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 불구 큰 기대 힘들어
주요 건설사 내실 다지기 주력할 듯

지난해 건설·주택 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에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지난해 말 건설업계 체감경기는 70.4를 기록하며 8개월 만에 다시 최저치를 갱신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져 올해도 큰 폭의 경기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했던 ‘2015년 건설 경기 전망’에서도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과 비교해 4.9% 증가한 110조원(경상금액 기준)을, 건설투자는 같은 기간 3.4%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수주액이 110조원에 불과해 건설경기 침체 직전인 2007년(127조9000억원)과 비교해 여전히 저조하다는 진단이다.

건설업체 유동성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기저효과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2013년 건설수주가 11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볼 때 매출과 수익 등 업계 실적은 당분간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대한건설협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상장건설사 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이자보상비율이 63%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상반기 102%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건설사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2014년 시공 능력 평가 상위 20개 국내 주요 건설사 CEO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10명 중 7명 이상은 올해 경영 전략을 외형 확대보다 내실경영에 힘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대형 건설기업 CEO들이 내실 경영에 주안점을 두는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해외건설에서도 주요 산유국으로 부터 발주량 감소가 예상된다.

실제로 산유국 주요 발주처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린 수주액(지난해 11월까지)은 총 29억5113만 달러로 2013년 같은 기간(87억5826만 달러)의 3분의 1로 급감했다.

사우디 정부 역시 건설투자 규모를 661억 달러로 2013년보다 13%가량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년간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 1위 지역이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순위가 아랍에미리트(UAE)와 베트남에도 밀려 7위로 하락했다.

카타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가 줄어든 9억5786만 달러에 그쳤다.

정부 예산의 95%를 원유 판매 수입에 의존하는 이라크는 예산안을 폐기하고 새로운 예산안을 편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라크 현지 매체에따르면 이라크 정부는 155조디나르(약 1340억 달러)였던 올해 예산을 48조디나르(약 414억 달러)로 대폭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전통적 수주텃밭인 중동보다 아시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중동에서의 수주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국제유가 급락으로 신규발주마저 취소 또는 연기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해외수주전략에 나름의 대비책을 통해 위기를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이 주목받고 있다. 신흥 시장으로는 인구 6000만의 미얀마가 떠오르는 시장이다.

말레시이아의 경우 원전 계획·도시개발·교통 인프라 등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원전 1기당 50억 달러로 추산했을 때 큰 시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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