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 처음으로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그룹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제작자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46) 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리스트를 장악하다시피 했다.

방탄소년단의 활약과 방시혁의 이름값이 높아지면서 빅히트의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빅히트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시혁은 이미 기업공개(IPO) 의사를 밝혔다.

빅히트의 상승세는 놀랍다. 지난 3월 빅히트가 공시한 '2017년 감사보고서'와 발표한 사업 실적에 따르면 작년 회계연도 매출액 924억, 영업이익 325억, 당기순이익 2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162%, 영업이익 214%, 당기순이익 173%포인트가 증가했다.

1조원이 넘게 되면, 코스닥 상장사로 '3대 가요 기획사'로 통하는 SM·JYP·YG 엔터테인먼트를 제치게 된다. 3사는 28일 종가 기준 각각 8885억·7986억·4983억원 수준이다.

1조원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상징적인 숫자이나, 유지하기는 힘들다. SM은 '소녀시대'의 활약, YG는 싸이의 상승세 등으로 한때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방시혁이 친척 관계인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손잡은 것도 호재다.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넷마블은 지난 4월 빅히트에 2014억원을 투자해 지분 25.7%를 확보하며 2대 주주가 된다고 공시했다. 넷마블은 방탄소년단의 이미지와 음원을 활용한 게임 'BTS월드'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특히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 지분 50.88%(849,870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여서 빅히트가 상장할 경우 또 한번 주식대박 주인공으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 대표는 1994년 서울대 미학과 재학 시절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으며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46)의 눈에 띄어 1997년부터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작곡가로 활약하며 히트곡을 쏟아냈다.

그룹 'god'의 '하늘색 풍선', 비(36)의 '나쁜 남자', 보컬그룹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 보컬그룹 '2AM'의 '죽어도 못 보내' 등이다. 특히 최근 평양에 울려퍼져 화제가 된 백지영(42)의 '총 맞은 것처럼'도 그의 작품이다.

2005년 JYP를 나와 자신의 회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그리고 2013년 첫 남성 보이그룹인 방탄소년단을 데뷔시켰다. 초반에 멤버들을 혹독하게 트레이닝시키기로 악명 높았다.

자부심이 강한 아티스트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11년 MBC TV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 임재범이 방시혁이 작곡하고 백지영과 '2PM' 택연이 부른 '내 귀에 캔디' 리메이크를 요청했지만 '한번도 곡의 리메이크 승인을 해준 전례가 없다'며 거절했을 정도다.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에도 방시혁의 자부심과 함께 포부가 드러난다. '방탄'은 총알을 막아낸다는 뜻이다.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당당히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방탄소년단이 스스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연습생 시절부터 멤버들에게 팀으로 성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 대표는 지난해 말 기자회견에서 "방탄소년단은 팀으로서 성장이 기본적인 콘셉트"라면서 "그래서 내가 기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곱 명이 함께 하며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팀 서사의 중심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다. 콘셉트를 먼저 기획하고 멤버들이 들어가는 방식은 옳지 않다. 멤버들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 성장, 고민, 행복 등에 대해 유의해서 듣는다"는 것이다.

자신을 '방탄 아빠'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주문한다. "우선 아티스트라는 것이 누군가가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 방탄소년단이 객체가 된다. 무엇인가를 만들어냈다는 불편함도 있다"는 판단이다.

방시혁은 방탄소년단의 활약에 힘 입어 국내외에서 성과를 인정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2017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해외진출유공 부문의 대통령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미국 '빌보드'가 뽑은 세계 음악시장을 움직이는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 73인에 포함됐다. 음악제작(recording) 부문 파워 플레이어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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