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상(紙上)을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가 있다. 다름 아닌 ‘경제 골든타임’과 ‘新기업가정신’이다.

경제5단체장의 신년사에 이 두 단어가 거의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다. 특히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신기업가정신에 대한 새로운 정의까지 내렸다.

그는 “합리적 의사결정과 창의와 협업의 정신을 결합해 신기업가정신을 발휘하도록 하고 근원적 경쟁력 강화에 한층 더 속도를 더하겠다”고 말했다.

창의와 협업 정신을 이끌어 내는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가 바로 신기업가정신의 요체인 것이다.

이는 “경영관행과 기업문화를 선진화하고 기업체질을 바꿔나가겠다”는 그의 일성과 맥을 같이 한다.

재계에서는 기업가정신의 복원을 넘어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기업가정신, 즉 신기업가정신의 발현이 요구되는 분위기다.

과거 빠른 추격자이던 시절에는 제조역량을 갖추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이제는 시장 선도자로서 경쟁국을 앞서려면 신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신기업가정신은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것은 기본이고 남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혁신역량’을 의미한다. 이같은 혁신역량이 나올 수 있는 풍토가 바로 합리적 의사결정에 기반한 창의와 협업정신이다.

재계의 경영권이 3·4세대로 넘어가면서 기업가정신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가정신이 사라진 자리는 반기업정서가 자리 잡기 십상이다.

산업사회가 한 갑자(甲子)를 넘어서면서 기업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명확해 졌다. 과거 압축성장 과정에서 용인됐던 부조리들이 이제는 혁파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에 대한 책임은 경영권을 승계 받은 차세대들에게 있다. 경쟁력을 키우되 탐욕으로부터 멀어져야 하고 혁신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동반성장을 위해 골목상권에서 발을 빼고 ‘글로벌 전장(戰場)’에 뼈를 묻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월가 금융인들을 탐욕스럽다고 비난하지만 스티브 잡스를 존경하는 것은 혁신을 통해 국부를 창출했기 때문임을 차세대들은 명심해야 한다.

‘경제 골든타임’도 시급한 화두다. 저성장의 늪이 예상보다 깊다. 기업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이런 불확실성 역시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때문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신개념의 기업가정신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최근 들어 투기성 자본 투하와 도의적 결함이 있는 적대적 인수합병 시장에 차세대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투기자본으로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는 범죄행위다.

생글거리며 상대에게 접근했다가 숨긴 발톱을 빼들고 적대적으로 남의 회사를 집어 삼키려는 모양새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 경제와 산업을 생각해서라도 차세대들은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창의와 협업에 기반한 ‘신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과거 정주영·이병철 식의 기업가정신이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와 같은 퍼스트 무버의 기업가 정신이다. 新기업가정신의 정립, 바로 차세대 리더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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