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확산에 기여한 공로 더 인정 받아

방탄소년단 뉴욕 시티 필드 공연

청와대가 8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하면서 이 훈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곱 멤버의 평균 나이는 23.7세로, 문화 훈장 수훈자 중 역대 최연소로 알려졌다. K팝 아이돌 그룹으로는 처음이다.

상훈법을 관리하는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상훈법 11조에는 훈장을 12가지 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무궁화대훈장, 건국훈장, 국민훈장, 무공훈장, 근정훈장, 보국훈장, 수교훈장,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훈장, 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 등이다.

이중 방탄소년단이 받는 화관문화훈장은 문화훈장에 포함돼 있다. "문화예술 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문화 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것이 문화훈장이다. 이 문화훈장은 다시 최고등급인 1등급 금관을 비롯 2등급 은관, 3등급 보관, 4등급 옥관, 5등급 화관으로 구분한다.

금관문화훈장은 그동안 순수문화예술계가 주로 받았다. 시인 김소월·서정주, 소설가 박경리, 화백 김기창과 이우환, 지휘자 정명훈, 첼리스트 전봉초, 연극연출가 임영웅 등이다. 대중문화예술인 중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이로는 영화감독 유현목·임권택 등이 있다.

그런데 대중음악인이 최고 등급의 훈장을 받은 적은 아직 없다. 가왕 조용필을 비롯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이미자, 패티김, 태진아 남진 등이 받은 은관훈장이 최고 등급이다. 록의 대부 신중현, 가수 송창식, 작곡가 박시춘 등이 보관훈장을 받았다.  가수 배호와 현철 등은 옥관훈장을 수훈했다. 그룹 '코리아나', 가수 최희준, 설운도 등이 방탄소년단과 같은 화관훈장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처럼 한류 확산을 기여로 훈장을 받은 건 2008년 일본에 '겨울연가'로 한류 열풍을 불고 온 배용준이 받은 화관훈장이 대표적이다. 2012년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는 옥관훈장을 받았다. 이들이 연예인 경력의 전성기인 30대에 이 훈장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방탄소년단의 성과가 실로 대단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한류와 함께 한글 확산에 기여한 공로더 인정 받은 점이 특기할 만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열린 제43차 국무회의에서 콘텐츠·대중문화예술 발전 유공으로 배우 이순재와 방탄소년단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하면서 "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우리말로 된 가사를 집단으로 부르는 등 한류 확산뿐만 아니라, 한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로 된 노래로 '빌보드 200' 2관왕을 차지한 방탄소년단은 실제 한글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들 때문에 한글을 배우고 있다는 각국 팬의 증언이 SNS에서 쏟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펼쳐진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북아메리카 투어 피날레 객석에서는 다국적 인종이 4만여 석을 채웠는데 끊임없이 '한국어 떼창'이 쏟아졌다. 뉴욕 지하철 역에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관람을 위해 시티필드 가는 이들을 위한 한글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10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신곡 '아이돌' 노랫말에는 '얼쑤 좋다' '지화자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 얼쑤' 등 우리말 추임새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또 방탄소년단은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 팝스타 니키 미나즈(36)가 피처링한 '아이돌' 뮤직비디오 버전에 한글 자막을 삽입하기도 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니키 미나즈가 뮤직비디오에 자신의 영어 랩을 한글로 표기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영어 랩의 한글 발음을 자막처럼 넣게 됐다"고 귀띔했다.

저작권자 © 타이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