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1위를 두고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경쟁에서 지난 2분기(4~6월)에는 LG화학이 승리를 거뒀다.

 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03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7013억원을 나타냈다. 20억원 차이로 LG화학에 1위를 내준 셈이다.

 지난 1분기(1~3월)에는 롯데케미칼이 앞섰다. 롯데케미칼은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 6620억원, LG화학은 6508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1~6월) 기준으로도 롯데케미칼(1조3633억원)이 LG화학(1조3541억원)을 앞섰다.

 두 회사는 매년 엎치락뒤치락 하며 화학업계 선두 자리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에는 LG화학이 2조 2928억원, 롯데케미칼이 2조 9297억원으로 롯데케미칼이 웃었다.

 앞선 2015년에는 LG화학(1조8235억원)이 롯데케미칼(1조6111억원)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이듬해인 2016년에는 롯데케미칼이 2조54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조9919억원을 기록한 LG화학을 크게 앞섰다.

 두 회사는 닮은꼴 CEO로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70학번 동기다.

 박 부회장은 1977년 럭키(현 LG화학) 공채로 입사했고 허 부회장은 1976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 두 사람 모두 40여년간 화학업계에만 몸담은 정통 '화학맨'인 셈이다.

 하지만 닮은꼴인 두 사람은 경영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전통적인 기초소재 외에도 배터리나 바이오 등 사업 다각화전략을 앞세우는 반면 롯데케미칼은 화학 한우물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의 차이는 2016년 두 회사의 매출을 갈랐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을 비롯한 범용제품이 주력인 탓에 원가를 낮춰 경쟁사보다 가격을 낮추는 게 주전략이다.

 원료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를 낮춘 롯데케미칼은 2016년부터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돼 찾아온 '슈퍼사이클' 덕을 톡톡히 봤다. 국제유가가 낮아지면서 원료 가격은 내려간 반면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등 제품가는 높게 유지되면서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투자로 실적이 주춤했다. LG화학은 전기 자동차용 2차 전지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했지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무르익지 않아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배터리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올해 4분기에는 손익분기점(BEP)을 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화학은 올 2분기에도 전기차 판매 확대에 따른 배터리 매출 확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성장 등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선의의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회사는 두 회사 중 어느 회사가 먼저 연 영업이익 3조원 시대를 열어젖힐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반기에도 화학업 시황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두 회사 모두 3조원 시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영증권의 이지연·허정범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올 하반기 말레이시아 타이탄 PP 20만톤, 여수 NCC(납사분해시설) 증설을 앞두고 있다"며 "내년에도 미국 ECC 설비가 실적에 반영돼 스프레드 약세를 물량으로 충분히 상쇄해 높은 이익수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에 대해서도 NH투자증권의 황유식 연구원은 "6개월만에 전기차 배터리 18조원 이상을 신규수주하고 2020년 말 기준 캐파(생산능력)을 기존 70GWh(기가와트시)에서 90GWh로 수정했다)며 "전지 부문 영업이익이 2019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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