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2차 촛불집회를 열고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이명희, 조현민 등)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 가족의 퇴진을 촉구하는 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서울 도심에서 2차 집회를 열었다.

 대한항공직원연대는 12일 오후 7시30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스탑(STOP)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대한항공직원연대는 조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구성된 조직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4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옆에서 1차 집회를 열었다. 당시 참석자들은 가면 또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조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항공 직원 이외에 진에어 등 계열사 직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주장에 공감하는 시민들도 일부 동참했다.

 이날 집회에는 4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주최 측은 이날 많게는 1500명에 이르는 계열사 직원,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봤으나 우천의 영향으로 실제 인원은 예상보다 적었다. 다만 다수의 계열사 직원들이 단체 대화방 등의 경로로 연대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집회에서는 공연과 참석자들의 자유발언, 인터뷰 등이 진행됐다. 참석자 상당수는 비옷과 가면을 착용한 모습으로 발광다이오드(LED)로 구성된 전자 촛불을 들었다.

 참석자들은 조 회장 가족을 둘러싼 갑질 논란을 비판하면서 "물러나라 조씨일가 지켜낸다 대한항공" "근로여건 개선하여 인간답게 일좀하자" "조씨 일가 간신배들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말미에는 직원 연대 차원의 입장 발표가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재벌 갑질에 대한 직원 보호 법제 마련, 총수 가족에 대한 전방위 수사 촉구, 밀수 의혹 철저 조사, 한진그룹 내부 거래를 통한 총수 가족 사익 추구 규명, 재벌 갑질에 대한 청와대 차원의 개선책 마련 등이다.

 이들은 조직화를 통해 향후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별도로 다음 집회를 공지하겠다고 했다.

 한진그룹은 총수 가족의 갑질 논란과 밀수·탈세 의혹, 필리핀 가정부 불법 고용 의혹 등이 직원들에 의해 잇따라 폭로되면서 사면초가 형국에 놓여 있다.

 먼저 경찰은 물컵 갑질 의혹과 관련해 조현민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이 아버지인 고 조중훈 전 회장으로부터 해외 재산을 상속 받는 과정에서 500억원대에 이르는 탈세가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총수 가족 등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관세청은 한진 총수 가족의 관세포탈 및 밀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관세청은 조 회장 자택과 방화동 전산센터 등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11일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인사 전략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블라인드에는 총수 가족이 불법으로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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