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동차협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 참석한 백운규(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베리 앵글 지엠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 카허 카젬(왼쪽) 한국지엠 사장이 양해각서에 사인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지엠 사태가 3개월여만에 일단락됐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배리 엥글 제네럴모터스(GM) 사장은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산업부-GM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지난 2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촉발된 '한국지엠 사태'가 3개월여 만에 일단락됐다.

 앞서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 ▲GM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한국 유치 ▲2023년까지 GM 지분매각 제한 ▲한국지엠에 대한 산업은행의 비토권 회복 등의 내용을 담은 '한국GM 관련 협상결과 및 부품업체·지역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백 장관은 이날 MOU체결식에서 "아태지역본부 한국 유치는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동안 GM에 한국에서 중장기적 사업의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요청했는데 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조치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GM은 한국의 우수 협력업체로부터 부품을 확보하고, 전기차 부분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이는 우리 부품업체들에게 성장의 기회와 함께 핵심 기술역량을 축적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산업부는 GM의 약속이 조기 실현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도 부품 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진출을 위해 R&D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산업부는 이날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 부품업계 위기극복 지원 사업'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기·자율차 등 미래차 부품과 글로벌 조달 부품, 자동차 핵심부품 등을 개발하는 국내 부품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개발 등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배리 엥글 사장은 "이제 토대가 마련됐고 GM은 한국에서 성실하게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사업을 영위해나갈 것"이라며 "한국지엠은 한국에서 사업을 주도하며, 미래를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엥글 사장은 "한국지엠의 회생과 미래구축에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약속이 필요했던 게 사실"이라며 "우리가 많은 이슈와 씨름을 할 때 기재부, 산업부, 금융위 등 한국 정부가 측면적 도움을 줬고, 산업부는 우리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게 이바지했던 중요한 이해관계자는 우리의 노동조합이었다"며 "이제 노조와 회사는 함게 발을 내딛었고, 노사 협력 기반 하에 새로운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문승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한국GM의 발전 뿐 아니라 한국 자동차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MOU"라며 "협력업체들은 좋은 품질, 적극적 기술개발로 한국GM이 최고의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은 "한국의 지난 몇 년간 주춤했던 자동차 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자동차 산업계가 같이 뛰겠다"고 말했고, 신달석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엥글 사장이 한국에서 성공해 별명이 '배리 해피' 사장이 되도록 우리가 노력하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한편 GM은 이날 공개된 GM 아태본부 한국 신설 등 외에 한국 사업을 위한 또다른 구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운규 장관은 이날 MOU 체결식 이후 배리 엥글 사장과 별도의 환담을 가졌다. 백 장관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방금 엥글 사장과 대화를 나눴는데 여러가지 발전적 계획을 갖고 있더라"며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더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장관은 "좋은 소식은 전기차 관련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래도 미래차 아니겠느냐"라고 답했다.

 백 장관은 "아직 남은 문제는 군산공장인데, 이 부분도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여러 시나리오를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산공장에 관심있는 업체가 있느냐"는 질문에 "시나리오를 5~6개 갖고 준비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가 많은 만큼 조금 비밀스럽게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리 엥글 사장 역시 한국지엠 관계자들에게 "한국에 어떤 선물을 줄 수 있을 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은 11일 산은이 GM측에 구속력 있는 확약서(LOC)를 발급하면 14일께 기자회견을 갖고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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