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호암 이병철 회장 31주기 추모식에 불참했다. 추모식과는 별도로 가족들과 함께 지난주 미리 선영을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31주기 추모식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신종균·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했다. 권오현 삼성 종합기술원 회장은 다리 부상으로 불참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9시께 시작해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라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삼성 총수 일가는 지난주 선영을 미리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매년 추모식에 참석했지만,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수감되면서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올해는 추도식에 참석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심근경색으로 건강이 악화되면서 이후 불참하고 있다.

삼성을 제외한 CJ와 신세계, 한솔 등 범삼성가 기업들은 별도의 추모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당초 삼성 측과 추모식을 함께 진행했었으나 지난 2012년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회장 사이의 상속 재산 분쟁 이후 따로 치르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오전 9시께 가족들과 함께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에 있는 이 선대회장의 선영을 찾아 추모식을 가졌다. 

이날 참배에는 아들인 선호씨 내외와 딸인 경후씨 내외도 함께 참석해 이 회장의 새 며느리도 함께 선영을 찾았다. CJ 관계자는 "올해는 새 식구가 된 종부를 선대회장님께 인사시킨다는 의미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저녁에는 가족·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리는 기제사를 주재할 예정이다. 기제사는 2010년까지 생전 고인이 살던 서울 장충동 자택에서 열렸다가 이듬해부터 CJ인재원에서 열리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기제사가 CJ인재원에서 치러진 이후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이병철 회장은 지난 1936년 부친의 지원을 받아 경남 마산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협동정미소에서 마련한 돈으로 1938년 대구 중구에 삼성상회를 설립, 오늘날 삼성그룹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1968년 12월30일 삼성전자공업을 세우고 일본 기업과의 전자 계열 합작 회사를 연달아 설립했으며 1980년대에는 반도체 산업 진출 결정을 하는 등 현재까지 시가 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토대를 형성한 창업자로 평가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