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필요한 음식과 컨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 벤처기업

“건강한 음식으로 세상을 연결합니다.”
당뇨 환자식을 포함해서 다이어트식, 디톡스식 등 다양한 건강 식단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이 있다. 아직은 소규모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앞두고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샛별로 떠오를 조짐이다.

리본키친은 2008년 온라인 식사일지 작성 서비스로 시작하여 2014년까지 온 오프라인 연동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이어트 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식이를 임상영양사와 요리사, 푸드스타일리스트가 개발하여 맛있고 건강한 음식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밸런스박스를 개발해서 온라인으로 판매, 현재 건강보험공단 서울 지역 지사에 고혈압, 당뇨 식이를 공급하고 있다. 리본키친은 또 영양, 만성질환 관련 컨텐츠를 개발하여 식이와 함께 영양 교육이 필요한 회사, 병원, 보험공단 등에 공급하고 있다.

“리본키친은 건강에 필요한 음식과 컨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 벤처기업입니다.”
‘KBS건강혁명’ 제 5기 캠프가 한창인 담양힐링센타에서 만난 리본키친 문채우 대표는 “건강식 계의 맥도날드를 만드는 게 목표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이 항상 손에 닿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회사를 소개했다.

모든 것이 정갈하다. 깔끔하다. 하지만 밝은 미소에 친절함과 겸손함이 묻어난다. 눈빛에서는 카리스마가 엿보이면서 사업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차 있다. 명문요양병원 김동석 원장(캠프대장․한의학 박사)가 진행하는 KBS건강혁명 제 5기 캠프가 한창인 담양힐링센타에서 만난 리본키친 문채우 대표의 첫 인상이다.  5기 건강캠프에 참가한 당뇨환자들을 위해 건강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베이스캠프 건강푸드팀을 문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당뇨환자들이 먹어야 하는 음식은 맛이 없을 듯한데 리본키친이 제공하는 발란스박스는 예상외로 맛깔나 일반식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초등학교 6학년. 세상에서 가장 멋진 분이라고 생각했던 할아버지가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증으로 쓰러지고 온 가족이 할아버지의 건강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신경을 쓴 것이 음식이다. 음식에 대한 변화 덕분에 할아버지는 예전의 건강을 되찾았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건강이 회복되자 바로 이전의 식생활로 돌아가셨다. 병의 재발로 인해 입원과 퇴원을 7년 동안 반복하시다 병상에서 돌아가셨다. 이를 모두 지켜봤다. 그 때 음식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아프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깨달았다.”

금융업에 종사했던 문 대표가 건강식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그래서 문 대표는 “건강한 삶을 만드는 건강한 음식의 힘을 믿는다.”고 힘주어 말한다.

문 대표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었지만 정확한 영양소와 칼로리가 표기되어 있는 식품영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음식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도 만들었다. 이런 것들이 건강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토대라고 생각했다. 현재 4만개의 식품영양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밸런스박스의 모든 음식은 정확한 영양분석과 설계에 근거해 만들어 진다. 그 근간은 바로 4만개의 식품영양 데이터베이스에서 나온다.

“다른 사람들이 사소하게 생각하는 10kcal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음식데이터가 만들 수 있는 건강한 가능성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실 문 대표는 2010년 리본키친을 설립할 때 무척 고민했다. ‘어떤 음식을 만들까? 어떤 사람을 위한 음식을 만들까?’ 그러다 병원에서 진행되는 당뇨병관리 교육에 참석하면서 당뇨병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식사관리라는 것을 알았다.
‘당뇨병에 걸리면 어떻게 먹어야 하지? 이것저것 따져야 할 일도 많은데? 많은 당뇨 환자분들이 걱정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본키친이 갖고 있는 DB와 연구를 바탕으로 당뇨병 환자를 위한 맞춤식단을 제공하면 어떨까? 환자분들이 직접 드셔보고 가정에서도 만들 수 있다면?’ 이런 고민 끝에 리본키친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음식이 당뇨도시락이다.

