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풍과 5년 이상된 천일염의 조화가 굴비 맛을 좌우

 

영광 굴비가 유명세를 얻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법성포는 조기의 집하지다. 이를 잡아오는 바다는 배로 30분 거리인 칠산어장이다.

“제가 어릴 때는 팔뚝만 한 조기가 잡혔는데 요즘은 그렇게 큰 조기를 구경하기 힘듭니다.”

법성포에서 20여 년간 굴비 전문 도소매업을 하고 있는 민속굴비 박인수(62)대표는 “국내 조기잡이 배들이 모두 영광으로 모여들어 잡은 생선을 부리고 이것들이 경매를 거쳐 시장으로 나가기 때문에 영광굴비가 국내 최고의 명품산지가 됐다”고 설명한다.

조기를 건조해 만든 굴비는 크기에 따라 ‘장대’와 ‘오가’라는 이름을 얻는데 오가는 20~21㎝ 크기로 한 두름에 열 마리씩 엮어 판매한다. 오가는 다시 소딱·중딱·대딱으로 나뉜다. 요즘 시세는 오가 한 두름에 50만~80만원을 호가해서 마리당 5만~8만원에 팔려 나가는 셈이다.

반면 장대는 16~17㎝ 크기로 다시 소장대·중장대·대장대로 나뉜다. 굴비가 쇠고기보다 비싼 이유를 물었다.

“조기는 워낙 성장이 더뎌 1년에 1㎝도 못 자랍니다. 따라서 크기가 큰 오가는 주로 선물용으로 나가는 편입니다. 주부들에게 인기가 있는 장대는 18㎝ 정도 되는 것이 제일 많이 팔리고 요즘 시세는 4만~5만 원선에서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는 조기의 시세가 연중 달라지는 것은 잡히는 철이 봄가을 두 차례로 갈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알배기는 1~4월 중에 잡고 가을조기는 9~11월에 주로 잡는다. 가을조기와 봄조기는 값 차이가 많이 나는데 그 이유는 알배기가 맛이 좋아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19~20㎝짜리 조기 135마리가 들어있는 상자 한 짝의 경우 가을에는 30만 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되지만 봄에는 50만~60만원으로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다른 생선들이 선어 상태로 소비되는 데 비해 말린 굴비의 인기가 높은 것은 맛도 맛이지만 가공 공정에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잡아온 조기를 굴비로 만들기 위해서는 위판 후 크기에 따라 선별하고 세척을 거쳐 염장을 합니다. 염장은 5년 이상 된 천일염을 사용합니다. 간수가 싹 빠진 천일염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렇게 짜지 않고 맛에 풍미가 있습니다.”

두세 시간 정도 염장을 거친 후에는 엮어리꾼들이 나선다. 숙련된 엮어리꾼은 시간당 50두름을 엮지만 일반적으로 30~40두름 엮는 게 보통이다.

박 대표는 “요즘처럼 건조한 해풍이 부는 계절에 말린 굴비의 품질이 최고”라며 “하루 정도 말려서 동결한 후 냉동고에 저장해놓고 판매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대표는 “최근 김영란법 시행 이후 굴비판매가 평균 20~30%가량 감소하고 있다”며 “이에 대비해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주도로 다양한 가격대의 소포장 상품을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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