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리 VS 좋은데이

롯데주류가 지난 3월 ‘처음처럼 순하리’를 출시 했다. 순하리는 유자맛이 나며 여성들과 젊은 층을 목표로 만든 소주이다. 페이스북, 트위터로 입 소문이 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이 됐다.
무학은 이에 대응해 지난 5월 11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내놓았다. ‘블루’, ‘레드’, ‘옐로우’라는 제품명으로 출시했으며 각각 블루베리맛, 홍초맛, 유자맛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모이는곳이라면 빼 놓을 수 없는 소주. 이번호 맞수열전은 소주 시장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과일과즙 소주를 다뤄봤다.

 

천연 과일과즙 소주 대결

각종 향 첨가된 리큐르로 한판 승부
롯데칠성·무학 도수 낮추고 과즙 더해

요즘 대학가 술집에서는 많은이들이 과일과즙 소주를 찾는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순하리나 좋은데이 컬러시리즈가 한창 인기가 있다. 어떻게 보면 ‘허니버터칩’ 현상과 비슷하다. 물론 허니버터칩처럼 시중에 많이 없어서 못 구할정도는 아니지만 많은이들이 과일과즙 소주를 찾는다. 
순하리,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는 ‘리큐르 제품’이다. 리큐르 제품이란 증류주에다 설탕, 시럽, 과실류, 약초류를 넣은 향기 높은 알코올 음료를 통칭한다.

과일 소주 인기 급상승
이미 외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찾을 수 있는 주류가 리큐르다. 외국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앱솔루트’와 ‘스미노프’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과일향을 첨가한 주류를 출시해 왔다. 
주류시장의 새로운 고객으로 떠오른 젊은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해서다.
한국에서도 도수를 급격히 내리고 쓴맛이 덜 한걸 원하는 젊은층과 여성층들 위해 한국판 리큐르가 만들어졌다.
10도 후반대의 도수를 기록하는 기존의 소주에 비하면 순하리는 14도,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는 13.5도이다. 
또 여기다 리큐르제품의 비싼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기존의 소주 모양을 유지했다. 

‘소주계의 허니버터’ 순하리
순하리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별한 광고 없이 연예인들과 유명인들이 순하리를 마시고 글을 올리며 SNS을 통해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탔다는 평가다. 
순하리는 유자 과즙을 첨가했다. 특히 단순 유자향이 아닌 천연 유자 농축액까지 첨가해 유자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을 살렸다는 평이다. 이 제품은 저도주를 선호하는 젊은 층과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소매유통 채널을 통해서는 전국에서 이 제품을 판매한다.
순하리는 출시 한달 만에 150만병을 팔았다. 

무학의 도전,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무학은 지난해 1월부터 일본 등에 과일맛 주류를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7~8종의 과일을 선정해 직원과 전문가, 일반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시음회를 거쳐 이번 컬러 시리즈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강민철 무학 대표는 “호기심 많고 신제품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성에 따라 다양한 주류를 선택해 즐기는 트렌드를 고려해 신제품을 출시했다”며 “통통 튀는 색과 맛을 강조해 주류의 컬러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는 출시 일주일 만에 200만병이 판매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좋은데이가 한 달에 평균 4000만 병가량 판매되는 것을 감안할 때 좋은데이 일주일 판매량의 20%를 차지하는 양이다.
컬러시리즈가 무학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소주시장 분석과 전망

순하리에 롯데 주가 견인·매출도 좋은 좋은데이
과당경쟁 시 홍보비용 천정부지 솟구칠 우려

우리나라 소주업계에서 BIG3는 하이트진로, 롯데, 무학이다.
작년 기준으로 하이트진로는 51.8%, 롯데는 18.3%, 무학은 11.6%의 소주시장을 점유 하고있다.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 제주를 제외하고는 참이슬(하이트진로)이 압도적인 1위다.
참이슬은 지난 2012년 11월 누적 판매량 200억 병을 돌파했다. 1998년 10월 출시 이후 14년 1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참이슬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주다. 참이슬의 200억 병 돌파는 국내 최단기 기록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출시 16주년을 맞은 참이슬을 누적 판매량 250억 병을 팔았다.
참이슬의 아성을 넘 볼 소주는 없어보이지만 작은 반격이 시작됐다. 
순하리는 5월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1000만 병이다. 롯데의 주가는 최근 상승폭이 둔화되긴 했지만 연초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롯데는 지난달 4일 242만8000원으로 시장을 마감했는데 지난 5월4일 대비 0.91% 오른 가격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순하리로 전국 소주 시장 점유율을 1%포인트 높일 때마다 롯데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학은 좋은데이 컬러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무학은 지난달 28.73%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5월 28일 7만6519주였던 거래량은 지난달 2일 32만8178주로 4배 넘게 늘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좋은데이 컬러시리즈가 분기 기준 600만병이 팔린다고 가정할 경우, 분기 소주 매출액은 4%의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며 “기존 5%의 주력제품 매출 성장을 더하면 전사 기준 9% 이상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관계자 ‘소주 광고 과열 우려’
소주업계관계자들은 과일소주 열풍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최근 무학은 탤런트 박수진을 모델로 삼아 좋은데이를 광고했다. 박수진이 탤런트 배용준의 부인이라는 화제성까지 더해지면서 좋은데이의 홍보효과를 무학이 생각한것보다 많이 누리고 있다. 그러나 소주업계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과즙 소주의 경쟁이 아니라 소주의 TV광고가 더 과열될거라는게 그들의 판단이다. 소주업계들이 경쟁적으로 TV광고에 돌입할 경우 결국 업계 전체의 마케팅 비용이 늘고 수익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좋은데이가 TV광고 효과를 볼 경우 나머지 업체들 역시 TV광고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 경우 결국 판관비만 늘어 서로 출혈경쟁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주업계는 마케팅비용같은 홍보비용을 최소화 해야 하는 고민을 안게 됐다. 

