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우리경제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한 컨퍼런스'에서 "최저임금의 인상률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예측가능성의 문제"라며 "기업들의 비용변동 요인을 예측가능하고 수용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이는 것인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예측가능성이 확보되면) 경제주체들이 각자의 사정에 맞춰 좀더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했다. 경제전문가들도 현행 최저임금 결정방식에 대해 변동성 예측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한다는 것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의 결정방식을 산식(formula)을 활용해 산출되는 구조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기업의 안정적 경영과 투자를 위해선 미래 수입 및 비용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중요한데,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16.4%)이 전체근로자 임금인상률(3.8%)의 4배를 넘는 등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됐다는 문제의식에 공감대를 이뤘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비용변동요인의 예측·수용가능성' 주제발표에서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은 ①근로자의 생계비 ②유사 근로자의 임금 ③노동생산성 ④소득분배율을 고려해 노사가 협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최근 사례를 보면 이런 기준보다는 노사협상 또는 정책적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단적인 예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사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비중은 고작 20%(총 32회 중 7회) 수준에 그친다"고 했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방식이 노사갈등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최저임금법에 명기된 4가지 기준은 노사협의 시 고려사항일 뿐 지표산출과 반영기준 등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서 지표 항목을 재정립하고 지표별 산식(formula)을 명확하게 하는 등 최근 대한상의가 제안한 방식을 검토해 볼 만 하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이 외에도 현재의 '교섭식'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영국, 프랑스 등의 '자문식'으로 개선해 최저임금위원회 역할과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 기자명 김효성 기자
- 입력 2018.11.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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