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블로썸파크 개관식·온리원컨퍼런스 행사 참석

CJ그룹의 경영시계가 4년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속과 지병치료 등으로 긴 공백을 보낸 이 회장은 밝은 회색 수트에 밝은 넥타이를 하고 지난달 17일 오전 10시 경기 수원시 광교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린 개관식·온리원컨퍼런스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이후 10시40분께 건물 외부 잔디밭에서 진행된 식수행사에 참석,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휠체어를 타고 건물 밖으로 나왔지만 식수를 할 때는 측근의 도움을 받아 두 발로 일어서 '오엽송'에 흙을 올렸다.

 

이 회장과 CJ제일제당과 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대표, 직원 대표 2명 등 7명이 식수에 참여했다. 이 회장은 지팡이를 준비했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오엽송은 '지치지 않는 열정'을 상징한다고 CJ측은 설명했다. 200여명의 연구소 직원들이 이 회장의 식수에 환성을 질렀다.

 

이 회장은 2013년 7월 구속수감 된 이후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자유의 몸이 됐고, 이후에는 미국 등을 오가며 지병 치료에 전념해왔다. CJ그룹 측은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70% 가량 회복됐으며, 혼자서 걸을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에 열린 '온리원 컨퍼런스'에도 참석했다. '온리원 컨퍼런스'는 뛰어난 실적을 올린 직원을 시상하는 행사로, 이 회장은 7년 전 온리원 컨퍼런스에서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매출비중 70%를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2020' 플랜을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7년 만에 이 자리에 다시 서 그레이트 CJ 플랜 달성을 위한 공격적 경영을 선포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의 가족들이 총출동해 경영복귀를 축하했다. 부인 김희재 여사는 식수행사에 함께 참석했고 최근 임원으로 승진한 딸 이경후·사위 정종환 상무대우와 아들 이선호 CJ부장도 개관식에 참석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행사 1~2시간 전부터 취재진 수십여 명이 몰려들어 뜨거운 취재열기를 보였다. 경호도 삼엄했다. 경호 직원들 7~8명 가량이 건물 외부 도로까지 나와 차량 통제를 했다. 임원과 외빈 외에는 정문 통행이 불가능해 입구로 들어오려던 차량이 돌아서는 일도 종종 발생했고, 지나가던 시민들은 "무슨 행사를 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경영 정진…2030년 월드베스트 CJ 달성"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달 17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서 열린 'CJ블로썸파크 개관식'겸 '2017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경영현장을 챙기지 못한 안타까움과 임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장 먼저 전했다.

 

이 회장은 "여러분이 걱정해주신 덕분에 건강을 많이 회복해 4년 만에 여러분 앞에 섰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제2도약 선언 이후 획기적으로 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그룹경영을 이끌어가야 할 제가 자리를 비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글로벌사업도 부진했다"며 "가슴 아프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은 이어 "저는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하겠다"며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완의 사업들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 이를 위해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지금, CJ의 컨텐츠, 생활문화서비스, 물류, 식품, 바이오의 사업군은 국가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며" CJ그룹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할 때,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해야 한다는 선대회장님과 저의 사업보국 철학도 실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은 이날 "2020년 매출 100조원을 실현하는 Great CJ 달성을 넘어 2030년에는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World Best CJ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그룹은 올해 5조원을 비롯,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M&A를 포함,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또한 "World Best CJ 달성은 우리 CJ가 반드시 이뤄야 할 시대적 소명이자 책무이며,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진정한 사업보국의 길이 될 것"이라며 "우리 함께 국민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CJ, 국민들이 자랑으로 생각하는 CJ, 전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CJ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CJ는 이날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개한 경영철학에서도 '사업보국' 정신을 강조하며 결속을 다졌다. 경영철학은 CJ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와 행동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온리원 제품과 서비스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해 국가사회에 기여한다"는 것을 최상위 가치인 '미션'으로 삼았다. 이와 함께 CJ 정신인 '온리원'과 '상생', '인재'를 기업의 핵심가치로 설정하면서 이를 이루기 위한 행동원칙으로 정직, 열정, 창의, 존중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CJ주식회사 이채욱 대표이사 부회장, CJ제일제당 김철하 대표이사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와 국내외 전임원, 통합연구소 직원 등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온리원 컨퍼런스'는 지난 1년간 높은 성과를 거둔 임직원을 시상하는 그룹 차원의 행사로2005년부터 매년 이재현 회장이 주관해 오다 2013년 행사를 끝으로 열리지 못했다. 올해는 CJ제일제당 통합 R&D연구소인 CJ 블로썸파크 개관식을 겸해 열렸다.

 

CJ, 2020년까지 36조 투자…올해는 5조

“ CJ 블로썸파크는 식품과 소재, 바이오, 생물자원 등 CJ제일제당 각 사업부문의 연구개발 역량을 한 데 모은 국내 최초․최대의 식품․바이오 '융․복합 R&D 연구소' ”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로 동력을 얻은 CJ그룹이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회장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만큼 CJ의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지난해 CJ그룹의 매출은 30조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4년 이내에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려면 글로벌 기업 M&A가 필수적이다. CJ는 총수 부재기간 중 코웨이와 대우로지스틱스, 티몬,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팜한농, 맥도날드, 동양매직 등의 대형 딜에 뛰어들었다가 중도포기하거나 탈락해왔다. 하지만 오너 복귀가 이뤄진 만큼 향후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격적 M&A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개관식을 가진 CJ 블로썸파크는 식품과 소재, 바이오, 생물자원 등 CJ제일제당 각 사업부문의 연구개발 역량을 한 데 모은 국내 최초․최대의 식품․바이오 '융․복합 R&D 연구소'다. 축구장 15개 크기(연면적 11만㎡) 규모에 약 600여명의 전문 연구 인력을 수용하고 있으며 건립에 약 4800억 원이 투입됐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서울, 인천 등으로 흩어져 있던 R&D 조직을 CJ 블로썸파크로 통합, 글로벌 수준의 식품․바이오 R&D 경쟁력을 응집함으로써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특히 60년 전통의 CJ제일제당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발효․미생물 기술을 토대로 ▲친환경 신소재 개발 ▲첨단사료 개발 ▲식량주권 확보를 위한 종자개발 ▲한식 세계화 연구에 활발히 나설 계획이다.

 

이재현 회장은 이날 개관사에서 "블로썸파크는 최초, 최고, 차별화라는 CJ의 '온리원' DNA가 응축된 곳"이라며,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에서 획기적 디자인과 신공법을 적용해,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융복합 연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구현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블로썸파크 개관은 문화강국을 넘어 기술강국을 향해 가겠다는 CJ의 염원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CJ제일제당의 미래 발전은 기술력에 달려있고 그 원천은 R&D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며, "세계적 ONLY ONE 기술을 다수 확보한 최고 연구소가 됨으로써 한국을 바이오 및 식품 분야의 기술 강국으로 이끄는 중심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수원 광교에 위치한 CJ 블로썸파크는 CJ의 로고(CI)를 본 따 3개의 꽃잎 모양을 형상화한 외관으로 조형미를 살리면서도 업무 시너지를 극대화해 건축학적으로도 보기 드문 수작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외부로 드러난 개방형 통로로 자연스레 연결돼 있으며 중앙로비는 거대한 아트리움(Artrium)으로 '열린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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