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아버지 매각 지분 되샀을 뿐…지분 확대 차기 회장과 무관"

GS가(家)의 지주사 ㈜GS 지분 확보 경쟁이 예사롭지 않다. 

3세 중 막내인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 부사장이 최근 허창수 회장의 ㈜GS 지배력을 능가하더니 이제는 지분율을 5%까지 넘기며 최대주주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허 부사장에게 그룹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GS그룹은 허 부사장이 아버지인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이 판 지분을 사들였을 

 

뿐이고, 이는 차기 회장 가능성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1일 GS그룹에 따르면 허 부사장은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 총 40만8537주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기존 4.82%에서 5.26%(488만9718주)로 0.44% 포인트 끌어올렸다. 단일 인물로 ㈜GS 지분율을 5%를 넘긴 것은 지난 2006년 허창수 회장 이후 10년 만이다.

GS그룹에서는 ㈜GS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 아닌 단순히 순수지주사의 역할을 하는 곳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 ㈜GS 지분 확대를 차기 회장 가능성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줄곧 피력해왔다.

그러나 허 부사장의 최근 행보는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04년 GS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허 회장이 ㈜GS(구 GS홀딩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단 한 차례도 넘겨준 사례가 없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허 부사장이 이 공식을 깬 것이다.

허 부사장은 지난 7일 ㈜GS 주식 12만4553주를 장내매수 해 총 442만2888주를 확보, 허창수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441만7695주를 최초로 넘어섰다. 허 부사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는 추가로 5만8293주를 매수해 허 회장과의 격차를 0.07% 포인트로 확대했었다. 여기에 이번 추가 확보 분까지 하면 두 사람 간 지분율 격차는 0.51%에 달한다.

또 주목할 점은 지주사 체제 전환 후 허 부사장이 단일 인물로는 두 번째로 ㈜GS 지분율 5%를 넘겼다는 사실이다.

허창수 회장의 ㈜GS 지분율은 지난 2006년 9월20일 60만4657주를 장내매도함으로써 5.51%에서 4.86%까지 낮아졌다. 이후로 단 한 번도 개인이 5%를 넘긴 사례가 없었는데 허 부사장이 10년 3개월 만에 5%를 넘긴 것이다.

아울러 허 부사장의 ㈜GS 지분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도 눈여겨 볼 점이다.

허 부사장은 본격적인 주식 매입 전인 지난 11월22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GS 주식 중 144만1401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수백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당시 주가 5만5000원을 기준으로 담보 가치는 약 800억원에 달한다.

허 부사장은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11월30일부터 12월21일까지 약 한 달간 총 73만8905주를 매입했는데 이는 전일 종가(5만3700원) 기준 약 397억원이다. 따라서 추가 지분 확보 가능성까지 열려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GS그룹에서는 단순 취득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허 부사장의 지분 확보를 두고 차기 회장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GS그룹에서는 허 부사장의 ㈜GS 지분 확보를 단순 취득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허 회장의 지분율을 이미 넘어선 데다 현재도 확대해 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차기 회장 자리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GS그룹은 아버지인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의 지분을 외아들인 허 부사장이 되샀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허 회장은 14일부터 21일까지 21만9586주를 장내매도 했다. 허 부사장은 이 지분을 받았을 뿐이라는 게 GS그룹 설명이다.

GS그룹 관계자는 "허완구 회장이 판 지분을 허용수 부사장이 산 것에 불과하다"라며 "대개 각 집안에서 아버지 지분을 아들이 가져가는데 허용수 부사장의 경우 외아들이다 보니 사들이면서 허창수 회장의 지분율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주사 지분 확대와 차기 회장이 되는 것은 전혀 관계 없다"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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