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현지시각) 교황청 한반도 평화 특별 미사에 참석해 한반도의 정전상태를 종식하고 반드시 평화를 이루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각 18일 오전 1시)부터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를 위한 평화 미사'에 참석해 미사 후 기념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의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퍼질 것"이라며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고,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사는 문 대통령의 공식 방문을 계기로 교황청에서 특별히 마련했다.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염원을 담았다. 한국 대통령이 교황청 미사에 직접 참석해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청이 전 세계 교회의 규율과 방향성을 정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synod) 기간 동안에 해외 정상을 맞이하는 것도 극히 이례적이다. 국무총리격에 해당하는 파롤린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것도 드문 사례로 꼽힌다.

오후 6시 정각에 문 대통령 내외가 성베드로대성당에 착석하자, 곧바로 미사가 시작됐다. 입당 성가 '기쁨과 평화 넘치는 곳', '평화를 주옵소서'를 시작으로 시작 예식이 열렸다. 말씀전례, 성찬전례 순으로 진행됐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본격적인 미사 시작 전에 한국어로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고 말했다.

 국무원장의 한국어 인사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문 대통령도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말씀 전례순서인 강론에서 "하느님께 온 세상을 위한 평화의 선물을 간청하고자 한다"며 "특별히 오랫동안의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 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하자"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전했다.

 오랜 천주교 신자로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문 대통령은 단순 참관이 아닌, 국무원장 집전 미사의 모든 예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참례(參禮)를 했다.

 이번 미사에는 100여명의 교황청 관계자를 비롯해, 130여명의 한인 신부, 외국인 수녀, 우리 교민 등 약 500여명이 참례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synod)'에 참석 중인 교황 임명 대의원 유흥식(대전교구장) 주교, 주교회의 대표 조규만(원주교구장) 주교와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순택(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