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의 대주주인 제네럴모터스(GM)과 KDB산업은행 등 관계자들이 주총을 갖고 연구개발 법인 분할 안건을 가결시킨 19일 오후 인천시 부평 한국GM 공장 본관 입구에서 노조원들이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지엠이 19일 2대주주인 KDB산업은행 관계자들을 배제한 채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 법인 분할 안건을 가결시켰다.

 법인 분리에 대한 사전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발해온 2대주주 산은은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또는 본안 소송 등을 검토할 예정이며, 법인분리가 또다른 구조조정 음모라고 주장해온 노동조합 역시 총파업에 나선다는 입장이라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19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대주주인 제네럴모터스(GM) 등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인천 부평본사 카허 카잼 사장실 옆의 회의실에서 주총을 갖고 회사 분할 안건을 가결시켰다. 법인분할 주총에 문제를 제기해온 산은 관계자들은 이날 주총에 참석해 비토권을 행사하려 했지만 주총 성립 인원이 모이지 못했다고 판단한 노조가 주주총회장을 봉쇄하고 있어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카허 카잼 사장 등 GM 측 주총 참석자들은 산은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총을 강행, 회사 분할안을 가결시켰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산은 측 참석자들이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부평본사를 찾았지만 노조 저지로 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산은 관계자들이 없는 상황에서 안건이 의결됐다"고 설명했다.

 제네럴모터스 본사와 계열사들은 한국지엠 지분의 76.96%를, 산은은 17.02%, 중국 상하이차는 6.02%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당초 산은은 회사 분할안이 85%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특별결의사안이라고 판단, 비토권을 행사할 예정이었다.

 주총 결과에 따라 한국지엠은 기존법인인 '한국지엠'(생산·정비·판매)과 신설법인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R&D·디자인 등)로 분리된다. 분할 후 한국지엠은 자동차 부품 제조와 판매를,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자동차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각각 맡게 된다.

 한국지엠에는 생산직 근로자 등 1만명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는 연구직 등 3000명이 소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과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분할비율은 1 대 0.0001804로, 분할 후 한국지엠 자본금은 2167억7550만원,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자본금은 3911만원이 된다.

 주총에서 회사 분할안이 가결됨에 따라 한국지엠은 다음달 30일을 기준으로 분할되며, 분할 등기는 12월3일 이뤄질 예정이다.

 산은은 주총에 앞서 18일 공식 입장을 내고 "한국지엠이 협의없이 법인분할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주주총회 결과를 지켜본 후 후속 법적대응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임원들은 19일 오전부터 부평공장에 모여 회의장으로 예상되는 장소의 입구를 봉쇄하는 등 주총저지에 나섰다.

 노조는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 역시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신청과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 '총파업'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노조는 중노위가 오는 22일께 조정중단 결정을 내리는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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