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2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된 29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지수가 보이고 있다.

증시 안정자금이 5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증권업계에서도 유관 기관을 중심으로 2000억원의 안정자금 조성에 힘을 모으기로 의견을 모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관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83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400억원어치, 19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기관의 매수세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은 최근 7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4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약 1조95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 매수세가 이어진 데는 정부의 증시 안정자금 조성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날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증시 안정자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당초 올해 2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규모를 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며 "증권유관기관 중심으로 최소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투자해 안정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도 우리나라 증시의 조정 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클 이유가 없다"며 "정부는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도 이날 '증권사 대표 긴급 간담회' 자리에서 "증시안정 자금 조성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관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을 봐가면서 매도하진 않겠지만 국내 연기금이나 생보사와 같은 국내 장기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에 기대 투자한다"며 "장기 관점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 0.85배인 1950포인트에서는 투자 집행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곽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증시가 195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0월 한달새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4조600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2조4000억원어치, 1조9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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