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맵·김기사 등 스마트폰 앱에 밀려 하향세
해외 진출·신기술 등으로 돌파구 찾기 분주

 

2000년대 초반 내비게이션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면서 한 때 ‘운전자의 필수품’으로 불리며 2000년 중반까지 그 성장세가 가히 폭발적이었다. 2010년 180만대 규모로 정점을 찍었던 내비게이션 시장은 이후 매년 10~15%씩 규모가 줄면서 지난 2013년 말에는 100만대까지 축소된 지경에 이르게 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비게이션을 성장동력이 다한 ‘레드오션’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작년 미국 타임지는 5년 이내에 사라질 다섯 가지 제품 중 하나로 내비게이션을 꼽기도 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SK텔레콤의 ‘T맵’, KT의 ‘올레내비’, ‘김기사’ 등 지도 어플리케이션들의 등장하면서 내비게이션 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중소 업체들의 난립으로 이미 포화 상태가 된 시장도 한 몫을 했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신차를 구매할 때 제조사 공급(OE)으로 적용돼 나오는 내비게이션도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시장 포화 및 침체에 따라 한 때 많게는 50개 이상까지 늘어났던 제조사도 지금은 자체 지도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현대엠엔소프트, 만도 등이 80% 이상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요 내비게이션 제조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다각적인 방법들을 동원해 가며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첫 번째 방법은 과거 거치형으로 시중에 판매해 왔던 내비게이션을 매립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내비게이션 업체가 시공비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적인 측면에서 거치형보다 낫다는 분석이다.
매립 시장의 핵심은 OE 수준으로 장착 품질과 시공능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제품 규격과 시공 작업의 조기 파악을 위해 신차 출시 소식에 업체들은 주시하고 있다.
두 번째 방법은 해외 진출이다.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들의 기술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타진했던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 또는 중단하면서 해외 진출의 길도 자동적으로 끊겼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은 2013년 한 해 동안 판매된 신차가 2300만 대에 이를 정도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신도시 등 건설붐이 일면서 도로 사정이 시시각각 바뀌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세 번째 방법은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다. 기기의 성능이나 지도의 정밀함은 기본이고 카카오톡이나 소셜커머스와 연동하는 등의 편의성을 갖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치기반 서비스 플랫폼까지 제시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구글 글래스 등과 연동되는 기술도 속속 선보임으로써 보다 진일보된 내비게이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지막 방법은 블랙박스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블랙박스는 차량 사고시 원인을 밝혀내는 장비로 각광받으면서 최근 몇 년간 운전자들의 필수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블랙박스 연간 시장규모는 약 130만대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2년 50만대에서 2년 만에 2배 이상 급성장한 규모다.

 

현대엠엔소프트 창사 17년 만에 1위 등극
팅크웨어 ‘투트랙 전략’ 앞세워 재기 노려

‘운전자의 필수품’으로 불리며 2000년대 중반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했던 내비게이션 시장.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T맵’, ‘올레내비’, ‘김기사’ 등 내비게이션 전용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시장은 급격히 잠식당했다.
또한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0년대 초중반 중소업체들이 난립하면서 파이 나눠먹기 싸움이 심했던 터라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르게 접어든 점도 하향세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 때 50여개에 달했던 제조업체는 현재 현대엠엔소프트,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만도 등이 80%의 시장점유를 가져가며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다.
시장은 침체돼 있고 레드오션으로까지 분류되고 있지만 내비게이션 제조업체들은 저마다의 새로운 전략으로 돌파구 찾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대엠엔소프트 순정형 내비로 승부
특히 올해는 지난 3월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지니’를 앞세운 현대엠엔소프트가 창립 17년 만에 ‘아이나비’로 유명한 팅크웨어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업계의 얼굴로 등극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3월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엠엔소프트는 창사 17년 만에 매출 부문서 내비게이션 업계 1위에 올랐다. 2013년 전년 대비 매출 50%를 기록한 1502억원으로 업계 2위이던 파인디지털을 따돌린 지 약 2년 만이다.
지난해 실적에서 현대엠엔소프트의 매출은 1701억원이었다. 이는 ‘아이나비’를 앞세워 기존 1위 자리를 지켜왔던 팅크웨어와 2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팅크웨어의 지난해 매출은 1595억원이었다.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엠엔소프트의 매출은 829억원에 불과했고 당시 1위였던 팅크웨어(1935억원)와는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현대엠엔소프트는 모회사인 현대기아차 성장과 지원, 수입차 순정시장 매출 증가로 매년 30%에 달하는 무서운 성장을 거듭했다. 여기에 팅크웨어가 매출면에서 정체기를 맞으며 주춤거리는 사이 지난해 4년 만에 업계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엠엔소프트가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기업 내부에서부터 장기적인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2005년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신차 출시 때 기본으로 탑재되는 순정형 제품으로 승부를 걸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 신차에 현대엠엔소프트의 주력 제품인 ‘지니’가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순정형 내비게이션의 판매량은 2010년 16만6000대에서 지난해 41만8000대로 연평균 26%씩 증가했다. 판매량이 현대엠엔소프트의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은 물론이다.
2011년부터는 ‘업계 1위’, ‘글로벌 톱’을 기치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이듬해에는 그동안 공급하지 않았던 블랙박스 하드웨어(단말기) 사업에도 진출해 B2C 시장에서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도 소프트웨어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절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 시판되는 수입차에도 내비게이션을 대량으로 납품하면서 매출이 크게 올랐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창사 17년 만에 1위에 오른 만큼 기존 소프트웨어는 물론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하드웨어 완제품 분야에서도 점유율을 더욱 늘려 나갈 방침이다. 또한 지난해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 만큼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쓸 계획이다.
 