 

타사 경쟁 전략

리큐르 인기 속 각 사별 대책 부심
카피제품으로 따라가거나 애써 외면

현재 소주 리큐르 시장은 순하리와 좋은데이 컬러시리즈가 장악하고 있다. 
리큐르 열풍에 힘입어 다른 소주 회사들은 리큐르 제품을 내놓거나 사태를 관망하는 중이다.

하이트 진로 ‘반응살핀 후 제품 생산’
순하리와 좋은데이 컬러시리즈가 인기를 끓었지만 하이트 진로 관계자는 “리큐르 제품이 일반 소주 시장을 잠식하기는 힘들거라고 보인다”며 변화하는 주류 트렌드를 무작정 쫓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가쳐 하이트 진로는 신제품 ‘자몽에이슬’을 출시하며 리큐르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이트 진로 측은 과일리큐르 시장 핵심 경쟁요소를 맛과 풍미로 판단해 자몽을 선택했다.
하이트 진로 관계자는 “최근 젊은층과 여성층 수요를 위해 출시했다”며 “축적해온 양조기술과 제품개발력으로 과일리큐르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주조 ‘로즈·자몽으로 맞대응’
대선주조는 부산 향토 소주업체다. 대선주조는 지난달 8일 15.8도 초저도 소주 ‘시원블루 로즈’와 14도 리큐르 제품인 ‘시원블루 자몽’을 전격 출시했다.
15.8도 시원블루 로즈는 일식당 같은 한정된 곳에서만 제공한 16.9도 시원블루 로즈의 인기를 바탕으로 새롭게 만든 제품이다.
시원블루 자몽은 자몽과 레몬의 천연 과즙이 기존 시판 제품보다 2.2배 더 많이 들어가 자몽 특유의 상큼한 신맛이 풍부하며 벌꿀로 살린 깔끔한 단맛이 특징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자몽에 대한 20대 젊은층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점을 확인했다.
박진배 대선주조 사장은 “시원블루 로즈와 시원블루 자몽은 85년 소주명가의 노하우와 세계 3대 국제주류품평회 IWSC, 몽드 셀렉션에서 수상한 기술력을 십분 발휘하여 개발된 것”이라며 “고객 여러분들이 우수한 제품을 맛과 가격의 부담 없이 선택하고 즐기실 수 있도록 동시에 출시하는 만큼 두 개 제품 모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해, ‘그냥 소주’로 정공법
보해는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주류회사다. 
보해는 다른 주류회사와는 다르게 리큐르 제품을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그냥 소주’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보해는 서울에서는 용량이 크고 푸른색 이미지로 시원함을 강조한 ‘아홉시반’을, 본사가 있는 호남 지역에서는 지역색과 우정을 강조한 ‘잎새주 부라더’를 내세운 두가지 전략을 펼치며 유행에 편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잎새주부라더’는 출시 한달만에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주력 제품으로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보해 관계자에 의하면 ‘잎새주부라더’ 판매량은 하루 18만병씩 약 550만병이 팔려나가는 높은 인기을 구가했다고 전했다. 

 

직접 마셔본 리큐르 제품

“순하리·좋은데이 시음하고 평가해주세요”
참가자들 소주 음미하며 비교

최근 SNS에는 순하리와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비교하는 시음기가 심심치않게 올라오고 있다. 블로그 또한 네티즌들의 순하리와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비교하는 수준 높은 글들이 상당수 있다. 이에 본지는 직접 시음을 원하는 사람들 20명을 모집해 시음회를 해봤다.


