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 낳아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사 가운데 총수 1인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신경제연구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금융사와 공기업을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사 중 서 회장이 시총 16위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55.7%를 보유, 개인 대주주 지분율이 가장 높았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3.38%),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 지분(5.17%),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23.4%),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11.28%) 등 다른 주요 기업 총수 지분율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높다.

서 회장의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율은 개인 대주주 지분율이 두번째로 높은 시총 21위 기업 한미사이언스의 임성기 대표 지분율(36.22%)보다도 훨씬 높았다. 서 회장은 또 시총 4위 기업인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지분 10.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자산 규모 6조5천억원으로 재계 55위다.
그럼에도 서경배 회장이 국내 1위 그룹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국내 주식부호 2위에 오른 것은 그에게 집중된 지분 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3년간 각각 12%, 16% 이상의 배당률을 적용해 현금배당을 해왔다. 이익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취지지만, 현재의 지분 구조에서는 현금배당도 서 회장 개인에게 쏠리고 있는 셈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39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현금배당금 총액은 325억원에 달했다. 서 회장은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3억원을 가져갔다.

국내 재벌 총수 일가가 극히 적은 지분율로도 순환출자 등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해왔다는 점에서 오너 지분율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사회나 감사위원회 등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모레퍼시픽의 현 지분 구조에서 폐쇄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 1명으로 감사 업무를 수행하다가 올해 처음 감사위원 3명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신설했다. 그러나 경영진과 대주주에 대한 견제력이 부족한 인물들로 채워넣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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