팅크웨어 흑자 전환으로 재도약 준비
17년 동안 왕좌를 수성해 온 팅크웨어는 2009년 2200억원 넘는 최대 실적을 마지막으로 하락세다. 2013년에는 영업이익 14억원을 내긴 했지만 부실 채권 등 영업 외 손실 부분을 털어내면서 당기순손실까지 기록했다.
그래도 위안을 삼을 만한 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4억원에 달해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팅크웨어는 그동안 메인 제품인 ‘아이나비’를 통해 일반 시판형 시장을 주로 공략해왔고 90%에 이르는 대부분의 매출도 여기서 나왔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겨냥해 아이나비 어플리케이션을 제작,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자동차 순정시장에서 현대엠엔소프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B2C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상품과 수출 강화로 전세를 뒤집겠다는 복안을 팅크웨어는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투트랙 전략’으로 현대엠엔소프트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존 시판형 내비 제품에 3D와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한 ‘X1’을 개발, 하이엔드 내비 시장을 공략 중이다.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은 물론, 최신 기술을 선호하는 젊은 층도 끌어오겠다는 복안이다.
X1은 가격이 80만원대로 기존 최고급 내비보다 10만원 가량 더 비싸다. 그럼에도 월 5000대 가량 꾸준히 팔리는 등 반응이 좋다. 최근 출시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출시 20일 만에 초도 물량 완판을 이루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다른 전략은 이통사 고객을 대상으로 ‘T맵’처럼 아이나비 어플리케이션을 직접 서비스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내비게이션 1위 업체로서의 노하우가 있는 축적돼 있는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투트랙 전략과 함께 3월부터는 국내 수입차에 대한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 강화에도 나섰다. 증강현실 솔루션과 지능형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 것.
뿐만 아니라 기존 캐시카우였던 내비게이션에 더해 신성장동력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블랙박스 사업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블랙박스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내비게이션 매출을 앞질렀다.
지난해 블랙박스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면서 처음으로 내비게이션 매출을 앞질렀다. 전체 매출 1595억원에서 블랙박스가 약 40%를 차지하고 내비게이션은 30%, 태블릿PC 등 기타 매출이 30% 수준이다. 블랙박스 시장서 1위인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현대엠엔소프트 VS 팅크웨어>

 

현대엠엔소프트

회사명

팅크웨어

지니

제품명

아이나비

1701억원

매출액(2014)

1595억원

157억원

영업이익(2014)

44억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1000억 규모 블랙박스로 돌파구 마련
증강현실·웨어러블 연동 등 신기술 개발도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T맵’, ‘김기사’ 등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의 타격을 받으면서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양상이다.
업체들은 증각현실, 음성 구동 등 신기술 개발과 차량의 성능과 상태 등을 기록하는 블랙박스 등을 통해 침체된 상황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블랙박스는 차량 사고 시 원인을 밝혀내는 장비로 각광받으면서 최근 몇 년간 운전자들의 필수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블랙박스 연간 시장규모는 약 130만대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2년 50만대에서 2년 만에 2배 이상 급성장한 규모다.
블랙박스가 차량용 필수 액세서리로 인식되면서 고객들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고 특히 해외 시장에서 국내 제품을 찾는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어 내비게이션 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블랙박스 시장은 도입 초기인 2011년만 하더라도 기존 내비게이션 제조업체들과 시장에 뛰어든 중소업체들이 난립하면서 한동안 과열양상을 나타냈다.
하지만 블랙박스 도입 4년째인 지난해 우후죽순 난립하던 업체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블랙박스 시장은 기존 내비게이션 업체들과 몇몇 중소업체들로 양분됐다.
현재 국내 블랙박스 시장에서는 내비게이션에서 2위로 밀려난 팅크웨어가 블랙박스 브랜드 ‘아이나비’로 30~35%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동전자통신의 ‘유라이브’가 18~20%로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아이트로닉스의 ‘아이패스’가 14~20%로 3위에 올랐다.
재원씨앤씨의 ‘아이로드’가 11~13%, ‘다본다’가 11~13% 등이 4, 5위로 뒤를 따르고 있으며 나머지 시장은 막 블랙박스 시장에 뛰어든 내비게이션 업체들과 블랙박스 제조 전문 중소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내비게이션 고급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X1’은 내비게이션에 증강현실 솔루션인 ‘익스트림 AR’을 탑재해 실사 도로 영상과 경로정보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길안내를 제공한다.
익스트림 AR은 다음 경로를 예측해 차선 변경을 미리 안내하는 ‘차로 변경 예보’ 기능을 갖췄으며 안전운행구간 및 과속카메라 단속구간 등 운행 구간에 따라 경로선을 다른 색상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차선을 벗어나는 경우 알려주는 차선이탈감지시스템, 앞차의 움직임을 알려주는 ‘앞차 출발 알림’, 신호등 변경을 알려주는 ‘신호등 변경 알림’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 또 실사 3D 지도를 갖춰 보다 정확한 경로 파악이 가능하다.
현대엠엔소프트의 내비게이션 ‘소프트맨 S681V’는 음성으로 구동 가능한 기능을 갖춰 운전 중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었다. 음성 구동은 길 안내를 비롯해 실시간 교통정보, 영화 등의 기능도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대표적인 웨어러블 기기로 떠오른 스마트 워치에서 사용 가능한 내비게이션도 선보였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한 스마트워치가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맵피’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면 스마트워치에서 내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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