시음회 참석자 중 80%가 순하리가 유자향이 강해서 좋다는 의견을 남겼다. 한 참가자는 “순하리는 특유의 소주 향이 나지 않고 유자향이 나서 상큼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0%의 참가자는 유자향보다는 소주향이 강하다고 대답했다.
반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맛본 모든 참석자가 소주향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인기가 좋았던 ‘블루베리’맛은 풍선껌 향이 난다는 반응이 상당수를 이뤘다. 전혀 소주 같지 않아서 소주특유의 역한 냄새가 없어서 좋다는게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순하리는 소주 특유의 맛을 버리지 못했다는게 대부분 참가자들의 평이다. 유자향이 처음에 나서 좋긴 하지만 맛은 역시 소주다라는 반응이 참가자들에게 돌아왔다. 그러나 30% 정도는 쓴 맛이 나지않아 오히려 심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는 모든 이들이 달콤하다는 일괄적인 의견을 보였다. 대부분의 인원이 단맛이 강하다는걸 매력포인트로 삼았다. 그래도 소주인지라 쓴맛이 난다는 의견도 순하리와 마찬가지로 30%가 있었다. 

목넘김
소주에서 제일 중요한 항목중 하나인 목넘김에서는 순하리가 참가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순하리가 10% 간발의 차이로 목넘김에서는 좋은데이 보다 낫다는 평가다. 좋은데이는 달콤한 향과 맛에 비해 목넘김이 끝에 걸린다는 의견이 30%를 차지했다.

선호도
참가자들은 좋은데이가 순하리보다 조금 더 낫다는 평가를 내렸다. 순하리가 더 낫다는 평가를 한 참가자는 “선호도는 좋은데이가 높을 수 있으나 순하리가 목넘김이 좋아 순하리를 꼽는다”라고 말했다. 
좋은데이를 더 선호한 한 참가자는 “마셔본 술 중에서 가장 거부감이 없으며 단맛으로 인해 여성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증류식 소주 논란

순하리 레시피 변경 논란 휩싸여
롯데주류 레시피 변경 인정…원가 절감 의혹

순하리 처음처럼은 지난 3월 출시한 이후 최근까지 2200만병 이상 팔리는 엄청난 인기 상품이다. 특유의 유자향과 부드러운 목넘김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많은 이가 찾는 제품이 됐다. 소주 업계 부동의 1위인 하이트 진로가 순하리에 대응하는 제품을 내놓을정도로 순하리는 올 상반기 최고의 히트제품이다.
하지만 최근에 순하리의 맛이 변했다는 이야기가 심상치 않게 들린다. 
최근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순하리의 맛이 바뀌었다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순하리의 맛이 변했다는 증거로 ‘레시피 변경’을 내세운다.
실제로 순하리는 예전에 ‘증류식 소주’로 제품을 생산해오다 최근에는 증류식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게다가 예전 소주에서 스테비올배당체, DL-알라닌, 글리신, 아르기닌 등의 첨가물도 빠졌다. 빠진 성분들은 모두 감칠맛과 단맛을 내는 역할을 하는 조미료들이다.  
증류식 소주는 주정에 물을 타는 희석식 소주보다 생산단가가 비싸다. 증류식 소주는 증기에서 빠져나온 알코올을 다시 식혀 만든다. 증류식 소주는 희석식 소주보다 향이 진하고 맛이 깊다.
이런 논란에 롯데주류는 순하리를 만들 때 여러 가지 레시피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반응을 보기 위해 증류식소주와 아미노산 등이 포함된 레시피를 소비자에게 내놓았고 최종적으로 증류식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롯데주류는 몇 개의 성분을 뺀 것은 인정하지만 원가절감 때문에 그런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 변경된 것”이라며 “이익을 생각했다면 소주와 비슷한 가격대로 책정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밝혔다. 
처음처럼과 순하리의 출고가 차이는 12원이다. 
덧붙여 롯데주류는 유자맛을 강조하려고 레시피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만약에 시장의 반응이 냉랭해지면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냐는 질문에는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보다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표출되고 있는지 시장 반응을 살펴볼 것”이라며 “현재는 지금 레시피가 주 고객층을 위한 최적의 맛을 내는 레시피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NS상에서는 롯데주류가 말하는 데로 이전보다 맛이 좋아졌다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바뀐 순하리가 이제야 소주 맛이 난다”, “예전에는 너무 달아서 못 먹었는데 지금은 괜찮다”, “화학성분의 느낌이 없어서 맛이 더 좋다”며 바뀐 순하리가 더 좋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순하리에 실망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소주 냄새가 강해 다른 제품을 먹어야겠다”는 바뀐 순하리에 실망한 반응도 내놓았다.
순하리의 레시피 변화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더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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