“식사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는 어르신들을 만나뵈면서 식사관리가 곤혹스런 일이 아닌 즐겁고 행복한 일이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환자분들께 웃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문 대표의 이 같은 생각은 창업 때나 8년이 흐른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문 대표는 창업 후 3년간 돈을 엄청 썼다. 다이어트 일기 서비스였다.  개발자도 영양사도 아니다. 사이트 개발은 외주를 주고, 문 대표는 책이나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영양학 공부를 많이 했다. 당연히 잘 안됐다. 3년이면 수입 없이 버티기에는 긴 시간이다. 신기하게도 돈이 딱 죽지 않을 만큼만 들어왔다. 식품 대기업에서 영양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협업 제안을 했다. 그렇게 3년을 버텼다.  돈을 벌려면 데이터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판단이 섰다. 어떻게든 현물 거래가 발생하는 비즈니스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2010년에 리본키친을 새로 설립했다. 이제는 어엿한 9년차 창업가다.

“내가 좋은 걸 만들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 믿었습니다. 뭔가를 구체적으로 만들어야겠다, 성공해야겠다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정보와 경험을 계속 쌓으면서 뭘 하든 먼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계획도 치밀하게 세우는 편입니다.”

문 대표는 전공이 경제였다. 음식은 전혀 몰랐다. 제품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3년간 숙명 여대 등에서 요리와 영양학을 배웠다. 이게 시작이었다. 헬스케어 분야 모임을 갖다보니 의사들과 연이 있었는데, 무턱대고 당뇨 도시락을 만들어 납품 좀 할 수 있겠냐고 제안을 했다. 일단 환자식 답지 않게 패키지가 깔끔하고 맛이 괜찮으니, 의사 분들도 좋아했다.

“처음 30인 분을 만들어서 환자들에게 시범적으로 내놓았는데 도시락을 열기도 전에 환자들 표정이 너무 안 좋더라구요. ‘도시락 드시기 싫으세요?’ 그랬더니 내용물은 보지도 않고 ‘또 이 맛없는 걸 먹어야 되냐’고 한탄하더라구요.”

문 대표는 당뇨식이 맛없다는 게 이미 환자분들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에게 식사는 전혀 즐거운 것이 아니었다. 사실 당뇨는 누구나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완치 없이 평생동안 짊어지고 가야 하는 병이다. 평생 맛없는 음식만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삶의 질이 어마어마하게 떨어진다. 그때 문 대표는  ‘이들이 얼굴을 찌푸리지 않는 음식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문 대표의 환자식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집요했다. 농담처럼 ‘김치찌개 집을 차렸으면 수십억을 버는 부자가 됐을 거야’라고 할 정도로 그만큼 열심히 연구했다. 병원에 오랫동안 도시락을 납품해오면서 환자들이 어떤 것을 맛있게 먹고 남기는지를 관찰하며 메뉴를 개발했다. 만성질환의 예방을 위한 교육 콘텐츠도 제작했다. 2013년에는 당뇨병 관리 앱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기도 했다. 현재 강북삼성병원에서 이 앱을 임상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매출이 크게 나지 않는 사업이지만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해왔다. 

문 대표는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통해서 리본키친을 접했다. 나중에 보니 목표액 보다 800% 초과 달성했다. 사실 그 전까진 주 고객이 환자들이었다. 빚도 많이 져서 마케팅할 여력이 없었다. 지난해부터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어느 기업 대표의 후기 덕분이었다.
“혈압이 180까지 올라가는 분이 디톡스 제품을 먹고는 너무 어지럽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진을 해보니 혈압이 100까지 떨어졌다는 거예요. 그 때부터 혈압 약을 끊었다고 하면서 크라우드펀딩 제안도 그가 해주었습니다.”

