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보아오포럼 서울회의 본회의서 연설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2018 서울회의 특별연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이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는 세계를 향해 개방의 문을 넓히고, 혁신에 기초한 성장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은 20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서울회의 2018' 오후세션에서 "국가 간 상호 의존과 세계화가 심화하면서 대화와 협력, 다자주의의 역할 강화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반기문 이사장은 이날 오후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아시아'를 주제로 진행된 플레너리 세션에서 연설에 나섰다.

반 이사장은 "아직도 세계에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인 평화를 향유하고 있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며 "경제적 측면에서도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반 이사장은 "20세기 전반기에 인류가 깨달은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자주의', '대화', '협력'이라는 가치와 원칙을 토대로 한 다자적 협력의 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이라며 "지난 70년의 역사는 우리에게 다자적 접근의 실효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UN 등 다자기구는 세계 평화를 지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WTO(세계무역기구)와 IMF(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 다자간 무역금융 기구는 세계화, 빈곤 완화, 번영 추구를 통해 분쟁, 폭력, 전쟁의 위험을 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반 이사장은 "평화와 번영은 서로 상승 작용을 한다"며 "다자주의야말로 이러한 진보를 가능케 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반 이사장은 이어 "세계는 날이 갈수록 상호의존도가 높아지고 서로 가까워지고 있다"며 "그러나 놀랍게도 지금 세계는 정반대의 움직임들이 세를 얻는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반 이사장은 세계화를 거스르는 단독주의와 보호주의 등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는 오늘날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이자, 아시아가 직면한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개방'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반 이사장은 지난 4월 보아오포럼에서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세계화, 다자주의, 자유무역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개방 정책을 독려했다.

역내 경제 협력의 중요성 또한 역설했다. 반 이사장은 "아시아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란창-메콩 협력, 한중일 FTA를 비롯한 자유무역협정 등을 통해 역내 경제 협력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과 중국을 상호 시장 개방의 좋은 본보기로 들었다. 반 이사장은 "한중 FTA는 동북아 국가 간에 처음으로 체결된 양자 FTA이자, 중국 역사상 가장 포괄적이고 높은 단계의 양자 FTA"라며 "한중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는 양국의 경제 성장에 기여함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한중일 FTA, RCEP 등 역내 협력과 자유 무역 증진을 위한 튼튼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반 이사장은 '개방'에 이어 '혁신'을 이번 포럼의 키워드로 꼽았다. 반 이사장은 "혁신은 오늘날 아시아가 처한 경제적 현실에서 아시아의 성장을 이어가고, 더 큰 성과를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혁신의 고무적인 징후와 성공적인 개척자들, 그리고 탄탄한 기반이 존재한다"며 "아시아는 여러 측면에서 갈 길이 많지만, 모바일, 인터넷,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아시아에 주어진 선택지는 단 하나"라며 "날로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는 세계를 향해 개방의 문을 더욱 활짝 열고, 혁신에 기초한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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