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 설립에 사재 출연
미래 인재 육성할 싱크탱크 만들겠다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한국을 이끌어 갈 리더를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한샘드뷰(DBEW)연구재단’에 개인 재산의 절반인 4600억원을 출연한다고 밝혔다. 한샘드뷰연구재단은 조 명예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지난 2012년 설립한 공익법인이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3월26일 1차로 1056억원(3월26일 종가) 규모의 한샘 지분 60만주를 기부했다. 이를 시작으로 조 명예회장은 추가 지분 200만주도 재단에 출연하기로 해 기부 규모는 총 260만주, 3월26일 종가 기준으로 4600억원, 4월22일 현재 5031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번에 연구재단으로 기부되는 지분은 조 명예회장이 보유 중인 총 지분 534만주의 48.6%에 해당한다. 재단은 앞으로 재단의 취지에 공감하는 개인과 기업, 단체의 동참을 통해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위치한 한샘 DBWE디자인센터는 조 명예회장이 매일 출근하는 장소다. 매일 새벽 4~5시면 출근해 업무를 본다. DBWE는 ‘Design Beyond West and East(동서양 그 이상의 디자인)’를 의미하는 약어로 한샘의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올해엔 10년간 중단됐던 디자인공모전을 재개하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이 수 천 억원을 연구재단에 출연하기로 결심하게 된 이유는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싱크탱크가 국내에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조 명예회장은 한샘을 창업하던 30대 무렵부터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 설립을 꿈꿨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오랜 숙원이었던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를 구체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미국·중국·일본 등을 다니며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고 2012년 한샘드뷰연구재단을 설립했다.
한국의 브루킹스재단을 목표로 내건 한샘드뷰연구재단은 향후 △미래세계가 발전적으로 변화하기 위한 4대 과제 연구 △미래 사회를 이끌 지도자 양성 △한국의 미래 창조산업 발굴 육성 등을 주요 연구내용으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미래 4대 과제로 동서의 가치를 융합한 새로운 문명의 창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사고의 전환, 디지털 기술의 선용과 생활의 혁명, 중국의 격변과 동아시아 생활방식의 창조를 제시했다.
한샘드뷰연구재단 관계자는 “1, 2차 세계대전 이후 황폐화된 세계 경제 속에서 미국의 브루킹스재단에 의해 마샬플랜이 처음 만들어지고 실행되며 세계가 정상화됐다”며 “한샘드뷰연구재단은 한국이 미래 세계의 주역이 되도록 연구하고, 토론하며 미래 리더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1939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조 명예회장은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건축설계사로 일했다. 조 명예회장은 한국 부엌의 아궁이를 바꿔 주부들을 편하게 해주겠다는 목표로 1970년 비닐하우스에 한샘의 사업장을 차렸다. 당시 국내에 아파트가 보급되기 시작하며 한샘의 주방 가구는 큰 인기를 얻었고 1980년대 빌트인 방식으로 큰 성공을 이뤘다.
1990년대에 조 명예회장은 한샘을 종합 가구 회사로의 변신시켰다. 한샘이 국내 대표적인 가구 업체로 자리 잡은 1994년 조 회장은 최양하 현 회장에게 대표이사를 맡기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한샘드뷰연구재단 이사장으로 재단 운영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