역시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GM측의 요청으로 GM본사 배리 엥글 사장을 만나 수일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며 "산업은행의 주주로서의 권리보호, 한국지엠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보장책 마련이라는 원칙을 갖고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관점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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