문 대표는 마케팅을 좀 더 빨리,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텐데 5년 동안 빚 갚으면서 식단 개발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찼다고 한다. 주변에서 마케팅을 하거나 투자를 받으라는 충고도 있었다. 마케팅하려면 돈을 끌어다 써서라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때까지 마음에 딱 드는 제품이 아니었다. 괜히 어설프게 광고하고는 ‘쟤네는 맛없는 건강식 만드는 회사야’라고 낙인찍히는 게 싫었다. 문 대표는 5년간 환자 피드백을 분석하면서 확실한 기준이 생겼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먹어서 괴로운 음식은 만들지 않는다. 아무리 건강해진다고 해도 그런 건 안 팔린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생겼다. 디톡스 식이 아니라 그냥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만든다. 일단은 맛있는데, 먹으면 건강에도 좋은 양질의 음식. 이제 고객은 리본키친 제품이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걸 믿어준다. 문 대표는 먼저 당일 시장에 나온 재료로만 조리한다. 화학조미료도 일체 안 쓴다. 가끔 팀원들이 ‘케첩이랑 치즈 조금만 넣으면 완전 맛있을텐데!’라고 앓는 소리를 하지만 절대 금물이다.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10Kcal, 설탕 한 스푼 이런 게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건강한 영양 정보를 가지고 음식을 만드는 회사가 그런 걸 하찮게 여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메뉴 개발은 과정은 문 대표가 기획을 하고 그 내용에 대해 팀 내의 임상 영양사와 일반 영양사가 영양학적으로 균형이 맞는지를 검토한다. 그 다음 메뉴 개발팀이 제조팀과 함께 메뉴 개발을 하고, 푸드 디자이너가 레시피를 짠다. 조리팀에서는 1차 조리 실험을 한 뒤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음식을 내놓는다.

배송도 보통 일이 아니다. 인천에 자체적인 공장과 물류 창고를 마련했다. 고객이 강남, 판교 쪽에 몰려있어 외진 지역의 경우에는 택배를 권해드리기도 한다. 지난 5년간 배송 실험을 많이 해서 이제는 나름 노하우가 쌓였다.

리본키친의 강점은 첫째, 작은 회사에서 갖기 어려운 제품을 많이 가지고 있다. 덮밥류, 한식, 샐러드, 볶음밥, 주스, 요거트 등. 이 정도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 두 번째는 맞춤형 서비스다. 고객이 자기 생활 습관과 환경 등을 입력하면, 직접 메뉴 제안을 해준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타민 C 섭취가 필요하다. 그러면 그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 주스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문 대표는 요즘 인재를 찾고 있다. 물론 투자 유치 계획도 있다. CTO, COO를 찾고 있다. 문 대표는 자신을 되게 치밀하게 그리고 질기게 일을 하는 타입이라고 소개한다. 그래서 자신과 반대 성향의 분들을 찾고 있다. 어떤 부분은 빠르게 쳐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란다. 원한다면 파트너, 대표이사를 해도 좋다. 3년 동안 개발자 채용을 여러 번 실패했다. 일단 자신이 개발 언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소통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외주를 주면 효율이 떨어졌다.

“리본키친은 많은 콘텐츠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이걸 잘 묶는다면 세상에 아직 없지만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문 대표는 주식회사라는 건 주주의 이익을 책임질 수 있을 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무엇으로 확실히 돈을 벌지도 아직 모르고, 공부하고 있는 회사에 누가 투자를 하겠냐는 생각이다. 자신이 주주들에게 받은 게 있는데, 줄 게 없으면 서로 불행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 대표 생각이다. 문 대표는 이제야 자신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얼마 전 법인을 세웠다. 지금은 투자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건강식 계의 맥도날드를 만들겠습니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이 항상 손에 닿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문 대표는 “우리에게는 지금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기회가 너무 적다. 주변에 안 좋은 음식이 너무 많아서, 잘 먹으면서 살기가 어렵다.”며 이같이 당찬 포부를 밝혔다.
리본키친은 올 연말에 광화문 교보 문고 지하에 오프라인 매장을 낸다. 직장인에게 맞는 메뉴를 개발해서 판매할 예정이다. 앞으로 고객이 많은 지역에 순차적으로 매장을 늘려갈 계획이다. 맛있는데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미국, 중국에도 수출할 날을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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