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고 있다.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이 검찰 소환에 두 차례 불응한 끝에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회장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의 조세포탈 등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전 8시53분께 검찰 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그간 검찰 소환에 왜 출석하지 않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건강상 그랬다"라고 답했다.

 또 비자금 조성 및 회삿돈 횡령 등 혐의에 대해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할 것이다"라며 "그런 일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분양 피해 주민들은 "이중근 구속하라"라고 외치는 등 이 회장을 향해 거세게 항의했다. 이 회장은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열심히 했다"라고 짧게 말했다.

 애초 이 회장은 지난 29일 출석이 예정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출석 하루 전날인 28일에서야 건강상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고 검찰에 알렸다.

 이에 검찰은 충분한 시간을 줬다며 29일 검찰에 출석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출석하지 않자 30일 오전 출석할 것을 다시 통보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 회장은 응하지 않았다. 다만 소환 조사 시간이 임박해서야 오후에 출석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알렸다. 검찰에는 자신이 이날 생일인 점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해할 수 없는 사유이자, 조사 시간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고 다시 출석을 통보했다. 부영그룹 측은 "담당 주치의 소견으로 최소 3일 정도 침상에서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해 검찰에 출석 연기 요청을 드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며 "검찰이 정한 시간에 반드시 출석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간 검찰은 이 회장과 부영그룹의 조세포탈 및 횡령, 회사 자금 유용, 불법 임대사업 등 혐의점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지난해 가족 명의 회사를 통해 수십억원대 세금을 탈루했다는 등 의혹을 제기하며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 등을 거치며 수사를 진행하던 중 이 회장 개인 비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영그룹이 임대 주택의 분양가를 과도하게 높여 불법 분양을 벌인 혐의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9일 부영주택 등 그룹 계열사를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들을 증거로 확보했다. 아울러 그룹 관계자들을 차례로 부르며 조사를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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